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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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주거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 환영하지만 한계 많아
– ‘주택’에서 ‘주거’로 전환되는 계기가 돼야 –
– 세입자의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근거조항 추가해야 –
1. 주거기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된 주거기본법은 주택의 건설과 공급, 임대주택의 공급, 공동주택의 관리, 주거환경의 정비, 주거비 보조, 주거약자 지원, 최저주거기준 및 유도주거기준 설정, 주거복지센터 설치 및 전문인력 양성 등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을 담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정책의 기반이었던 ‘주택’에서 ‘주거’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주거기본법 제정을 환영한다. 
2. 그 동안 주택은 거주가 아닌 투기의 수단이었다. 짓지도 않은 집을 사고팔면서, 거품이 만들어 졌다. 땀 흘려 일하기 보단 투기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경제부정의가 우리사회의 가치였다. 그 결과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졌고, 심각한 가계부채와 심화된 양극화는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주거기본법은 이러한 잘못된 주택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3. 그러나 아쉽게도 주거기본법이 진정한 인식 전환과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최근 전세 값 폭등과 급격한 월세전환으로 인한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악화되면서, 국회가 서민주거복지특위를 구성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졸속 입법이기 때문이다. 법률 체계도 엉망이고, 개별법과의 관계도 정립돼 있지 않다. 또한 다수의 선언적·추상적 조문과 공급자 위주의 조항, 불명확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책임, 빠져있는 세입자 보호대책. 한마디로 주거기본법은 엉성한 법이다. 
4. 이에 경실련은 주거기본법의 상징성을 고려해, 실질적 주거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주거기본법은 주거권 실현이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헌법과 개별 법률의 중간단계에서 기본 체계를 잡아주고 개별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주거기본법의 체계를 정비하고 국민의 권리와 정부·지자체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주거정책의 정의도 설정해야 한다.
   둘째, 경제적 약자에 대한 주거권을 명시해야 한다. 주거기본법 제2조에는 국민은 관계 법령 및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경제적 위험에 대해서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법령 및 조례로서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물리적·사회적 위험에서 경제적 위험까지 포함시키고, 주거기본법에서 규정한 주거권을 법령 및 조례로 보장해야 한다. 
   셋째, 세입자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근거 조항이 추가돼야 한다. 주거기본법에는 세입자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정책수단도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안정적 거주기간과 급격한 주거비 부담으로 부터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직접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임차인에 대한 교육 및 관련 단체 지원, 강제퇴거 금지 등의 내용도 포함시켜야 한다. 그 외에 세대별, 계층별, 지역별로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안전장치와 부동산 거품을 없앨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5.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증가 그리고 경제성장기의 주택정책 핵심은 효율적인 주택공급에 있었다. 그러나 도시의 안정기와 경제 저성장기의 주택정책은 주거약자의 주거안정에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국회는 서민주거안정을 외쳤지만, 서민들의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 졌고,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졌다. 정부와 국회는 주거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주거약자의 주거불안해소를 위한 부동산 거품제거와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  
2015년 5월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