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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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이명박정부에 바란다 3

             대북 포용 기조를 유지해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최근 한반도 정세는 안정 기조 속에 가변적 상황을 맞고 있다. 2·13합의와 10·3합의로 북핵문제가 핵시설 폐쇄를 넘어 불능화 단계로 진행하고 있지만 2단계 마지막 관문인 핵프로그램 신고가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핵시설 불능화와 달리 핵신고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신고한 내용에 따라 폐기단계의 협상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북한과 미국 모두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유동적인 북미관계와 북핵문제를 감안하면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오히려 경제가 아니라 북핵문제와 한반도 정세이다. 지금 당장 핵 신고 문제도 관건이거니와 이것이 해결된다 해도 폐기라는 최종단계의 담판이 남아 있다. 부시 행정부와 김정일 위원장이 핵 폐기를 위한 마지막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하느냐 아니면 결국 북미간 신뢰부족으로 과거의 대결국면으로 회귀하느냐는 지금까지 끌어왔던 북핵문제의 성패와 한반도 정세의 안정성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오히려 경제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금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절실하다. 한국 경제의 대외환경을 구성하면서 외부의 대한국 투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안정성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차기 이명박 정부가 예의 야당 시절 주장대로 대북포용을 수정하고 강경기조로 선회하거나 북핵문제에서 대북압박으로 기울 경우 한반도 정세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햇볕정책을 비난하고 엄격한 상호주의를 내세워 북한에게 무작정 비핵화를 강요하는 정부라면 당연히 남북관계는 긴장하게 될 것이다. 출범 초기 팽팽한 신경전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강경과 압박으로 나올 경우 남북의 대결 상황은 에스컬레이트(escalate) 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북미관계가 순항하는 한 이명박 정부도 남북관계의 소극적 유지에 나서겠지만 이 경우에도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이다. 핵폐기 단계에서 초래될지 모르는 북미관계 악화 국면에서 보수적인 한국 정부가 대북 강경을 고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도래했을 때 대북 포용 기조와 대북 강경 기조는 전혀 다른 정책 선택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2006년 핵실험 상황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닫자던 한나라당과 남북관계의 끈은 유지해야 한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지속했던 차이는 2007년 정세가 호전되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대북 포용 기조를 일정하게 계승한다면 북미 협상을 지원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가속화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고받는 북미 협상을 후원하면서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을 이끌어냄으로써 한반도 정세는 전반적인 안정성을 갖게 될 것이다.
 
10년만의 정권교체이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여전히 엄중하다. 핵폐기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전시켜야만 이명박 정부는 그의 공약대로 ‘비핵·개방 3000’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을 개방시켜 일인당 국민소득 3천 달러를 10년 안에 만들겠다는 그의 공약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실천이 가능하다. 또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없이는 안정적인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새로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갈림길에 놓여 있는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진전시킬지 아니면 대결의 국면으로 되돌릴 지 그야말로 중대한 선택을 맞게 될 것이다. 북미협상 조차 반대하면서 최악의 남북관계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남북관계 진전으로 북미관계 호전에 기여한 김대중 정부가 될 것인지 그 선택은 이명박 정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