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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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제약협회 산하기관으로 전락한 보건복지부

 지난 2년간의 고지혈증(高脂血症) 약값인하 시범평가 결과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오늘 2월 27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가 열린다. ‘고지혈증치료제 경제성 평가 결과에 따른 조치(안)에 대한 심의‘안건이 그것이다. 이번 결정은 앞으로 건강보험의 전체 기존 등재약에 대한 약가인하조치의 기준이 되는 시범조치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이 시범조치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상정한 안건은 원래 약가거품을 제거하여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조치와는 거리가 멀다. 이미 고지혈증 약가 경제성평가 시범조치는 약값인하를 하자는 원래목적에 비추어 최소한의 약값인하만을 결정하여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최종적으로 결정을 위해 건정심에 상정된 안건을 보면 이 미온적이고 최소한의 약가인하조치에서도 심각하게 후퇴하여 약제적정화방안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안건이 상정되었다.
 
  첫째 이번 안건은 약값을 인하할 때 ‘제약업체의 충격을 완화하기위해’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제약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정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제성평가 결과는 지금까지 제약회사가 국민들의 돈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부당이득을 과거에 까지 적용하여 부당이득을 환수하지는 못할망정 제약회사에 충격이 되니 몇 년 동안 조금씩 부당이득을 줄이라는 것이 도대체 될 법이나 한 소리인가?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른 나라의 건강보험재정에서 지출되는 18%정도의 약가보다 10%이상이 높은 29%의 약가를 부담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이 경제 위기 시기에 국민들이 겪고 있는 충격보다 제약회사의 충격이 그토록 중요한가? 복지부가 지금까지 5년간의 약가재평가가 제약업계에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던 판단이 달라진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


  더욱이 복지부의 애초계획대로라면 고지혈증 약가평가는 2007년까지 종결되고 2008년부터 적용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늦어진 경제성평가, 평가결과 발표 이후 제약사의 발목잡기에 장단을 맞추어 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시간끌기로 2009년이 한참 지난 다음에야 최종결정이 내려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연간 국민의 돈 453억 원이 제약회사 호주머니에 1년간 더 들어갔다. 그런데 이를 3년 더 늦추자는 안건이 건정심에 상정된 것이다. 늦어진 평가일정에 대해 책임을 묻고 그에 대한 대안을 내 놓아야 할 건정심에서 국민의 돈을 계속 제약회사에게 주겠다는 결정을 하라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보건복지부인가?
 
  둘째 이번 건정심 안건내용 중 특허약의 약가거품을 그대로 인정해 주자는 방안은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입법취지에 근본적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제약회사는 ‘특허약은 특허가 만료되면 약값이 떨어지니 경제성평가로 약값을 인하하면 중복인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약제비적정화방안’은 비용에 비추어 효과적인 약만을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약값을 절감하자는 제도이다. 이 때문에 특허약으로 등록되는 신약부터 이미 적용 중에 있다. 또 경제성 평가없이 가격이 결정되었던 기존의 약들도 특허가 있건 없건 경제성 평가를 받게 하는 것이 이 약제비 평가제도의 취지이다. 기존 약들이 경제성 평가 없이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국민들에게 부당이득을 챙겨왔던 것을 바로잡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특허약을 배제하면 국민들에게 가장 큰 부당이익을 챙겨왔던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약들이 제외된다.


  특허만료 후 약값이 떨어지는 것과 경제성 평가 없이 책정된 약가거품을 제거하는 것은 엄연히 별도의 문제이다. 이는 ‘중복인하’가 아니라 두 가지 다른 약가거품, 즉 ‘곱빼기 약가거품을 제거’하려는 별도의 제도이다. 특허약이라는 이유로 경제성평가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다. 그런데 복지부가 이 다국적 제약회사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안건에 상정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건복지부인가?
 
  셋째 이번 안건은 급여평가위원회에서 경제성 평가기준자체에 아예 없는 화이자의 약값을 일방적으로 올리는 결정도 포함되어있다. 애초 화이자의 리피토정에 대해 심평원 담당자는  1정당 838원을 제시하였으나 급여평가위원회 위원장이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 제품을 기준으로 917원으로 가격을 높여 제안하여 결정된 내용이 이번 안건에 올라와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까지 기등재약 목록정비를 완료하고 약제비 비중을 24%로 줄이기로 국민과 약속한 바 있다. 2008년 29%에 가까운 약제비 비중을 감안할 때 약가인하를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하고, 특허약의 약가거품을 경제성 평가의 예외로 하겠다는 방안으로는 약가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보험료를 납부하고 약값을 지불해야 하는 국민의 부담은 무시하고 공급업자의 ‘충격완화’에만 귀를 기울이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경제위기 속에서 신속한 약가인하를 통한 건강보험재정 절감과 이 재정을 보장성 확대에 사용하여 의료비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건복지부가 취해야 할 올바른 정책방향이다. 보건복지부는 제약회사의 복지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 국민들의 복지를 위한 기관이다.


2009년 2월 2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단체협의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건강권보장과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희망연대(건강세상네트워크, 서울YMCA시민중계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참여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연구노조 보건사회연구원지부, 연세의료원노동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기독청년의료인회, 행동하는의사회 대전참여자치연대,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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