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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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을 아나?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

건설이 한국경제의 구원투수인가?


1997년 IMF 외환위기에 국민의 정부는 건설경기 활성화로 경제회복의 발판을 마련했고 참여정부도 단군 이래 최대의 건설물량을 쏟아내면서 경제운용의 바로미터로 삼았다. 지난달 말 정부 고위관료가 “내수활성화는 역시 건설산업”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면 역시 기댈 곳은 건설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역대 정부가 건설과 부동산이 산업연관성이 크고 일자리 창출 지표를 단기간에 올릴 수 있어 건설경기 부양에 매달렸듯이 새 정부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이후 벌써 부동산 대책이 9번이나 발표됐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주택버블이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선진국의 경제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규제를 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새 정부는 진단을 바로하고 처방하고 있는가? 분명 문제가 있다.

첫째는 부동산 문제의 진단과 처방이 올바른지 의문이다.

최근 건설업의 위기는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증가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분양해소가 대책일 텐데 정부는 지난 6월 미분양 아파트 매입정책을 발표하고 나서 두 달 후에 신도시 2곳이나 건설하겠다고 하고 또 한 달 후에는 주택 500만호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전매제한 폐지, 투기과열지구 폐지와 주택담보대출 완화, 양도세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규제 대청소’와 공급확대로 공급과잉의 문제를 해결할 태세다.


둘째는 건설경기 활성화의 주체인 소비자를 외면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공급자들의 투기적 공급이 극심했고 미분양 증가는 그 결과이자, 투기적 공급의 부메랑이다. 건설업계가 수도권에 규제가 강화되자 지방에 눈을 돌려 수요자의 구매력을 무시하고 투기적 공급을 했다. 지방의 명품아파트 광고는 투기를 유인하는 상술이었다. 이런 공급자들의 행태에 구매력 없는 소비자들이 자의든 타의든 불매함으로써 위기가 온 것이다. 수요예측이나 재무적 건전성을 무시한 건설사들의 경영의 실패이다.


그런데 정부는 건설사들의 경영실패로 빚어진 미분양 아파트를 국민의 세금으로 매입하겠다거나 빚을 내 사라고 한다. 그간 소비자들이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로 307조원이나 빚을 내 퍼주었는데 더 빚을 내라는 것이다. 왜 건설사들의 부실을 국민에게 떠넘기는가. 부동산 대책은 실수요자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데 실패를 바라는 해법인가?


셋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개별기업들의 투기적 행태가 국가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고 공적자금까지 지원했는데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경영실패는 파산이다. 정부가 기업의 경영실패를 책임지려한다면 재발방지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증가해서 죽는 소리를 하면서도 분양가를 올리고 미분양을 세금으로 사주고 유동성이 악화되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금까지 책임을 묻거나 산업구조의 개선을 꾀한다는 얘기는 없다. 정부의 일방적 건설업계 감싸기는 건설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채 뻔뻔함을 모르는 ‘괴물’로 만들고 있다. 이런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인지 어떤지 알기는 하는가?


최근 정부 부동산 정책은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근본을 외면하고 있다. 경제가 침체되고 어려울 때는 버블을 만들어낸 구조를 바꾸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상식조차 외면하고 있다. 몸에 종양이 생겼는데 제거하지 않으면 목숨을 앗아가듯 지금 건설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부를 것은 자명하다.


정부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참을성 없는 국민들이 그리 오래는 참아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