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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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부의 ‘지구촌 새마을 운동’에 대한 경실련 입장
박근혜 정부, 

지구촌 새마을운동에 정치적 의도 배제하라


-새마을 운동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장기적 비전 수립이 선행되어야-


지난 20일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이어, 28일 안전행정부·외교부는 ‘지구촌 새마을운동 전략보고회’를 열어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전행정부와 외교부 및 관련 기관은 ‘지구촌 새마을운동 종합추진 계획’을 마련하여 새마을 운동이 개도국의 빈곤퇴치에 기여하는 보편적 농업지역개발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목적이다.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는 이미 여러 개별 부처 및 단체에서 진행되고 있었으며 국무조정실 산하의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2011년 ‘새마을운동 ODA 사업모델 추진계획’을 세운바 있다. 이 계획이 지난 28일에 발표된 ‘지구촌 새마을운동 종합추진 계획’의 바탕이 되었다. 2011년부터 진행되온 새마을운동 ODA 사업모델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현재 르완다, 미얀마, 라오스에서 새마을운동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평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다. 

물론 그동안 여러 지자체와 단체들에서 단기적, 간헐적으로 진행해오던 새마을 운동 세계화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직 새마을 운동의 적실성에 대한 평가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개발의 뚜렷한 기조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를 진행하는 박근혜 정부에 경실련 국제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한다.

첫째, 한국의 농촌개발경험 모델로서 새마을 운동에 대한 국내적 평가 없이 이루어고 있는 새마을운동 세계화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한다. 70년대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물론 공동체의식을 통한 농촌개발이라는 영향이 있었지만 관중심의 개발이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최근 국제개발레짐은 원조 수혜자의 자주성(ownership)과 역량강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개도국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정치체제가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에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의 우수한 경험을 수출하려는 일방적인 자세가 아니라 현지의 필요에 따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장기적인 비전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국제개발기조의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의 지구촌 새마을 운동이 순수한 개발협력의 동기 보다 정치적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당장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당시에도 녹색성장이 국제개발분야의 중심에 있었으나 5년이 지난 지금 녹색성장사업들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2015년까지 GNI 대비 0.25%로 확대하는 ODA 예산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사용이 염려된다. 장기적인 비전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고 나온 새마을 운동에 대하여 지금은 너도나도 동참하고 있지만 5년 후 다음 정권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의문이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통해 내년부터 시행될 ‘지구촌 새마을운동 종합추진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한다. 

첫째, 외교부와 기재부 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와 개별 단체가 수행하는 새마을 운동 세계화 사업에도 개도국 정부의 국가개발전략과 우리 정부의 국가협력전략(Country Partnership Strategy)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개도국의 필요에 따른 사업과 각 지자체와 개별 단체별로 중복 또는 분절화 되지 않은 사업의 진행이 가능 할 것이다.

둘째, 새마을 사업에 대한 책무성(accountability)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각 지자체와 개별단체의 새마을 운동 세계화 사업에 대한 명확한 모니터링과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 ODA 사업은 각 수행기관이 자체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1년 수립된 ‘새마을운동 ODA 사업모델 추진계획’은 아직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지금처럼 적절한 책무성 체제 없이 새마을 운동 세계화가 확대된다면 세금을 사용하고도 현 정부 이후 새마을 운동 세계화 사업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모니터링과 평가방법이 빠른 시일 내에 수립되어야 하며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셋째, 장기적인 계획 하에 새마을 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그리고 개도국 현지를 연구할 수 있는 지역전문학자가 서로 선순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할 것이다. 이는 지역학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와 개발협력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및 일자리창출과 직결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개도국의 역사와 정치사회제도에 대한 이해 없이, 새마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조성되지 않은 채, 예산 규모와 사업 확장만을 꾀한다는 것은 결코 개도국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국내에서도 잠시 지나가는 유행과 같이 시간이 지나면 국민에게서 잊혀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넷째, 종합추진계획 수립에 있어,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국제개발 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욱 투명하고 효과적인 추진계획의 수립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가능할 것이다.

 

국제개발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새마을 운동에 대한 명확한 평가 없이 박근혜 정부의 ‘지구촌 새마을 운동’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면 이는 재정적자 속 예산의 낭비 혹은 국제적인 망신으로 이어 질 수 있다. 특히, 박정희 ·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정부의 특성에 따라 정치적으로 의도된 계획이라면 그 의도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명확한 기조와 투명한 계획을 통해 개도국 중심의 자주적인 개발모델에 근거한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추진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경실련 국제위원회는 앞으로 정부의 새마을 운동 세계화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