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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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재정건전성 훼손할 편법 유사 공적자금 조성 재고하라

정부는 지난 17일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을 마련하는 내용의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선제적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작년 11월 총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였고, 12월에는 총 20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해 은행에 수혈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이들 기금이나 펀드 모두 금융시장 불안감 해소와 금융회사의 건전성 우려 해소를 위해 지원되는 것이다. 구조조정기금의 경우 금융회사의 부실 채권이나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 매입에 쓰이며 금융안정기금은 금융회사의 자본 확충과 대출, 채무보증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금융의 실물지원기능을 강화하여 글로벌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방안은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기 발표된 펀드나 이번에 조성되는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은 금융위기의 극복을 위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자금운용과 사후관리대책이 미흡한 편법적 유사 공적자금으로 자칫하면 그 효과도 얻지 못하고 재정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작년 말 국회예산결산위원회에 제출된 한 재정학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말 기준으로 정부총부채는 863조원으로 이는 GDP대비 76.3%에 해당하는 액수로 추정되었다. 또한 정부의 2009년 예산안은 25조원의 적자 재정으로 편성되었고 여기에 30조원의 추경 편성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003년 정부는 공적자금상환기금법을 제정하여 공적자금 중 자체상환이 어려운 금액을 69조원으로 평가하고 이를 재정에서 25년 동안 49조원을 갚아가도록 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혈세에 기반한 70조원 이상이 되는 추가 공적자금을 집행할 경우 향후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 재정적자의 확대로 인한 재정건전성의 훼손은 장기적으로 그 부담이 국민 전체에 돌아갈 것이며 이로 인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은 물론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 전체에 악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적자금 조성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에는 투명한 자금 조성과 그 운용방안, 그리고 철저한 관리, 감독체계 등 사후관리대책을 마련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조성하여 집행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절차만이 집행과정에서 자금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과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펀드나 기금들이 정부보증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고 금융회사 건전성 제고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97년 IMF외환위기 때의 공적자금과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법적 근거나 관리 대책 없이 편법적으로 자금 조성을 남발하고 있다. 마치 국민의 혈세를 공무원들이 자기돈 다루듯 하여 효과도 이루지 못하고 혈세낭비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둘째, 이 펀드나 기금들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자칫 이 기금의 수혜를 받는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 올 수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시 공적자금의 경우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을 근거로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설치하여 공적자금의 조성, 운용, 관리 등에 대한 주요 사항을 심의하도록 했다. 또한 공적자금 투입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이행실적 보고도 의무화했다. 나아가 공적자금 운영에 대해서는 국회에 보고하고 감사원 감사를 받도록 했으며 연 1회 공적자금관리백서 발간을 법에 명시해 두었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기금의 경우 외환위기시의 부실채권정리기금 보다 규모가 크지만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금융안정기금의 경우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같은 별도의 기구 없이 정책금융공사 운영위원회의 심사, 의결을 거쳐 금융회사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 기금들이 효율적으로 운용, 관리, 집행되는지에 대한 아무런 견제 내지는 감시 장치가 없다. 이는 과거 공적자금 초기 집행 당시 공적자금이 눈먼 돈으로 인식되어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켰던 것처럼 이 기금들이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 내지는 방조할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셋째, 이 펀드나 기금들은 그 집행내역이 공적자금의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최소비용의 원칙,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 등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은 공적자금의 조성,운용,관리 등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 및 투명성을 높여 공적자금의 효율적 사용을 도모하고 국민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 법은 이를 위해 공적자금의 집행에 있어 ‘최소비용의 원칙’과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성되는 기금들은 유사 공적자금임에도 불구하고 최소 40조원의 구조조정기금이 최소화된 투입비용으로 그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최소비용의 원칙’에 대한 그 어떤 객관적인 근거와 기준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한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의 경우 관련법에는 수혜 받는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책임과 감독책임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 기금들에 대한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특히 이들 자금을 관리, 감독할 장치가 없는 데다 정부가 금융회사의 경영권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원칙까지 정해 놓고 있어 더욱 방만하게 운영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실련은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나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강구되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만약 이번 펀드나 기금들이 집행된다면 재정건전성의 심각한 훼손과 그에 따른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은 명약관화한 것이므로 이를 구체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 발표한 펀드나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 등 유사 공적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근거법을 만들어서 그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토록 해야 한다. 97년 외환위기시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을 제정하여 부실채권정리기금이나 예금보험기금 등을 법적근거에 따라 관리했듯이 유사 공적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도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이 펀드나 기금들의 효율적인 집행, 운용, 관리를 위해 독립적인 관리감독기구를 설치하고 세부적인 관리감독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97년 외환위기시 조성된 공적자금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운용․관리했듯이 신종 공적자금의 관리에 대한 독립적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조조정기금의 경우 외환위기 시의 부실채권정리기금 보다 크지만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의 적용 받지 않으며, 금융안정기금의 경우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같은 별도의 기구 없이 정책금융공사 운영위원회의 심사, 의결을 거쳐 금융회사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기금이 효율적으로 운용, 집행될 수 있도록 별도의 독립적인 관리감독기구를 설치하고, 감사원 감사 등의 객관적인 관리감독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셋째, 이번에 조성되는 기금들이 명확하게 공적자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과거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상의 ‘최소비용의 원칙’과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의 조성규모가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이 명시하고 있는 최소비용의 원칙에서 그 내역이 산출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객관적인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합당하도록 그 내역을 다시금 산출해야 한다. 또한 이 자금의 수혜를 받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경영책임과 감독책임을 어떻게 부여할지를 구체적으로 관련법에 명시해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이번 공적자금 조성이 자칫 정부의 주장대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방안이 아니라 이로 인해 재정건전성을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정부의 이번 기금 조성과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향후 경실련은 4월 임시 국회시에 이번 기금의 실효성과 그 조성, 운용, 집행 등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진행될 수 있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끝.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