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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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의료자치 왜 필요한가?





 

▲ 윤일규 천안아산경실련 상임공동대표ㆍ순천향대 의대교수
 

▲ 윤일규 천안아산경실련 상임공동대표ㆍ

순천향대 의대교수

 

국토 균형발전은 민주주의 사회적 실현과제로 실질적 지방자치를 통해 실행될 수 있다. 이 자치에는 행정, 교육, 경제와 의료자치가 포함된다. 이런 다양한 자치들이 통합 구현될 때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통한 사회적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논의는 행정자치 수준에 머물러 다른 분야는 상대적으로 간과되기 쉽다. 필자는 의료자치에 대해 제기하려 한다. 의료자치는 지역의 인적, 물적, 행정적 토대를 기반으로 지역민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해 건강권을 자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지켜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정치와 경제의 중앙집권적 구심현상은 모든 사회분야 자원을 수도권에 집중시켰다. 특히 신자유주의 영향과 더불어 분야별 과두화현상이 두드러진다. 이 현상이 의료분야에서도 예외일 수 없어, 빅 4로 통칭되는 학원자본과 산업자본을 기반으로 한 서울소재 대형병원들이 전국의 환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중앙 언론방송매체를 통한 간접광고, KTX 등 공간축소, 저수가정책의 유명무실한 의료전달체계 등으로 이들의 능력이 때로는 과장되고 부풀려져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갑작스런 죽음의 반이 발병 한 시간 안에 일어난다. 누구나 예측할 수 없는 생명의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역 의료기관으로 긴급히 이송된다. 이런 의료의 우연과 돌발성 때문에 의료기관에 대한 주민 개개인의 호불호 문제를 떠나서 지역의료기관의 역량과 주민 의료정보들이 항시 그곳에 예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의료의 위수지역이 존재하게 되는 이유다.

따라서 위험도나 긴박성이 떨어지는 질병은 평소 수도권 대형의료기관을 이용하지만, 오히려 정작 긴박한 질병은 불가피하게 지역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필연적 현상이다.

최근 수도권지역 재벌병원이 충남지역에 건강진단센터를 개설하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의료영역 침탈 논란이 일고 있다. 얼핏 보면 단순한 의료기관간의 영역다툼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의료보험료 저수가정책의 모순으로 인한 병원경영구조의 절박함이 깔려있다. 재벌병원은 수도권에서 의료수익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 일감모아주기 관행을 기반으로 충남북부권 건강진단 같은 비보험의료시장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지역의료기관은 진료수입 열세를 보상하는 비보험의료시장 방어의 불가피성이 도사리고 있다.

충남은 수도권과 인접해 외래입원환자 15~30%가 수도권진료를 받고 있어 의료자원 외부유출이 심하고, 공공의료비로 지원받는 예산은 연간 4개 도립의료원에 약50억원 미만의 의료자원이 취약한 구조다.

그래서 의료기관간의 밥그릇 다툼의 문제를 떠나 지역의료자원의 과다한 외부침탈을 차단하려고 하는 저항은 많지도 않은 가용 지역의료자원을 선순환시켜 의료자치 실현과 의료자원의 효율을 높이게 되는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는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병원의 규모와 지역에 따라서 의료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공단과 중소병원의 재무구조가 나빠지는데도 의료보험료수가 인상압력과 비보험의료 행위가 증가의 악순환이 국민의 의료비분담률을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이를 부분적으로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수준의 공공의료비 확보가 필요하다. 국가예산분야의 성역없는 재검토와 재배정이 이뤄져야 저성장의 문턱에서 복지국가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

의료전달체계를 엄격하게 시행하고 1, 2차 병원의 기능을 확대해 질병불안과 치료정보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를 회복하게 한다. 3차 대형병원 선호 및 환자집중을 제한하고, 의료기관간의 과당경쟁 요인을 차단해 국가의료재원의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더욱이 지나친 건강진단검사의 사치화를 규제하고 공적건강검진을 효율화해 계층간의 차등화와 위화감을 줄여서 건강진단 본연의 보건의학적 예방역할을 내실화 하도록 해야한다. 이번 타의료지역 의료자원 침탈에 대한 지역단체의 저항은 수도권 재벌병원의 충남북부지역 재벌계열사에 대한 독점적 건강진단행위를 제한함으로써 지역의료자원의 외부유출을 막고, 또한 형식적인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을 정부에 촉구함으로써 국민의료비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하고, 충남 지역의료자치를 내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중도일보(http://www.joongdo.co.kr 2011년 8월 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