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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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이명박 정부의 국민건강 포기하는 의료상업화 정책을 우려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의료보장체계 구축을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공보험과 민간의료보험간 보완적 관계설정’,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완화’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은 공보험인 건강보험 혜택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공공의료가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더욱 약화시키고 고소득층을 제외한 다수 국민들을 의료보장의 사각지대로 밀어내 건강양극화를 조장하는 등의 문제를 양산할 수 있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인수위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건강보험 민영화나 건강보험공단을 인위적으로 분할하겠다는 것 등의 우려가 이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입장에서 보건의료분야의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는 도입된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보험 혜택이 OECD 국가들의 평균수준에도 못 미치고 중증질환으로부터 가정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의료안전망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못하고 있다. 의사수도 선진국 절반 수준이고 공공의료도 바닥수준이다.

또한 경제성장률이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급여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요양기관의 비급여와 비보험 항목의 지속적인 창출을 통한 수익증대의 문제에도 국민들에게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담으로 전가되어 왔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의 만성적 적자를 가중시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해 왔던 약제비 문제는 건강보험 총 진료비 중에서 약 30%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OECD 국가 평균의 2.1배의 증가율을 보일만큼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연히 의약품 유통구조의 문제점과 불합리한 처방관행 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약값 관리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약가결정 방식을 개편해야 하는 것이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중차대한 과제이다. 아울러 취약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재정안정화를 위해 적절한 사회적 분담체계를 마련하고 낭비유발적인 체계를 개선하고 현행 행위별 수가제를 총액계약제로 전환하는 등 지불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약가제도의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건강보험제도 개혁 없이 공보험과 민간의료보험간 보완적 관계를 설정한다는 목적으로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그 나머지를 민간영역에 맡겨 시장에 대한 의존성을 키우는 정책만을 추진할 경우 이러한 과제실현은 불투명해 질 수 밖에 없다. 앞서 지적했듯이, 현재와 같이 우리나라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공공의료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는 단지 민간보험이 공보험의 역할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서 공보험을 침해하는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민간보험이 공보험인 건강보험과 경쟁관계에 놓일 경우 고소득층은 비용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서비스 제공을 요구하게 되면서 민간의료보험은 더욱 확대되고 이로 인해 공보험체계의 위기가 초래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국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하여 국민의 생명을 담당하고 있는 건강보험제도를 민간보험회사의 시장 확대를 위해 고스란히 내어주는 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보장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그 폐해가 심각하여 국민들만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인수위가 국민건강보험 공단이 보유한 가입자의 진료정보를 민간보험회사가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복지부가 이러한 방안을 추진키로 한 바가 없다고 해명자료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둘 수 없게 한다. 인수위가 추진하고자 하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의 정책 방향대로라면 관련 개인 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에 공개하려고 하는 충분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중요 개인정보를 가지고 재벌소유 보험회사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들과 유착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법적, 도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민간보험사들은 취득한 개인의 질병정보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소비자들만 보험가입을 선택하여 받을 것이고, 국민들은 부당한 차별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미 대선 시기를 통해 이명박 당선자가 보건의료분야에서 국가의 직접적인 보장책임을 일부 취약계층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민간보험에 맡겨 공공부분의 직접적인 서비스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바 있다. 의료서비스는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상업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정부의 규제가 없을 경우 그 자체적으로 독점이 형성되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결국 국가 개입을 통해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 하에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공공병원의 확대를 통해 의료시장의 독점적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전제 위에서만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 건강의 양극화 조장,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재정 상황 악화, 국민의 개인 정보보호의 권리 침해, 인권적 차별 등과 함께 국민의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의료상업화 정책을 중단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정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문의: 경실련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