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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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인력감축이 공기업 개혁 핵심 아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농촌공사의 15% 인력감축을 칭찬하면서 한국전력을 비롯한 대다수의 공기업에 감원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공기업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 오던 경실련 정책위원장 양혁승 연세대 교수가, 어제(12/9,화) CBS라디오의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공기업이 일률적으로 인력감축을 통해 경영효율 제고하려고 하는 것은 현시적인 효과를 드러내기 위한 단기적 성과주의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양 위원장은 공기업 개혁의 요체는 국민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공기업을 만드는 것이고, 따라서 공기업개혁의 핵심은 국민의 감시가 가능한 투명한 경영장치 제대로 갖추도록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래는 양 위원장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아 래========================================


▶ 진행 : 고성국 박사(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연세대 경영학과 양혁승 교수(경실련 정책위원장)


▲고성국(이하 고) 철도시설공단은 10%, 농촌공사는 15%, 한국전력은 10%, 이렇게 여러 공기업들이 개혁안이라고 인력감축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양혁승(이하 양) 지금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경제상황이 참 어렵고요. 특히 외부 경제환경 측면에서 보면 일자리 하나하나가 상당히 소중한 상황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공기업 구조개혁 차원에서 인력감축이라고 하는 게 마치 공기업 개혁의 가장 핵심인 것처럼 이러한 방침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든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자체는 사실 공기업 개혁의 본질을 흐리고 그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근시안적 차원의 대응방안이라고 보고요. 그런 측면에서 이 부분은 공기업 개혁의 요체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부분에서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고)공기업 개혁의 요체가 뭔가요?


▲ 양)그동안 공기업에서 방만경영이니 여러 가지 부정부패라든가 한마디로 얘기하면 공기업의 주인이 국민 아니겠습니까. 그럼 공기업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인데, 그래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기업인데, 그 과정에서 국민의 이익과 배치되는 행위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우선 크게는 정치인들이 마치 공기업이 정치적인 특정집단들의 밥상인 것처럼 생각해서 정치적으로 공기업 기관장들을 임명한다든지 자기사람 심기, 그리고 경영자적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 들어가다 보니까 그 사람들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사실 임명권자를 바라보고 일한다든지,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구조적인 부정부패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부정부패를 저지른다든지 하는 게 문제였거든요. 그래서 공기업 개혁의 요체는 공기업을 어떻게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기업을 돌려놓을 것인가가 가장 핵심이고요. 그 측면에서는 그 동안 국민들이 감시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 그 구조적인 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공기업 개혁은 일단 국민들이 공기업의 경영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볼 수 있고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로 접근해가야지 인원감축이 마치 구조개혁 내지는 공기업 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호도하는 건 그 본질을 잃어버리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고)공기업 개혁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첫째는 비효율을 제거해서 효율성을 올리는 것, 둘째는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 그 두 가지 방향으로 개혁을 하다 보면 어떤 경우엔 구조를 조정해야 할 때도 있고 어떤 경우엔 사람을 바꿔야 할 때도 있고 불가피하게 감축해야 할 때도 있겠네요?


▲ 양)네. 물론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효율성이라는 건 일단 사람 머릿수를 줄이면 단기적으로 당장은 1인당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게 길게 봤을 때 그 기업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구조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거죠. 예를 들면 어떤 나무가 어떤 종류의 열매를 맺는데 그 열매를 바꾸기 위해서 가지치기를 한다고 해서 그 열매가 바뀌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방만하게 사람이 많이 드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되어 있으면 그 시스템이 온존된 상태에서 사람 수를 줄인다고 해서 그게 효율성이 높아지냐 하면 시간이 흐르면 또 그만큼의 사람이 필요하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시스템, 구조를 개혁하면서 사람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구조를 개혁해야 하고요. 그 과정에서 인력이 좀 남아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인력을 잘라내기보다는 좀 길게 보면 사실 요즘처럼 지식이나 기술의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럴 때는 구성원들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여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사람이 어느 정도 조직 내에서 여유가 없으면 계속해서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자기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여지를 전혀 갖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길게 보면 생산성이 더 떨어지고요. 그래서 오히려 이런 인력들을 어떻게 하면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효율적으로 가져갈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고려하고요.


