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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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

– 정부여당과 검찰은 철거민 희생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
–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하고,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즉각 파면조치 하라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하여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과격시위 운운하더니, 급기야는 어제 이은재-신지호-장제원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회발언을 통해 “도심테러” “일부러 불냈을 수도” “배후 조종론”을 거론하며 마치 이번 참사의 모든 책임이 농성 철거민들에게 있는 것처럼 주장하였다.

 

  특히 오늘 수사를 맡고 있는 검찰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농성자가 화염병을 갖고 있다가 불이 나게 됐는지에 대해서 특정하지 못하면서도 “농성자들이 갖고 있던 화염병으로 인해 불이 났으나 고의는 아니며 농성 참여자 모두의 책임이다”며 철거민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경실련은 정부여당과 검찰이 이번 참사의 본질적 원인은 전혀 살피지 못한 채 오로지 정략적 차원으로 모든 책임을 농성 철거민들에게 돌리려고 호도하는데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희생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충격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대표한다는 정부여당 그리고 법 집행의 공정성을 유지해야 할 검찰이 이럴 수도 없다고 본다.

 

  현재와 같이 정부여당이 정략적으로 이번 참사를 이용하려 하고, 검찰 또한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기 보다는 은폐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한 이번 참사는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적 저항의 발화점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참사의 근원은 자신의 잘못된 반민주적 국정운영 자세에 있음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여야 한다. 그리고 화재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였으면서도 컨테이너박스에 경찰을 태워 기중기로 끌어올린 비인간적, 비인격적 방식을 동원하여 불상사를 줄여야 한다는 경찰권 행사의 원칙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진압을 주도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즉각 파면조치 해야 한다.

 

  추후 위법성이 드러나면 분명히 구속 수사도 불사해야 한다. 또한 경찰에 대한 지휘책임이 있는 원세훈 행자부 장관에 대해서도 정치적 책임차원에서 경질하여 다시는 이러한 잘못된 경찰권 행사가 없도록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용산 철거민 참사의 근본원인은 ‘속도전’, ‘돌격’, ‘전광석화’를 주장하며 민주국가에서 국정운영의 기본적 가치인 대화, 토론, 조정, 합의를 철저히 배제하고 일체의 비판적 주장이나 행동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해결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구시대적 공안적 통치행태와 이에 부화뇌동하며 코드를 맞춘 경찰 지휘부의 과잉충성이 빚어낸 참극이다.

전국적으로 철거민 농성이 수개월씩 장기화 되는 경우를 쉽지 않게 볼 수 있고, 일반적으로 경찰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최대한 협상을 통해 대화 위주로 문제를 풀려 하다가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최후의 카드로 진압전략을 구사해 왔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는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농성 4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대테러 작전에 투입되는 경찰특공대를 화재의 위험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으면서도 무리하게 투입했던 점을 보면 위와 같은 생각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과 현 정부는 작년 촛불집회 이후 시민 다수가 모여 무엇을 주장만 하면 이들 주장의 적절성이나 문제의 상황과 근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다수의 떼쓰기 정도로 치부하여 형식적, 법적 잣대만으로 모든 문제를 풀려했다.

 

  대통령과 현 정부의 이러한 국정운영 태도는 결국 검찰과 경찰의 지휘부로 하여금 경쟁적으로 정권에 과잉 충성케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이번과 같은 대형 참사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예견되었다.  

 

  둘째, 오늘 검찰은 화재의 직접적 원인을 특정하지 않으면서 공동책임을 물어 철거민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이는 현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국민적 비난여론을 고려한다면 수사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방화 때문인가 아니면 마찰에 의한 불꽃 때문인가는 검찰이 정밀한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하지만, 현 상황에선 그런 세부사항에 대한 조사는 국민적 관심과는 거리가 멀다. 검찰수사가 세부사항에 머문다면 이는 수사 형평성을 결여한 태도이며 모든 책임을 농성철거민에 돌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설령 검찰 조사를 인정한다하더라도 경찰이 화재의 위험성을 인지하였음에도 막무가내 진압만을 서둘러 특공대를 투입했다면, 농성자들의 반응은 자발적이었다기보다는 경찰이 도발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경찰이 도발해서 불을 나게 했는데 “특정하지는 못하고 고의는 아니지만 농성자의 화염병 때문에 불이 났다”라고 하면 검찰수사에 설득력이 있다고 어떤 국민도 믿지 않을 것이다.

 

  특히 경위를 막론하고 인명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 민주국가의 공권력이 담당해야 할 책무인데 경찰이 위험을 인지했으면서도 무리하게 진압하여 이러한 참사가 일어났다면, 우선 잘못된 공권력이 왜 자행되었는가 부터 따지는 것이 검찰의 올바른 수사태도이다.    

 

  이익이 갈리는 사안에 대해 국가권력이 일방적으로 기득권 세력을 옹호한다면 당하는 입장인 사회적 약자는 극단적 방법을 통해 자신들은 입장을 알리거나 관철하기 위해 저항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민주적 선진 국가에서는 이러한 사안에 대해 경찰이나 국가 공권력은 철저히 중립을 유지하거나 중재 조정하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극단으로 가지 않도록 사안을 관리한다.

 

  이번 용산 참사도 기본적으로 현행 재개발, 재건축의 문제점에서 발생한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재개발 시행사나 조합 측이 정부, 서울시, 구청, 경찰이 자기편이라는 보장이 없었다면, 당연히 보상조건을 조금 올려서라도 시간의 허비를 방지하는 방향으로 철거민들과 타협을 봤을 것이다.

 

  그러나 철거민들의 집회나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은 채 경찰이 초기부터 과도하게 개입하고, 정부, 서울시, 구청 모두 애써 모른 채 하여 발생한 것이 바로 용산 참사이다. 따라서 정부, 서울시, 구청, 경찰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반성해야 하며 철거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술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대통령, 정부여당과 검찰은 용산 참사에 대해 정략적 접근을 배제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비상한 자세로 진실규명과 책임자 문책에 나서야 한다. 끝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상황을 호도하려 해서는 국민적 공분을 일으켜 이번 참사는 제2, 제3의 촛불집회로 이어져 이명박 정부에 치명적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문의: 경실련 정책실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