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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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정보와 광고의 경계는 어디인가?

1. 들어가며


우리는 흔히 뉴스를 포함한 보도프로그램의 역할에 대해 정보의 전달과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 그리고 사회적 여론의 형성 등을 말한다. 그 중 정보전달은 뉴스에 있어 일차적인 역할임과 동시에 뉴스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신뢰성을 볼 때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뉴스가 아무리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는 하지만 기자의 눈으로 보는 창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여기에서 전달되고 있는 정보들이 정확한 정보이며 순수한 정보들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뉴스에서 소개되고 있는 정보들 중 많은 부분에서 특정업체의 상품을 직접적으로 홍보하거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업체명이나 상품명등을 노출시키는 양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는 내용과 간접광고 및 홍보의 효과를 주고 있는 보도의 내용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인 홍보가 가치있는 정보로 오인될 수 있으며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간접광고나 홍보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보도 프로그램 특히 뉴스가 갖고 있는 사회적인 역할을 생각해 볼 때 그 어떤 프로그램 장르보다도 정보의 오인이나 광고효과의 유발 가능성에 대해 한층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미디어워치에서는 방송3사 메인뉴스와 주부대상 아침 뉴스를 중심으로 보도에서의 정보전달 내용이 어떻게 간접광고의 효과를 유발하고 있는가에 대해 모니터 하고자 한다.


2. 분석대상 및 기간
<분석대상>
KBS930 뉴스(오전 9시30분)  KBS 9시 뉴스(오후 9시)  MBC 뉴스(오전 9시45분)  MBC 뉴스데스크(오후9시)  SBS 뉴스와 생활경제(오전 10시30분) SBS 8시 뉴스 (오후 8시)


<분석기간> 2003년 1월6일부터 1월19일까지


3. 본론


(1) 생활정보 속 간접광고


점차 뉴스가 연성화가 되어가면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생활정보라고 할 수 있다.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뉴스 특히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전 뉴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가운데 은근슬쩍 특정업체나 상품들을 효과적으로 광고를 해주고 있어 보도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사례1> KBS1 뉴스930 1월18일 방영분 中 “절수상품 인기”
– 최근 환경오염을 막고 물을 절약하는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주로 스팀세차기와 초절수형 변기를 취재하였지만 세제와 표백, 살균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기자의 멘트와 함께 ‘퍼펙트”테크”크린랩 물로만 클리너’ 등 특정상품들이 화면에 클로즈업되었다.


앞의 주되게 취급된 상품들이 아니었음에도 지나치게 화면에 클로즈업되어 광고효과를 유발하였다. 더구나 이런 류의 세제들은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이기 때문에 정보로서의 가치도 떨어진다. 


<사례2> SBS 뉴스와 생활경제 1월7일 방영분 中 “클릭머니 – 편의점 즉석식품”
– 편의점의 김밥 등 다양한 식품들이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라는 보도내용 중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삼각김밥을 주로 소개하면서 ‘(주)코리아 세븐’의 관계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막으로 명기하였다.


시청자들은 TV광고를 통해 이미 삼각김밥하면 어떤 편의점의 제품인지 대번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뷰 시 자막으로 ‘(주) 코리아 세븐’이라고 명기,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삼각김밥을 고스란히 홍보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사례3> SBS 뉴스와 생활경제 1월9일 방영분 中 “클릭머니 – 겨울철 집안청소 요령”
– 겨울철 집안 위생관리에 대한 보도에서 “청소하기 어려운 부분은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내용의 인터뷰와 함께 ‘(주)청소대장 대표’라는 자막이 함께 명기되었으며 작업중인 직원들의 상의에도 ‘청소대장’이라는 업체명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겨울철 집안청소 요령은 위생관리의 측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주었지만 청소대행업체에 대한 부분도 기자의 한마디 멘트정도면 충분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특정업체의 대표 인터뷰와 그 업체의 작업현장까지를 상세히 보여줌으로써 간접광고의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사례4> SBS 뉴스와 생활경제 1월17일 방영분 中 “클릭머니 – 설선물 예약판매”
– 설을 앞두고 백화점이나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들의 예약판매를 이용, 저렴한 가격에 선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에서 온라인 쇼핑물은 SK디투디 사이트와 우체국의 특산물 할인판매를 소개하며 우체국 사이트를 보여주었으며 할인점의 경우 LG슈퍼마켓을 주로 부여 주었으며 관계자 인터뷰에서도 ‘LG슈퍼마켓 담당자’라고 자막으로 명기하였다.