▲ 고)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씀 같네요?


▲ 양)그렇죠.


▲ 고)이명박 대통령이 한국농촌공사를 아주 칭찬했는데요?


▲ 양)아마도 대통령께서 보시기에 공기업 개혁이 뭔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지지부진하다는 걸 감지하시고 뭔가 이 부분에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고 해서 한 사례를 들고 말씀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자극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현재 공기업 개혁의 추진 주체가 사실 해당되는 정부부처거든요. 그런데 정부부처 입장에서 보면 자기 산하에 있는 공기업을 가능하면 개혁을 안 하려고 하는 쪽이 자기들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개혁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 고)개혁에 자극을 주는 의미는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양)그런 의미는 있죠. 그러나 구체적으로 인력을 15% 감축하는 것에 포인트를 둬서 그것이 마치 개혁을 잘한 핵심내용인 것처럼 만약 말씀하셨다면 그건 전 동의할 수 없고요. 혹시 다른 공기업들도 그런 측면에서 받아들였다면 그건 제대로 경영역량을 갖고 있지 않은 리더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고)기획재정부 차관도 오늘 인력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래서 역시 정부는 공기업 개혁의 핵심을 인력구조조정(감원)으로 보는 게 분명한 것 같은데요?


▲ 양)그런데 요즘 세계적으로 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을 보면 반드시 인력을 줄이는 게 효율적으로 경영하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공장 가동을 할 때 3조 3교대로 돌리는 기업이 있고 4조 3교대로 돌리는 기업이 있습니다. 4조 3교대로 돌리는 기업은 인력이 3조 3교대로 돌리는 기업에 비해 33% 정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 여유인력을 가지고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해서 계속해서 구성원들의 역량이 향상되고 일과 학습 간에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서 아주 강한 경쟁력을 가져가는 기업들이 대표적인 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이거든요. 그래서 경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이 마치 책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드라이브를 걸어서 뭔가 하는 것처럼 하실 수 있는데 그건 경영을 잘 모르는 말씀입니다. 경영을 제대로 하는 입장이라면 그냥 인력감축이 경영의 핵심은 아니고요. 물론 필요한 경우에 구조조정 할 수 있습니다. 인력감축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력감축 이전에 어떻게 하면 이걸 보다 더 지혜롭게 돌파할 수 있을까 하는 방안들을 머리를 맞대고 구하면 훨씬 더 좋은 방안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 고)기계적으로 인력감축을 하면 이것도 일종의 성과주의가 될 수 있겠네요?


▲ 양)그건 단기적인 성과주의입니다. 그리고 현시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률적으로 정부 책임자가 그렇게 방향을 잡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고)아까 공기업 개혁과 관련해서 대국민 서비스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점과 관련해서는 어떤 제도적 개혁이 필요할까요?


▲ 양)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감시체계가 작동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낙하산 인사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낙하산 인사가 있어도 국민들 입장에서 그걸 브레이크 걸 수 있는 구조적인 제도장치가 전혀 되어 있질 않습니다. 그리고 공기업 내부에서 아주 부당한 의사결정, 자원을 낭비하는 의사결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최종 주인인 국민들이 그 내용에 대해 알 수도 없고 정보공개를 요청한다 하더라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공개하지 아주 방만한 경영요소를 보고자 정보공개를 요청해도 주질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투명하게 국민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보 공개를 한다든지 그 구조 속에 국민의 감시가 가능한 장치를 조직구조 안에 심는다든지 하는 형태로 해서 그러한 비밀스러운 곳, 의사결정이 불투명하게 돌아가는 곳, 이 부분을 투명하게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놓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