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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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부는 정보공개거부법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어제 20일, 정부는 ‘행정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무회의의 의 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에 제출된 정부의 정보공개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98년 법 제정이후 시행과정에서 시민단체, 학계 등에 서 문제점으로 지적한 비공개정보 범위의 추상성, 모호성의 문제점을 제 거하는 개정안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확대,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보공개법은 지난 98년, 공공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함으로써 헌법 상 보장된 국민의 알 권리를 신장시키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으 로써 국정에 대한 국민의 통제와 참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마련 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되었다. 그동안 정보공개법을 통해 기관장 판공 비, 지자체 예산 내역, 국회의원 외유활동 내용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 아 부패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들까지 투명하게 공개됨으로써 국민이 행정 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미약하나마 국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이 제정, 운영되어 왔지만 그간 비공개대상정보의 범위가 모호하고 포괄적이어서 공공기관이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빌미를 법 자체가 제공해 주어 제도 정착에 많은 문제점이 되어 왔다. 그래 서 정보 비공개 결정과 관련하여 시민과 공공기관간의 분쟁이 끊임없이 있어왔고, 이에 불복한 시민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으로부터 국민 의 알권리 우선이라는 공개결정이 수 차례 나오기도 하였다. 현행 정보공 개법이 이같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 은 현행법의 문제점을 더욱 더 확대시켜 정보공개법의 제정 목적을 오히 려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신설된 7조 1항 5호의 경우이 다. 이 조항은 비공개대상정보에 ‘주요정책결정에 있어서 공개될 경우 의 사결정의 중립성이 부당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는 정보’, ‘공개될 경우 국 민에게 혼란을 일으킬 상당한 우려가 있는 정보’, ‘공개될 경우 다수인 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의사결정에 참여한 당사자 또는 특정 이해관계인에게 중대한 손상을 주는 정보’를 추가하여 규정하고 있 다. “부당한 정보”,”혼란을 일으킬 우려”,”다수인의 이해관계” 등은 너무 나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들은 공공기관이 정보공개거 부의 좋은 이유로 악용될 것이 분명하다. 공공기관에서 꺼리는 많은 정보 들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공개 거부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정보에 대한 판단을 관련 공공기관 회의, 협의회, 위원회 등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공기 관의 입맛에 맞게 정보를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여지를 활 짝 열어 놓은 것이다. 이번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역행하여 정보공개 거부 법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 아울러 현 정부가 집권초부터 주장하고 있 는 정부개혁 의지와도 맞지 않다.


  경실련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된 정보공 개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적극적인 저지활동을 펴나갈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 경실련은 정부의 정보공개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오는 11 월 23일(금) 12시, 세종문화회관 뒤편 광화문 역 주변에서 가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