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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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부의 피임약 재분류에 대한 경실련 입장

국민혼란만 가중시키고 실익없이 끝난 정부의 피임약 재분류

낙태예방을 위한 사후응급피임약의 접근성 제고 필요하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어제 의약품 재분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최초 분류()에서는 사후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사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각각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유지하는 방안으로 최종 결정했다.

 

   40여년간 특별한 부작용 보고 없이 일반약으로 판매되던 사전피임약을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약리적 기준만을 근거로 전문약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매우 일방적인 결정이었으므로 일반약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사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유지하는 것은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여성의 건강상의 실질적인 위험을 줄이겠다는 본래의 의약품 재분류 목적을 간과한 결정으로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한다.

 

   현행 모자보건법과 형법상 사회경제적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법적인 낙태수술의 위험에 여성들은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의도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정책적으로 마련되어야하며 우선 효과적인 피임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후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은 의약품 이용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의도하지 않은 임신과 이로 인한 불법적이고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낙태수술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적 수단이다.

 

   특히 산부인과 접근성이 어려운 청소년과 미혼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사후응급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유지하면서 단순히 처방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만을 확대하는 방안은 이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응급약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고 취약계층이 이용가능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통한 이용접근성 제고이다.

 

   이번 피임약 재분류 과정은 국민에게 피임약 복용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키고 개선책도 제시하지 못한 해프닝으로 끝났다. 정부는 관련 연구 조사 등을 검토한 결과 사후응급피임약은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안전한 의약품으로 규정하며 응급의 목적을 고려할 때 일반약 전환이 필요하다 했다. 이렇듯 종합적인 검토와 대책을 마련했다던 정부가 사후응급피임약의 접근성제고가 오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부 종교계와 해당직역의 구태의연한 주장을 핑계로 시기상조 운운하는 것은 처음부터 추진할 의지가 없었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오남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그저 말뿐인 약속이었는지, 책임지지 못한 정책으로 국민에게 피임약 이용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강조하건데 피임은 여성 스스로 선택과 책임을 가지는 권리로 인정해야 하며, 교육을 포함한 피임관련 정책의 개발과 피임약의 접근성 제고는 함께 추진되어야한다. 따라서 피임약은 여성의 건강과 선택권을 함께 보장하는 범위에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가 더 이상 직역의 이해에 휘둘려 피임관련 정책 부재의 문제를 의료인의 독점권 유지라는 방식으로 여성들에게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전가시켜서는 안된다. 경실련은 이번 정부의 사후응급피임약의 전문약 유지는 직역의 이해에 휘둘려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낙태의 위험성을 여성에게 떠넘긴 무책임한 결정으로 판단하며, 향후 피임접근성의 문제로 인한 불가피한 낙태사례 등을 모아 정부를 상대로 법적대응 등 사후피임약의 접근성 제고를 위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