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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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료계의 집단휴진 및 의약분업시범실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입장

의료계의 무기한 집단휴진과 소위 ‘의약분업 시범사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 일 시 : 2000년 3월 29일(수) 오전 10시
 □ 장 소 : 서울 YMCA 친교실
 □ 내 용 : 보도자료 배포, 기자회견문 낭독, 시민행동지침, 질의응답



<의료계의 무기한 집단휴진과 소위 ‘의약분업 시범사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성명>


의약분업 합의 이후 의사협회는 두 번에 걸쳐 초유의 집단휴진 및 대규모 집회 개최를 감행하였다. 더욱이, 의사협회는 ‘준비안된 의약분업 철회’를 내세우며 이번 3월 30일부터 집단적인 무기한 의원 휴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고, 병원협회는 소위 ‘의약분업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원외처방전으로 발부하기로 하였다.


“의약분업 실현과 의료계의 부당한 집단 진료거부 행위 철회”를 위해 모인 우리 시민사회 단체들은 의료계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관철하기 위한 명분 없는 집단행동을 감행하려고 하는 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1. 금년 7월 1일자로 시행하기로 한 의약분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각 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시급하다.


의약분업 안은 지난 해 5월 10일 의사회, 약사회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합의하여 출발한 것이다. 이 합의안을 기초로 보건복지부에 의약분업 실행위원회가 구성되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마지막 회의에서 의협/병협 대표는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며 퇴장하였다. 의약분업 실행위원회는 매 회의마다 부분부분을 합의하며 진행된 것이기에 자신의 이견 반영이 불충분하다고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일이다.


의약분업의 추진을 놓고 의료계는 급기야 ‘준비안된 의약분업’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의약분업이 ‘준비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의료계가 준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어떻게든지 의약분업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를 버리지 못하고 자신들이 해야할 일체의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지역별 의약분업 협력위원회의 참여도 거부하는가 하면 이미 참여하고 있는 시군구도 탈퇴할 것을 결정했다고 한다.


의약분업 실시를 불과 3개월 여 남겨둔 지금 의약분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각 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시급하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할 의사단체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겠다고 나서고 있어 의약분업실시를 위한 각계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의약품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함은 물론 그 동안 왜곡되어 왔던 의료관행을 개선하여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제도개혁의 시작이자 분수령으로 오는 7월 1일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의료계가 ‘준비안된 의약분업 철회’라는 무리한 요구를 철회하고 지금 즉시 준비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2. 약가 인하에 따른 수가 인상은 의료계를 충분히 배려한 것이다.


우리는 지난 주 의사협회가 의료보험 수가 인상안에 대해 수용을 거부하고 예정된 집단 휴진을 강행하겠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의사협회는 약가 인하와 실거래가상환제 이후 발생한 동네의원들의 손실을 6% 수가인상만으로는 보전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당초 약가 인하와 이에 따른 수가 인상 방안은 지난 해 10월 15일 의약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오랜 논의 끝에 결정한 것이며, 11월 15일 발표되었다. 의료보험 약가를 평균 30.7% 인하하고, 병의원을 위한 수가 보전에 24.17%, 국민을 위한 보험급여 확대에 6.53%를 사용하기로 합의하였다. 액수로는 9,009억원이 절감되어 7,109억원이 수가로 전환되고, 급여확대에는 1,900억원을 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행정능력 부족으로 약가 인하로 발생한 절감액이 의도한 바대로 병의원 수가로 전환되지 못한 부분이 발생하였다. 이를 재조정하기 위한 ‘수가정책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말 다시 구성되었으며, 시민사회단체는 동네 의원의 어려움을 도와주려는 태도로 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새로 확인된 액수 중 마땅히 급여확대에 써야 할 570억원을 모두 의사들에게 배정하여 3,199억원을 수가 전환에 쓰고, 급여확대에는 지난 번 정해진 1,900억원만을 쓰자는 안을 내 놓았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입장을 잃어버린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11월 15일 수가인상과 동시에 급여확대를 시행해야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이를 미루고 있다가 오는 6월1일에야 적용하겠다고 한다.


이런 방안은 명백히 의사들에게 편중된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에 한발 더 나가 모든 합의를 무시하고 1,900억원조차 수가인상에 달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도, 수가가 병의원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경영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는 철저히 불응하였다.


이런 모든 불합리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이 문제가 언제까지나 교착 상태로 지속되면 의약분업 실행에 차질이 올 것을 우려하여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안에 동의해 주었다. 정부는 여기에 국고보조 600억을 추가하여, 총 3,719억원 6.0%를 인상해 주기로 한 수가 인상 방안을 발표하였다. 국고보조 600억원은 회의 중 일체 거론된 바가 없이 단행된 국민 부담 증가 정책이다. 


이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의사단체는 이도 부족하다면서 추가적인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3. 의사협회의 무기한 집단 휴진과 병원협회의 소위 ‘시범사업’은 진료거부 행위이며 의협, 병협의 ‘휴진공조투쟁’을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는 3월 30일부터 3일간 휴진을 강행하는 결정을 하였다가, 다시 무기한 휴진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의사회는 지난해 11월 30일과 올해 2월 17일, 두 번에 걸친 평일의 집단휴진과 집회개최를 통해 자신들의 의도대로 의약분업안이 고쳐지지 않으면 의약분업 시행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국민건강과 의료비를 절감하자는 의약분업의 취지를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홍보하여 국민들의 반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진정한 의료인의 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3월 30일부터 전국적인 무기한 집단휴진을 강행하고, 동시에 병원협회는 3월 30, 31일 양일간 전국적인 의약분업 시범사업 실시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약사들이 의사들의 처방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하는 병협의 국민들에게 의약분업은 불편하다는 것을 각인하려고 하는 것이다. 


병․의원 이러한 ‘휴진공조투쟁’은 의료법을 위반하는 진료거부 행위이다. 더욱이 의사협회가 집단휴진 결정에 대한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휴진에 동조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의 행위는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이를 통해 고통받는 것은 국민들이며 이들의 의도는 의약분업 실시로 겪게되는 불편함만을 강조하여 국민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어 그를 통해 의약분업 실시를 저지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의료계의 무리한 집단 휴진과 ‘시범사업’을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다시 한번 의약분업의 성공적 실시와 정착을 위해 의약분업안의 합의정신을 바탕으로 국민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대국민 홍보와 시행에 대한 정부 및 각 관련단체의 협력체계를 하루속히 구축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의약분업의 실시 그 자체가 국민들에게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소비자의 알 권리 및 의료자원 배분왜곡의 시정 등 큰 이익을 주는 것임을 확신하며 의약분업정착을 위해 시민사회단체의 뜻을 모아 향후 범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다짐한다.


2000년 3월 29일
의약분업 실현과 의료계의 부당한 집단 진료거부 행위철회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건강권확보를위한범국민연대(건강연대), 녹색소비자연대, 삶의질향상을위한의료개혁시민연합, 서울YMCA,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빈민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상 단체명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