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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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의료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라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마치고 일부 수정안을 내 놓았다.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입법예고 기간 동안 관련 단체 등에서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하여 의료법 개정안에 반영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입법예고 수정안은 한마디로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꼭 필요한 조항들이 대폭 완화하거나 삭제됨으로써 복지부가 또다시 의료계의 힘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아울러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줄곧 폐기를 주장하였던 의료산업화 관련 조항들은 그대로 둠으로써 국민보다는 의료계의 협조 하에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복지부의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우리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이 계층 간의 건강불평등을 조장하고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대표적 악법으로 규정하고 다시 한번 복지부에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


복지부는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구차스런 자기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복지부는 당초 의료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환자 권리보호를 강화하고 의료 경쟁력을 높이며, 의료법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3가지 목표를 제시했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발로 두 가지는 목표는 사실상 자진 철회하였고 이제 남은 것은 의료산업화 관련 조항들뿐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수정안은 지켜야 할 것은 버리고, 버려야 할 것은 지키는 졸속 법안으로써 국민이 배제된 의료자본만을 위한 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수정된 의료법 개정안은 그동안 의료계가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한 사항의 대부분을 수용하였다. 목적조항, 의료행위에 대한 개념 신설, 표준진료지침 제정 근거 마련, 유사의료행위 근거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의료법의 목적을 규정한 목적조항의 경우 기존의 법 조항을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타협안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당초 복지부가 의료법 개정의 목표로 제시하였던 법체계의 정비라는 목표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의료행위개념 신설 역시 입법 미비사항을 보완하고 법체계를 정비하는데 있어 필요한 조항이지만 의료계가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삭제되었다. 임상진료지침의 경우 그동안 복지부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지만 이마저 의료계의 반발로 자진 삭제하였다. 그 밖에도 의무기록부 작성에서도 “상세히” 기록하도록 한 부분을 “환자의 진료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으로 대폭 완화되었다.


반면,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삭제를 요구하였던 의료시장화 관련 조항들은 수정 없이 거의 원안대로 추진되고 있다. 병원 내 의원 설치, 의료광고 대폭 허용, 부대사업범위 확대, 보험회사와 병원간의 가격계약 허용, 비전속 진료 허용, 인수합병 등이 그것이다. 이미 수차에 걸쳐 주장한바와 같이 이들 조항들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독소조항으로써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 복지부 주장대로 이들 조항을 통해 의료를 선진화 시키겠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허구적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의 부작용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의료법 수정안을 보면서 복지부가 국민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한다는 믿음을 버렸다. 마치 경제관료 입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의료 상업화 논리가 복지부 장관의 입에서 거침없이 나오는 장면에서 암담한 미래를 지켜볼 뿐이다. 결국 이번 의료법 개정의 최종 종착점은 국민 건강 보호보다는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유시민 장관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바와 같이 유시민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졸속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혹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우리는 복지부가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지키지 못한 채 이익집단의 압력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서 심한 굴욕감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머지않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만이 치료다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게 될지 모른다. 이제 더 이상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목표도 명분도 사라졌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은 의료법 개정안은 당장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의료법 개정안이 한 정권이나 일 개인의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이라는 큰 틀에서 국민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재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못 추진된 의료법은 우리 미래세대에 큰 부담을 지울 뿐 아니라 건강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성이 매우 크다. 시민사회단체는 향후 입법과정에서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독소조항 철폐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이제 의료법 개정안 철회 투쟁은 건강권의 사수냐, 포기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쟁취해야할 투쟁의 목표가 되었다. 우리는 올바른 의료법을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독청년의료인회, 서울YMCA시민중계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전국연구전문노조보사연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광주지역보건계열 대학생협의회), 부산의료연대회의(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부산본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무상의료운동본부)


[문의 : 사회정책국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