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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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부의 위기관리 특별법 제정 검토에 대한 경실련 입장

  국무조정실은 어제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 시스템 구축’이라는 보고를 통해 “국가 경제나 사회안정을 크게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할 때 인력, 장비를 동원하거나 업무복귀 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국무회의에 제안하였다.


  경실련은 국무조정실의 이러한 입장과 태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무조정실이 구상하는 법률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초법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노사분야 개혁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화물연대 파업 등에 대한 본질적 이해가 결여된 태도이기 때문이다.


  1. 국가적 재난이나 전쟁상태처럼 명백한 위기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제나 사회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헌법상에 보장된 국민의 제 기본권들을 침해하는 인력, 장비의 동원 이나 업무복귀 명령권을 행사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재난이나 국가안보에 필요한 사항에 있어서는 체계적으로 법률이 정비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제정을 통하여 경제,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정부의 자의적 판단을 기준으로 기본권을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헌법정신에 배치된다. 이러한 발상은 권위주의 정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2. 현재 우리나라는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 제도를 두어 기간사업에 대하여 사실상의 파업을 제한하고 있고, 노동부장관의 긴급 조정권을 통하여 쟁의행위를 중지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 되고 있다. 올 초 노동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직권중재 제도의 개선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법률을 만들겠다는 것은 기본적인 정부의 정책과도 배치된다. 이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 시킬 뿐 아니라 법률 제정의 남용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3. 정부가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본질적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화물연대 파업의 근본원인은 국가 물류시스템에 대한 정부 정책의 부재에 기인한 것이다. 화물차주들은 다단계 알선으로 인한 노동 조건의 저하로 고통받고 있었으며 수년 동안 관련 부처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적절하게 대응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물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보완하여 다시는 국민 경제에 악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적 개혁을 선행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지 이에 대한 미봉책을 마련하기에 급급한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4. 정부는 이번 입법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테프트-하틀리’ 법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제정된 이 법은 파업으로 ‘국가 경제 및 안보를 위협할 경우’ 대통령이 법원의 허가를 통해 직장복귀 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파업과 관련 일체의 피케팅 및 행동 또한 금지하고 있어 미국에서도 재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법이다. 특히 이 법이 제정될 당시 1947년 미국은 메카시 선풍으로 사회전체가 “빨갱이 사냥”이라는 미명 아래 개인의 기본권이 절처히 무시되는 상황이었으며 ‘테프트-하틀리’법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의 산물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 법을 참고하여 법을 제정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정부는 ‘위기관리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발상을 포기하고 보다 문제의 근본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적극적인 개혁과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