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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제조물책임법, 3배 손해배상 상한제 폐지해야

국회 통과된 제조물책임법,
소비자 입증책임 전환하고 3배 손해배상 상한선 폐지해야.
– 타인의 생명과 신체의 손해에 대한 법적상한을 없애야 –

지난 3월 30일, 결함 등에 대한 피해자 입증책임 완화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제조물책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제조물책임법 개정은 결함 제조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 판매,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장치 조작 등 기업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양산했다. 그러나 현행 민법상 손해배상제도는 소비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며, 손해배상금액도 현실적으로 발생한 구체적 손해를 금전배상의 방법으로 전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고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사회적 통제나 처벌이 미흡하고,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제조물책임법 개정안은 결함 등의 추정규정을 두어 피해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있으며, 3배까지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결함 제조물의 피해구제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역할은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증책임이 완화되긴 하였지만 여전히 입증책임을 부담해야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역시 최고상한선을 3배로에 한정하다보니, 결함제조물에 대한 사업자의 엄중한 책임과 재발방지, 그리고 소비자피해보상이 현재보다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에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제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결함 제조물에 대한 피해구제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결함 등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전환하고, 손해배상액의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

결함 등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전환하여야 한다.

현행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제조물에 결함이 존재하고, 손해가 발생하였으며, 손해와 결함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피해자가 입증하여야 한다. 그러나 사업자에 비하여 제조물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소비자가 이를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법원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등에는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함으로써 소비자의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제조물책임법에서 개정한 내용은 상기와 같이 법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을 제조물책임법에 규정화 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번 개정안에서 결함 등을 추정할 수 있는 3가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은 결함제조물 피해자에게 입증책임의 방향과 내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피해자는 상기 3가지 상황인 ①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 ②그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부터 초래되었다는 사실, ③그 손해가 해당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사실 등을 여전히 입증하여야 한다.

현재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표시광고에서 주장하는 내용에서 사실과 관련된 사항에 대한 입증책임,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개인정보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 또는 훼손 등에 대한 입증책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서 소비자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계약과 관련된 입증책임은 사업자에게 전환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제조물책임법에서도 결함 등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전환하여야 한다.

아울러, 고도의 기술과 지식, 정보 등이 융합되는 사물인터넷이 소비생활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소비자분쟁 전 분야에서 소비자의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전환하는 것도 지금부터 심도 있게 검토하여야 한다.

징벌배상 대상에 재산적 손해도 포함시키고, 3배의 상한선은 폐지되어야 한다.

개정안에서는 제조업자 고의로 발생한 결함 제조물로 인하여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은 자에 대해서는 징벌적 의미의 3배 배상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결함 제조물로 인한 피해는 단순한 재산적 손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을 사망케 하는 인명피해도 발생시킨다. 그런데도 3배 범위 내에서만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3배 배상제도는 재산적 손실에 많이 적용되며, 인명피해에는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3배 배상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하도급법, 대리점법,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기간제법 등도 모두 그 피해가 인명 손실이 아닌 재산적 손실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제조물책임의 대상인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생명·신체 상 손해와 재산상 손해(그 제조물에 대하여만 발생한 손해는 제외)”중에서 통상 3배 배상의 대상인 “재산의 손해”는 제외하고 있으며, 엄격한 징벌배상의 대상인 인명손실에 대해서도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피해를 입은 자”에 대해서만 3배 배상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되어 있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차치하다라도, 중대한 인명피해에 한하여 3배 이내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결함제조물의 피해를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개정안의 3배 배상대상에 재산적 손실을 포함시키고, 손해배상의 상한인 3배는 폐지하여야 한다. 이는 법원에서 인명피해인지 재산적 피해인지, 피해의 심각성은 어떠한 지 등 여러 상황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하여야 한다.

문의 :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팀장 010-345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