정보 중에서도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우 시청자들은 더욱 주의깊게 소개되는 업체가 어딘지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사이트나 할인점 및 백화점을 고루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특정업체를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비판적 시각의 보도가 역으로 광고효과 유발


보도의 기능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회현상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의 보도가 특정업체나 상품에 대한 광고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간과되는 듯하다.


<사례5> KBS1 뉴스930 1월13일 방영분 中 “국내 분유업계, 고급화 대응전략”
– 몰려오는 수입분유에 앞서 국산분유들이 고급화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비싼 분유만 매장에 놓여지게 되지 않을까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 내용의 보도에서 ‘기능성 첨가”유기농 원료’등을 언급, 고급분유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고 있음과 동시에 분유제조업체 박사인터뷰에서 ‘남양유업연구소’라고 자막으로 명기 특정 분유회사를 드러내고 있다.


앵커나 기자의 멘트에서는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우려하는 듯하지만 실제 보도내용과 소비자 인터뷰 역시 ‘아기에게 좋다는 것에 손이 먼저 간다’라는 내용이어서 분유의 고급화가 수입분유와의 경쟁에 있어 필요하다는 것인지, 소비자들의 부담을 우려하는 것인지 보도의 의도를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 이러한 내용의 보도는 자칫 시청자들로 하여금 소위 고급분유로의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사례6> KBS 9시뉴스 1월20일 방영분 中 “재수생 유명학원 밤샘 줄서기”
         MBC 뉴스데스크 1월20일 방영분 中 “밤샘 재수열풍”
– 대학 정시모집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수열풍이 일어 유명재수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학생들이 밤샘 줄서기를 한다는 내용의 보도에서 KBS의 경우 화면에 ‘대성학원’이라는 학원명이 그대로 보여졌으며 MBC의 경우 학원건물을 클로즈업하면서 ‘대성학원’이라는 간판이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식별 가능할 정도였다. 또한 MBC의 경우 관계자 인터뷰에서 ‘종로학원’이라고 자막으로 명기하여 특정학원에 대한 홍보효과를 유발하였다.


학원건물을 모자이크 처리했다는 것은 보도에 있어 특정업체 등을 드러내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인터뷰화면에서의 구체적인 자막처리나 식별 가능할 정도의 모자이크처리는 유명학원을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결과만을 낳을 뿐이다.


<사례7> SBS 8시뉴스 1월17일 방영분 中 “식품도 명품병”
– 서울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최고급 식품매장이 문을 열었다는 보도에서 진귀한 식품들을 소개하였는데 정확히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아파트 전체를 화면을 보여주었을 때 그동안 자주 보도에 등장하던 ‘삼성 타워팰리스’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식품까지도 수입명품 바람이 부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의 보도였지만 취급하는 상품을 상세히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장소를 쉽게 알 수 있어 명품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에게는 굉장한 광고효과를 유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런 류의 보도, 즉 일명 명품관련 보도는 역으로 광고효과를 유발할 가능성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보도해야 할 필요가 있는 내용인지를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사례8>  SBS 8시뉴스 1월18일 방영분 中 “멸치, 굴비도 명품으로 승부”
– 중국산 수산물과의 가격경쟁에서 자리를 잃어가던 수산물 업계가 설을 앞두고 고급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보도에서 멸치와 키토산을 결합한 ‘키토치’를 소개하며 해당업체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다원’이라는 업체명을 자막으로 명기하였다.


