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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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약분업의 조속한 정착을 위한 시민단체 기자회견

의약분업의 조속한 정착을 위한 시민단체 성명발표 및 기자회견


 ○ 일 시 : 2000년 2월 17일(목) 10:00
 ○ 장 소 : 경실련 강당


<의사회의 2.17 집회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


우리 시민단체들은 의사회의 2.17 집회에 대하여 국민건강관리의 주요 담당자인 전문의료인들이 의료제도에 관한 의견을 적극 표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나 반면 몇 가지 점에서 명백히 잘못된 점이 있다고 판단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의사회와 각계에 전하고자 합니다.
 
1. 우리는 의사회의 사실상의 집단진료거부행위를 중지할 것을 요청합니다.


우선 평일대낮에 휴진한 채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사실상 집단적 진료거부를 하여 국민불편을 크게 초래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반하는 의사로서의 기본윤리를 외면한 과잉행동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 병원 노동자들이 그들의 주장을 표현하기 위하여 파업을 할 때도 ‘아무리 주장이 옳다 하더라도 최소한 진료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것과 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우리사회의 공감된 관행을 파괴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의사회에 대해 아무리 의료전문가라 하더라도 사회여론과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반드시 윤리적 법적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줄 것을 충언합니다.


2. 정부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2.17 집회과정에 공정거래법위반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 조치하여 줄 것을 바랍니다.


우리는 특히 이번 집회과정에는 명백히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소비자들에게 손실을 끼치는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그 사실여부를 엄정히 조사하여 사실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함으로써 소비자들을 보호하여 줄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의약분업시행에 따른 이해득실이 같은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각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회가 대규모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자유로운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정부가 이들의 불법적 집단행동을 묵인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다수 국민들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안겨주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3. 의사회는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한다면 완전의약분업실시 등의 기득권유지를 위한 위장주장을 즉각 중단하고 의약분업의 조속 정착을 위해 성실하게 참여하여 협력하여 줄 것을 바랍니다.


우리는 비단 이번 집회뿐만 아니라, 작년 5월 의사회와 약사회가 시민단체의 중재에 의해 의약분업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이후에 의사회가 보여왔던 비이성적 행동들에 대해 그간의 참아왔던 실망과 분노를 더 이상 금할 수 없으며, 의료인들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깨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는 우리의 판단에 의하면 의사회 내부의 일부그룹이 직종의 이익이라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 지난 시절의 개발과정에서 의료인들이 누려왔던 반사회적인 기득권을 계속 향유하고자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의약분업을 저지하려는 온갖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민단체들이 의약분업에 참여한 것은 비단 의약품 오․남용방지라는 소비자의 이익뿐만 아니라 의사, 약사 모두에게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의약분업은 조제에 있어서 약사의 약에 대한 전문성 인정과 더불어 약과 검사에 많이 의존해온 기존의 의료가 의사의 전문지식이 더욱 존중될 수 있는 의료로 변한다는 점에서 의료의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정부, 의사, 약사, 시민단체들은 의약분업시행을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제도 변화로 인한 각종 준비사항 및 각 집단의 이해관계의 문제 등 그 이행에 따른 문제들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의사회는 이 과정에서 의약분업의 시행을 위해 아무런 협력과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약분업합의를 공공연히 부인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아 왔습니다. 


의사회는 초기에는 국민불편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서명을 요구하는 파행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다른 한편 임의조제근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불편은 의약분업 합의를 위한 토의를 할 때부터 검토되었던 문제로서 다소의 불편보다는 실시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다고 판단하여 모두가 함께 합의했던 것이며, 이를 줄이고자 정부, 시민단체, 의사, 약사가 함께 준비를 철저히 하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임의조제근절에 있어서도 의약분업실시자체가 임의조제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인데 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전에는 할 수 없다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사회각계 여러분에게 의사회의 의약분업안에 대한 문제제기는 명백히 의약분업의 약속을 파기하기 위한 순수하지 못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더 이상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의사회는 이제라도 하루빨리 의약분업시행을 위한 준비에 적극적 참여를 해야하며 분업시행과 관련된 기타문제들은 시행이후에 발견 되는대로 개선노력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4. 우리시민단체는 의사회가 의약분업의 정착에 진지하게 협력적 참여를 한다면 의료수가와 약가의 정상화를 위해 충분히 합리적으로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힙니다.


우리는 의사회가 이렇듯 비이성적 행동을 해온 배경에는 의료수가인상요구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의약분업실시를 위한 의료계의 이해관계의 조정과 정상적 의료행위를 위한 수가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 의약분업합의 이후 그 이행을 위해 이점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던 바가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까지 조정이 안된 이유는 의료계가 의약분업을 저지할 목적으로 공동의 조정을 거부한 채 집단행동을 통한 문제해결을 일방적으로 시도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민단체는 그 동안에도 수가의 합리적 조정을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합리적 조정을 위한 근거를 위해 병원투명성방안을 마련할 것과 앞으로는 약가마진과 같은 편법은 일체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향후 의료수가의 조정은 과거에 하듯이 정부와 의료계가 밀실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한 사유와 자료에 근거해서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시민단체들이 의약분업 합의과정에 참여한 이유는 과거시대와는 달리 국민건강을 위해 시민사회와 의료계 및  정부가 함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야한다는 판단에 의해서입니다. 우리는 의료계가 국민건강을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이에 걸맞는 충분한 사회적 예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계도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과거의 기득권에 지나치게 연연하는데서 비롯된 비이성적 행동을 즉각 중지하고 새로운 의료풍토를 조성하는데 적극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2000년 2월 17일
경실련, 녹색소비자연대, YM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