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재벌/중소기업] 정부 여당 말바꾸기에 끝없이 추락하는 중소상인 생존권

‘통상교섭본부장’이 입법 좌지우지 하는 대한민국 국회


한나라당·정부 말 바꾸기에 중소상인 생존권은 끝없이 추락
5월 임시국회 즉각 소집해 SSM법안 처리해야


1. 4월 국회에서도 SSM법안은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 및 정부의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했던 SSM법안(유통산업발전법·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 개정안)이 어제(29일) 법사위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반대로 인해 또 다시 입법에 발목이 잡혔다.


당초 SSM법안의 해당 상임위인 지식경제위원회는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이하 상생법)을 통합하여 처리하는 것을 전제로 규제 수위를 대폭 줄여 여야 및 정부의 합의를 도출해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법사위에서 한나라당은 여야 합의를 깨고 외교통상부가 반대하는 점만을 들어, 사실상 쭉정이 법안인 유통법만 통과시키자고 입장을 돌변하였다.


이미 SSM의 소관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두 법안의 통합처리를 요청한 바 있고, 중소기업청 또한 두 법안 모두 시급함을 밝힌바 있다. 어느 나라 국회가 통상 기술자의 주장에 휘둘려, 자국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입법 논의를, 그것도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와 정부 주무 부처까지 합의 처리한 법률을 뒤엎을 수 있는가. 이미 국회 입법조사처, 법무부, 수많은 법률전문가들이 SSM에 대한 허가제 도입조차 국내외법적으로 충분히 타당함을 역설해 왔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역시 공고히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규제 수위를 대폭 축소한 법안조차 일부 부처의 일방적인 주장에 휘둘려 입법을 무산시킨 것은 국회의 권한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한나라당에 있으며, 국회는 즉각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SSM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2. 더욱이 외통부가 반대하는 상생법 개정안은 새로운 내용을 입법화 하는 것이 아니라 불분명한 내용을 명시화하는 수준이어서 반대할 법적인 근거도 전혀 없다.


개정안의 내용은 사업조정제도에 가맹점 SSM을 포함하는 것을 명시화하는 것뿐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밝힌 바와 같이 사업조정제도의 입법 취지를 보았을 때 가맹점 SSM은 사업조정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돼야 함이 분명함에도 그동안 이에 대해 소모적인 논란이 있었다. 또한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조차 어제 법사위에서 “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봤을 때 가맹점 SSM은 이미 이 법의 목적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도입하자는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김종훈 본부장의 비논리성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이번 SSM법안은 상생법에 규정된 사업조정제도에 가맹점 SSM을 명시화하는 조건으로 유통법 개정안에는 그동안 정부가 주장해 왔던 강화된 등록제조차 후퇴해 전통시장 인근의 지엽적인 장소에만 규제를 하고 그 외 지역은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럼에도 상인들은 가맹점 SSM에 대한 문제가 워낙 시급해 실효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는 이번 법안조차 ‘울며 겨자먹기’로 묵인하였던 것이다.


3. 사실상 이번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상인들은 지금과 다를 바 없이 대형유통회사들을 상대로 불공정한 경쟁에 노출돼 생존권 투쟁을 이어나가야 한다.


한나라당과 외통부는 마치 전통상업보존구역 설정으로 인해 큰 규제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국회 지경위에서 조사한 바와 같이 현재 SSM이 들어오려고 하는 곳 중 전통상업보존구역(전통시장으로부터 500m이내) 내에 해당 하는 것은 30% 수준이다. 하지만 SSM이 전통시장으로부터 500m 밖에 있다하더라도 주거밀집지역에서 전통시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면 전통시장이 받는 타격은 별반 다를 바 없다.


또한 전통상업보존구역이 설정되고 나면 SSM은 그 구역 밖에 개설하면 그만이고 그렇게 되면 또 다른 골목상인들은 그대로 피해에 노출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유통법 개정안의 실효성은 극히 미약할 수밖에 없다. 다만 상인들은 두 법이 같이 통과돼 임시방편으로 나마 사업조정제도를 활용해 대형마트 및 SSM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도 계속해 보겠다는 절박함으로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


4. 내달이면 국회는 전반기를 마치고 상임위를 새로이 구성하게 된다. 6월에는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상임위 교체와 선거 등으로 인해 향후 국회가 제대로 열릴 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회는 중소상인들의 절박함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즉각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SSM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와 한나라당은 말로만 ‘민생’을 외치며 국민들을 현혹하는 정치적 상술을 중단하고 그 책무를 다해야 한다. 지금 중소상인들의 분노와 실망감은 빗댈 데가 없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5월 임시국회에 응해 SSM법안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는 다면, 중소상인들과 국민들의 공분이 한 달여 남은 지방선거를 통해 분명하게 표출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