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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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추진에 앞서 부실경영과 관리·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부터 물어야 한다
– 국회, 노동자, 하청 및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합의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 대상기업 노사와 채권단은 지원의 정당성을 얻기위해서는 반드시 협의 하에 고통분담 계획을 밝혀야 한다

 
 정부는 오늘 금융위원회에서 임종룡 위원장의 주재로 관계부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였다. 주요 회의결과는 5개 경기민감업종(철강, 석유화학, 건설, 조선, 해운)의 구조조정 추진상황 설명, 향후 기업구조조정 추진방향으로 경기민감업종 구조조정, 상시 구조조정, 선제적 구조조정, 대량실업 대책 등의 큰 방향을 밝혔다. 이번 범정부 구조조정 협의체가 밝힌 방안은 과거와 같이 M&A 및 채권단과 개별 기업 자구책 정도의 과거 답습 안이다. 대량실업 대책으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고려하고 있지만, 단서로 노동시장을 더욱 어렵게 할 노동개혁 4대법이 처리되어야 한다는 언급까지 하고 있다. 아울러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안은 언급조차 없다. 경실련은 현재 우리경제의 처해진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안일하게 과거 방식을 답습하는 수준으로 구조조정에 임한다면, 국가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고, 사회적으로 불평등·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경실련은 산업 및 기업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정부는 부실 경영, 관리·감독실패, 부실 대출에 대한 책임부터 우선적으로 물어야 한다.
 부실경영의 책임은 우선적으로 경영진과 대주주에게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는 부실을 불러온 경영진과 대주주들은 책임과 고통분담은커녕, 기업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사전에 주식을 매각하는 비윤리적 행태까지 보여 왔다. 이는 최근 동양그룹 사태와 한진해운 최은영 전 회장 및 일가의 주식매각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정부와 채권단에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사퇴, 재산출연 등을 통해 강제적으로 책임을 묻도록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대규모 국책은행 등을 통해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될 경우,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공적자금 회수 방안이 있어야 한다. 이는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고, 대출을 해준 민간금융기관 역시 마찬가지 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대출 규모가 2008년 34조원에서 2015년 82조원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의 경우 최근 3년 사이에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산업은행은 또한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1조6천억원 정도를 지원해 놓고도 부실 회계가 발생하는 등 관리·감독 문제가 발생했으며, 금융당국 또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지적이 일고 있다. 결국 정부는 부실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대주주, 채권단, 관리·감독 주체들의 책임을 우선적으로 물어야 한다.

 

  둘째, 정부는 국회, 채권단, 기업, 협력 및 하청업체,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조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합의 하에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산업통상자원부, 국책은행 등 범정부 위주로 구성되어 진행되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정부 중심의 협의와 진행의 문제점은 대상기업의 선정, 재정의 투입 원칙과 회수방안, 구조조정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 원칙과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일방적으로 급한 불끄기 식으로 진행된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노동자, 협력업체 등 구조조정 최대의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은 철저히 배제되었고, 국책은행들의 부실은 심화되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은행들을 살리겠다고 86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13조원 정도는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지난 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에서도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금융지원의 12%가량이 한계 대기업에 투입되었음이 보고되었다.

 현재 우리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이 단순히 재정지원, M&A 등으로 해결해서는 결코 안 된다. 구조조정 대상 산업과 기업을 놓고 향후 국가성장전략과 결부시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하에 최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정의로운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고,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수립하여, 제시해야 한다.

 셋째, 노사와 채권단은 협의를 통해,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고통분담 계획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 구조조정의 부담은 국민들과 노동자, 협력업체 및 하청업체들에게 전가시켜 왔다. 특히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노동자들은 그 과정에서 대량해고라는 뼈아픈 고통을 겪었다. 대표적인 쌍용차 해고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고되는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대책, 재고용 및 재교육 방안 등 아무런 대책 없이 진행된다면, 우리경제의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노동자들의 실업대책은 해당기업 뿐 아니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회생시키기로 결정하면 금융권을 포함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이루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지원책들이 이뤄진다. 이런 지원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경영 실패와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규명 뒤에 경영진과 대주주, 채권단의 고통 분담 계획이 나와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에서는 올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장률은 이 보다 훨씬 더 낮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 과정에서 국가와 기업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구조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지금 우리경제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노동시장 양극화, 서민경제의 악화 등으로 거대한 불황에 빠져있다. 따라서 5개 경기민감업종은 물론,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무엇보다 이러한 국가적 현실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과거와 같이 안일하고도 단기적인 방식으로 대처할 경우, 우리 경제의 희망은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고, 국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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