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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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료법 개정, 의료기관 수익 보전 아닌 국민건강권 보장해야

복지부는 29일 의료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의사협회의 반발로 다음주로 연기했다. 이익단체의 주장에 밀려 정부가 법안 발표 계획을 연기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1.29조선일보) 이후 복지부는 의-정 추가협상에서 의협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쟁점사항들에 대해 타당성이 충분히 증명된다고 판단되는 조항만 선별적으로 수용, 시민단체 전문가와 대표들이 참여하는 실무논의에서 반영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1.31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마련한 개정안을 보면, ▲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내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원내원 개설)  ▲ 환자 유인․알선을 허용하여 보험사와 의료기관, 보험가입자 사이의 비급여 진료가격 계약 허용 ▲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 ▲ 병원간 인수합병 허용 ▲ 의료기관 부대사업 확대 등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1.22 한겨레신문, 1.21 메디컬투데이, 1.30 CBS )


「의료법」은 헌법 제36조 제3항 국가의 국민보건 보호권이라는 기본권(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을 위해 의료인과 의료기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이다. 따라서 의료법 개정은 국민건강 보호에 가장 우선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법 개정에 따른 영향이 의료공급자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수요자인 국민 모두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어느 모로 보나 국민건강 보호보다는 의료기관의 수익보전에 우선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의료연대회의」는 국민의 건강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법이라 할 수 있는 「의료법」개정안이 국민의 건강권보다는 의료기관의 수익보전을 우선하고 있다는데 대해 분노하며 이의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


아울러 개정안중 병원이 이윤추구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허용하는 조항들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


정부는 의료법개정을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이해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의료법」개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민이 적정한 가격으로 가장 안전하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서비스 상품과는 다른 보건의료만이 가지는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개정안을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법 개정 과정에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 절차에 충실하지 않았고, 더구나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국민건강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와 의료기관단체 간의 행태에서 보듯, 정부는 개정실무반구성에서부터 국민을 대표하는 노동자․농민단체들을 배제한 채, 수적우위의 의료단체 편향의 구조 하에서 논의를 진행해왔다. 물론 이번 개정안에는 설명의무 법정화, 진료기록 위변조금지, 표준진료지침 제정, 병원감염관리, 보수교육 의무제도 등 환자권리보호를 위해 개선된 부분이 없지 않으나, 일부이익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논의 구조 안에서 의료법개정의 주된 방향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이해를 중심으로 논의되었으며 아직도 끝맺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정안의 주 내용은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허용하는 각종 규제완화 조항들이다. 


개정안은 지난 12월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의 내용을 전면 반영하였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수익사업 확대,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병원 체인사업 허용, M&A허용 등을 통해 병원이 이윤추구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의료기관의 영리화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비영리 의료법인과 공적 건강보험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며 의료시장화를 통해 국민의 부담은 늘리고 의료자본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정책이다.


쟁점 조항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 부대사업 범위를 보건복지부 시행령에서 정함


그동안 정부는 의료계의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확대를 꾸준히 시도하여 왔으며, 작년 국회에서 개정된 7가지 허용 범위도 상당한 논란 속에 결정되었다. 의료기관의 수익사업은 의료기관에 속한 의료인의 진료행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환자의 의료이용에도 영항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예를 들어 장기입원 환자의 병원 소속 노인보건복지시설로 연계) 즉 정상적인 진료행위보다는 수익위주의 의료행위에 치중하도록 함으로써 이윤동기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변질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부대사업의 허용 범위는 복지부령이 아니라 현행법과 같이 국민대의 기관인 국회를 거쳐 의료법 모법에 명시되어야 한다. 또한 복지부가  ‘병원경영지원회사(MSO)’와 같은 사업을 부대사업으로 허용함을 고려한다면 이는 영리화 허용의 핵심내용으로 제시민사회의 격렬한 반대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 원내 원 개설 허용 ▲ 인수합병


원내원 개설 허용은 재벌기업들이 계열사를 수직으로 편입하는 것과 같은 수직적 의료기관 네트워크화를 진행할 것이다. 재벌이 출자한 대학병원을 정점으로 종합병원-병원-의원의 수직계열화가 진행되었을 시(개정안은 종합병원-의원 또는 병원-의원 단계 허용) 의료기관간 의료서비스 질에 대한 경쟁보다는 계열화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며, 그 결과는 비용감당을 위한 불필요한 진료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또한 나아가 인수합병, 채권발행을 허용하게 되면 다양한 개설형태를 가진 의료기관 그 자체가 자본의 투기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실질적 영리화 허용의 핵심 조항이며, 의료전달체계의 왜곡과 1차 의료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므로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 유인․알선 허용 ▲ 의료광고 규제 완화


의료기관의 유인․알선을 금지하는 취지는 의료의 비영리적 특성과 최적의 진료를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다. 만약 유인․알선을 허용할 경우 환자유치를 둘러싸고 불합리한 과다경쟁을 유발할 것이며, 의료기관의 허위과장광고를 유도하게 되어 의료의 질 향상 보다는 마케팅 등에 의존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또 의료광고 범위는 작년 국회에서 진통 끝에 10가지 항목을 규정해 놓은 상태다.  


특히 재벌보험회사와 의료기관간에 별도의 계약이 가능해짐 (S보험사와 해당 S재벌이 출자한 계열병원 간에도 가능)으로서 각 병원은 가입한 보험회사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차별하게 되며, 보험상품을 구입하지 못한 계층에게는 의료이용에 있어 역차별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유인․알선 허용은 현행 25조3항의 내용으로 예외 없이 금지되어야 한다.


영리화 조항 강행 시 제 시민사회단체들의 전면적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며 의료양극화와 일차의료 붕괴, 의료비부담증가의 국민적 피해는 국민건강을 자본에 넘긴 참여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우리는 그 약속을 믿었다. 하지만 집권 4년 동안 참여정부는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기는커녕, 의료산업화를 운운하면서 오히려 의료공공성을 송두리째 붕괴시키려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자본에게 몸이 아픈 환자를 상대로 돈벌이를 하라고 부추기는 정부. 이것이 지금의 참여정부이다. 어느 나라의 정부도 참여정부처럼 몸이 아픈 환자를 이용해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부는 없다.


개정안은 ‘영리법인 의료기관 설립 허용 금지’라는 껍데기만 제외하고는 할 수 있는 영리추구의 길은 거의 다 열어 놓은 셈이며, 허용 시 기존의 비영리법인 원칙을 전면해체할 것이다. 따라서 의료비 폭등을 유발시킬 것이며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1차 의료의 고사를 필연적으로 가져올 것이다. 또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전 국민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한다면 병원이 돈을 더욱 벌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무절제한 경쟁을 일정한 틀 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합리적 규제의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정부는 개정안의 영리화 조항을 즉각 폐기하라. 만약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실질적 의료기관 영리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의 참여정부 퇴진운동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노동건강연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독청년의료인회, 서울YMCA시민중계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전국연구전문노조보사연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광주지역보건계열 대학생협의회), 부산의료연대회의(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부산본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무상의료운동본부)


[문의 : 사회정책국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