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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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료기관평가인증제 의료법개정후 시민환자단체 요구사항

의료기관 평가인증제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6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기존 의료기관평가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의료기관 인증제도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복지부의 발표와는 달리 의료기관 평가제도가 유명무실화될 가능성만 높였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6월28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1시간 만에 개최하여 무리하게 통과시키고 바로 다음날인 29일 법제사법위원회 통과와 본회의 의결이 완료되기까지 단 이틀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사회적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졸속 추진한 법안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그동안 시민사회환자단체들은 첫째, 복지부가 기존의 300병상 이상 병원이 의무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의무적 평가제도에서 원하는 병원만 평가를 받는 자율적 인증제도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병원이 인증을 받아야 하는 강력한 인센티브 없이는 인증을 받도록 유인할 수 있는 병원은 소수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알권리와 적정 수준의 의료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의료기관 평가제도가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을 우려해 왔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같이 의료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할 때 인증제가 유명무실화될 경우 미국의 국제 의료기관 인증시스템(JCI) 평가를 받고자 하는 병원이 급속하게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둘째, 의료기관 평가 대상, 기준, 방법, 절차, 공표 등의 내용은 대통령령과 복지부령에 위임할 내용이 아니며 그 결과에 따라 인증제도가 시행될 경우 제도 운영이 불투명하고 국민과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이의 투명성과 효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요 공개내용과 절차 등은 반드시 법에 규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셋째, 환자가 의료의 질 평가를 통해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병원의 성과와 질적 수준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실효성 있는 결과 공개를 위해 비급여 진료비를 포함한 질환 및 시술별 진료비와 병원 감염 등 의료사고 발생 통계 및 결과보고, 진료 과정 및 결과를 평가하는 임상 질 지표 등을 공개하도록 법에 명시하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병원의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요구하였다.


넷째, 자율적인 인증기구에 정부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인증기구를 민간법인으로 설립함으로써 급증하는 의료비를 억제하고 의료 질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사라지게 될 것을 우려하고 인증기구에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국회를 통과한 의료기관평가인증제 법안은 병원이 인증을 받아야 하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없고 의무평가 대상 의료기관 범위에 일반병원은 제외시킴으로서 사실상 평가 인증을 받도록 유인할 수 있는 병원은 소수에 불과하게 됐다. 또한, 평가결과 공개내용도 국민의 의료기관 선택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공개해야 할 내용 등을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실효적인 내용 공개와 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받기 어렵게 됐다. 결국 소수의 병원들만 평가를 받게 됨으로써 국민들에게 알권리와 적정 수준 의료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의료기관평가제도가 유명무실화될 가능성만 높였다. 이미 국회 법 통과 이후 대형병원들이 JCI인증을 받기위해 불필요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시민환자단체들은 법 개정이 이뤄진 이상 의료기관 자율인증제의 공공성 담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인증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회를 통과하여 개정된 의료법의 명백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테두리 내에서 국민을 위한 의료기관 인증평가제도가 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가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국회에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1) ‘의료기관인증위원회’를 조속히 발족․운영해야 한다.
개정된 의료법에서 ‘의료기관인증위원회’는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도 운영의 공익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구이다. 내년부터 인증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제도가 유명무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준을 제정하고, 평가방법, 평가결과의 공표 및 활용에 대한 핵심적인 사항을 제대로 결정해야 한다. 이들 인증평가제도의 핵심 요소들에 대한 결정은 ‘의료기관인증위원회’를 통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개정된 의료법이 내년 1월에 발효되면 구성된 ‘의료기관인증위원회’를 법적 지위를 가진 기구로 발전적 승계할 수 있을 것이다.


2) ‘의료기관인증위원회’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구성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인증평가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인증위원회’가 병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공익에 따를 수 있도록 공익적 위원을 중심으로 균형있게 구성/운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위원 선정 절차를 통하여 공익적인 시민단체 및 환자단체 대표,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기존 의료기관평가 인증추진단이 공급자 단체에 편향적인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됨으로써 인증평가제도가 국민들의 알권리,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게 되었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3)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을 위해 공개적인 논의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의료기관 인증평가제도가 투명하고 예측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안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구체적이고 적절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 시민단체 및 환자단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공개적인 논의 과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시민단체 및 환자단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공개적인 논의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4) JCI 열풍으로 유명무실한 평가인증제가 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의료법 개정안 통과 이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JCI 인증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인증제도의 ‘인센티브’는 없지만, 다양한 정책을 통하여 의료기관의 인증제도 참여를 보장하고 JCI 인증 열풍이 불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향후 ‘유명무실한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도’로 인하여 JCI 열풍이 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한국백혈병환우회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