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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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명박 대통령에게 바란다

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은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은 형식적 민주화가 완결된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의 삶을 제고시키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우리사회의 각 분야에 걸쳐 커다란 성과를 이루어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오늘 취임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다음의 내용을 주문하고자 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국민 화합과 통합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비정규직, 신용불량자, 장기실업자들이 늘면서 계층간, 세대간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지난 수년간 소위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명분을 내건 정치적 편가름과 사생결단식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왔다. 우리사회의 비전과 정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할 대선은 온갖 상호 비방과 파행으로 얼룩졌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바 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지지자만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국민통합을 위한 통솔력을 구현해야 한다. 국민들이 많은 표를 주긴 했지만 역대 최저 투표율과 기권한 국민들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반쪽 대통령이라는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수위 활동과 장관 임명과정에 나타난 지연, 학연, 혈연, 종교에 의존한 행태가 지속되어서는 결코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으며, 원만한 국정운영도 쉽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부패 및 실정에 책임 있는 자, 부동산 투기에 앞장선 자 등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척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자기혁신을 위해 주위 개혁부터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당선에 공을 세운 사람과 국가의 일을 맡아야 하는 사람은 달라야 한다. 인사탕평책을 써서 유능한 인재를 널리 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2. 자신의 생각만을 절대시하는 오만과 독선을 철저히 경계하고, 국민들의 합리적인 의견을 적극 경청하고 대화하는 열린 자세로 국정에 임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이제 과거 70~80년대 개발성장 시기나 자원동원 시기에 통용되던 힘에 의존한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으로는 원활한 국정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 국가 보다는 시장의 역할과 기능의 확대, 시민사회의 발전과 다양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대통령의 지도력은 대화와 타협, 설득의 지도력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인내력이 필요하며 비용 또한 수반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과 시간은 비효율과 낭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실현과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인 효율과 편의만을 위해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대통령의 개인적 확신에 의거해서 특정한 입장과 의견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서는 참여정부에서와 같은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5년 동안의 참여정부의 부정적인 행태를 극복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3. 임기 내에 공약을 모두 달성하겠다는 성과주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인수위의 영어몰입식 교육이나, 남대문 국민성금 모금 등과 같은 사례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성과에 집착해서 국정을 운영하게 되면 즉흥적이고 준비가 덜된 졸속 정책이 집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여론과 반복해서 부딪치면서 어떠한 성과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임기 내에 그동안 내놓았던 각종 비전과 정책을 모두 달성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우선순위와 실행전략을 분명히 하여 실효성 있는 국정운영 계획을 짜야 한다. 실행 불가능한 공약에 대해서는 미리 이를 국민 앞에 솔직히 밝히고, 특히 한반도 대운하와 같이 반대가 많거나 국민적 합의가 미비한 공약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내놓은 공약에 집착하지 말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안이 무엇인지 좀 더 신중히 고민할 것을 당부한다.


4.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의 핵심적인 국정과제 해결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첫 번째는 공공개혁이다. 공공개혁은 과거 정부에서도 수湯?국민들에게 약속했으나 아직도 우리 사회의 변화와 개혁의 흐름에서 가장 뒤쳐진 분야로 남아있다. 공공부문에 있어 비만해진 조직을 축소하고, 시민사회∙시장∙지방에 이양할 것은 과감하게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일부 공기업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과 관련, 조직과 운영에 대해 전면적인 실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기업 민영화의 경우 ‘민영화만이 선이다’라는 태도를 버리고 시장에서 잘할 수 있는 것과 공공성의 강화가 계속 필요한 것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이에 따라 개혁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경제운영 기조에 있어 ‘성장이냐 분배냐’는 그릇된 이분법을 넘어서서 선순환적인 경제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균형성장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IMF 이후 우리경제는 8대2 사회로 명명되듯이 경제적 약자들이 8할을 이루는 불균형 사회로 고착되고 있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장기실업자 등 경제적 약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요구를 더욱 깊이 새겨야 한다. 이들에 대한 배려나 제도적 보완 없이는 성장이 이루어지더라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며, 사회통합의 약화는 결국 성장 동력의 상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성장전략을 추구하더라도 경제적 약자나 시장 탈락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재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항상 수반되어야 하며, 성장의 과실이 고루 퍼질 수 있도록 하는 균형성장을 항상 고민해야 한다.          


셋째, 개별 경제정책에 있어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보장하되 공정한 경쟁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친기업적인 것은 기업의 긍정적인 면을 북돋우고 부정적인 측면을 과감히 척결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문제나 소유와 지배의 왜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총제 폐지에 앞서 순환출자 금지 등 규율방안을 먼저 제도화하여야 한다.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는 물론 회계와 경영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중립적 금융감독 체제의 확립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통해 시장규율과 감시체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완화하더라도 금융 감독이 철저히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 현재 만연되어 있는 거품을 제거하는 노력을 쉼 없이 진행해야 하며, 경기부양, 시장활성화의 목표로 부동산 문제를 이용하여 또 다시 서민들의 가슴을 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북관계에 있어서 최근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흐름 등을 깊이 고려하여 과거 한나라당이 견지해 온 경직된 대북접근자세를 버리고 보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자칫 과거 정부와의 차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축적해온 대북정책의 성과마저 물거품으로 돌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현 시기에 요구되는 대통령의 상은 대통령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제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열린 대통령이다. 아울러 정부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부문과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적절하게 역할분담을 하는 민주적 협치체계를 얼마나 잘 구축하는가에 국정운영의 승패가 달려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경실련은 이명박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도력과 통솔력을 통해 민주주의를 심화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피폐해진 공동체를 되살려낸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