<사례8>은 비판적 내용의 보도는 아니지만 일명  ‘명품’에 대한 보도의 이중적인 시각과 함께 완벽한 홍보전략으로서의 보도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즉 같은 식품이라고 해도 <사례7>과 같은 수입명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는 달리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도하고 있는데 <사례7>이 비판적 보도가 역으로 광고효과를 유발한 것이라면 <사례8>은 노골적인 홍보전략으로도 손색이 없는 예이다. 즉, 특정 업체의 특정상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소비자의 인터뷰는 보도라는 형식을 통한 완벽한 광고가 될 수밖에 없다.


(3) 창업정보=간접광고


<사례9> SBS 뉴스와 생활경제 1월16일 방영분 中 “창업 열풍 속 프랜차이즈 전성시대”
– 소규모 창업이 급증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보도에서 닭튀김점포와 커피전문점을 소개하였는데 자료화면을 통해 BBQ의 상호가 그대로 노출되었으며 커피전문점 매장의 WHOEVER라는 상호 역시 노출되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뉴스에서의 창업정보는 세부적인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소개되는 내용들의 정확성과 함께 특정업체에 대한 소개 역시 신중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특정업체의 상호가 그대로 노출이 된다면 많은 업체 중 유독 이 업체가 이윤이 많이 남는 것으로 인식,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많은 창업자가 몰림으로써 해당업체에는 홍보를, 경쟁업체들에게는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짚어야할 것이다.


(4) 기타


앞의 사례들 외에도 모바일이나 자동차 등의 업체명이 인터뷰 등을 통해 명기됨으로써 부수적인 광고효과를 낳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사례10> 1월16일자 SBS 8시 뉴스 방영분 中 “휴대전화 문화 ‘모바일 문화’등장”
– 모바일로만 가능한 영화나 가수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모바일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에서 모바일을 통해서만 활동하고 있는 그룹 ‘노을’을 소개하였으며 관계자 인터뷰에서 ‘SK텔레콤’이라고 밝힘으로써 마치 모바일 문화의 선두주자는 SK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사례11>  1월19일자 SBS 8시 뉴스 방영분 中 “수입차, 스포츠레저용 차량 판매주력”
– 수입차 업체들의 간판차종이 스포츠레저용 차량이라는 보도에서 수입차 매장의 화면에 DAKOTA라는 브랜드가 노출되었으며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스포츠레저용 차량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3천만원대까지 가격을 내리는 수입차에 맞서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라는 기자의 멘트를 통해 마치 수입차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
 
특히 앞의 두 사례들은 젊은 층이 선호하고 있는 휴대폰이나 레저용 차량에 대한 보도로서 중장년층에 비해 미디어에 소개된 내용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홍보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례와는 반대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고발성 보도에서는 구체적인 업체명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는 사례도 있는데 이런 경우 더 많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밝혀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사례12> 1월15일 SBS 8시 뉴스 방영분 中 “기동취재2000-인터넷 고시업체 허위정보조심”
-인터넷 고시업체의 허위정보로 인해 회원가입을 했다가 피해를 본 내용을 고발하는 보도에서 업체명 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어떤 업체들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이런 고발성기사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어야 소비자들의 피해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동종의 정상적인 업체에 가해지는 피해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및 제언


일상적인 대화에서 흔히 우리는 “뉴스에서 봤는데..””뉴스에서 그러는데..” 라는 식으로 뉴스보도의 내용을 인용함으로써 자신의 말에 권위를 부여하고는 한다. 보도에 있어 오보의 가능성이나 객관성의 결여 등이 있음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갖고 있는 일종의 권위는 쉽게 무너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본론에서 제시된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러한 뉴스의 권위나 신뢰성이 특정상품이나 업체의 간접광고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점을 볼 때 이제는 뉴스의 정보가치성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드라마에서의 간접광고가 시청자들의 몰입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상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진다고 한다면 뉴스에서의 간접광고는 시청자들에게 정보로서의 가치를 상당부분 부여함으로써 그 자체를 진실로 믿어버리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다른 어떤 프로그램 보다 사회적인 역할에 진지하게 고민하는 보도프로그램의 올곧은 모습을 위해서는 앞으로 정보와 간접광고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드는 보도는 앞으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