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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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CCEJ 칼럼] <19대 대선, 차기 정부에 바란다Ⅲ> –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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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차기 정부에 바란다> Ⅲ. 정치분야

민주공화국을 위한 정치개혁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돼 있는 현 상황은 한국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민들은 비선 실세에 의해 국정 농단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그것이 촛불의 힘으로 발현됐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크다.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인식이 요즘처럼 큰 공감대를 얻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민들의 요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실망스럽다. 적폐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적페 세력이 누구냐에 대한 논란이 중심을 이룰 뿐 진정한 정치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당과 후보가 잘 안 보인다. 정치개혁에 대한 담론과 정책이 선거과정의 중심에 서 있지 못하고 네거티브 공방들만이 난무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권은 촛불 민심으로 발현된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의 요구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화할 필요가 있다. 촛불 정국에서 시민들에 의해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이다.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가슴에 품고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 정치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거나 별 관심 없던 시민들도 민주공화국의 위기에 반응을 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지금이 헌법에 규정돼 있는 민주공화국의 정신에 입각해 정치개혁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헌법에서 규정하고 민주공화국의 실현을 위해 어떠한 정치개혁을 도모해야 할 것인가? 시민이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정치개혁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다만 다음의 세 가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투표연령을 인하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시민들이 투표권은 실질적으로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무기가 된다. 그래서 정치권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가급적 많은 시민들에게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투표권을 갖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면 그 우려감을 없앨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에 투자를 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적 능력(IQ)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만 19세 투표연령을 고집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보다 많은, 그리고 다양한 시민들이 투표권을 가질 때 정치권은 민주공화국의 이상에 보다 근접하게 반응할 것이다.

둘째, 시민들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현행 한국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시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또한 거대정당들은 자신들이 득표한 표와 비교해 과도하게 많은 의석을 가져간다. 민주공화국의 시민 개개인은 모두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 동등한 권한을 갖는다. 그러므로 민주공화국의 이상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선거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단 한 번의 선거로 1표라도 많은 후보가 당선되는 현행 대통령 선거제도보다는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가급적 시민들의 의사가 정확하게 정치적 결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도 좀 더 비례적인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통령의 권력자원을 제한하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정치의 문제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로 단순하게 규정하고 통치권력구조만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인식도 벗어나야 한다. 사실 대통령제가 무슨 죄가 있을까? 헌법에서 규정해놓은 대통령제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정치인들이 문제인 것이지. 대통령이 제왕적이라고 하지만 정책과 관련한 부분은 삼권 분립,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면서 실제로 한국의 대통령이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다. 문제는 청와대, 검찰, 국세청, 감사원, 국정원 등 정책과 무관하게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권력자원을 제한하고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권자이자 권력자인 시민들이 자신의 눈으로 대통령의 통치를 관찰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시민과 대통령 간의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정치는 시민들의 권리와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의 시민에 걸 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주인인 시민을 섬기는 정치권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민주공화국에서 진정한 배신의 정치는 이것이고,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