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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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주5일 근무제 정부안을 비판한다.

2001년 12월 19일 유용태 노동부장관과 장영철 노사정위원장은 김대중 대 통령에게 주5일근무제 도입과 관련한 노사정위 논의 경과와 정부 입법 추 진 일정, 민간 및 공공부문 도입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앞서 18일 언론보도에 의하면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정부안이 확정되었다고 보도하자 노동부는 즉각 정부안은 아직 최종 확정된 바 없 으며, “노사정위원회에서 끝내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관계부 처 등 정부내 의견을 조율중이며,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부의 최종 입법방침 및 도입방안을 조속히 확정·발표할 예정”이라는 해명자료를 배포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노동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노동부안은 상 당히 구체적인 것으로 노동부의 “원안”으로 볼 수 있는 근거들이 발견되 었고 실제 노동부장관과 노사정위원장이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주 5일 근무제 도입방안을 둘러싼 노사정위원회의 합 의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민간부문의 주 5일제 시행방안을 담은 “근로 기준법 개정안”과 공무원 주 5일 근무제, 학교 주 5일 수업제 도입방안 을 함께 마련, 이번 주 중 대통령 보고와 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를 거 쳐 최종 확정한 뒤 이 달 말께 입법예고키로 했다고 한다.


우리는 노동안이 무원칙한 것일 뿐만 아니라 노사정위의 공익안에 비해 크게 후퇴되었음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다행히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는 해명에 안도를 하며, 보도된 “원안”이 다음과 같이 크게 수정되어야 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1. 시간단축의 단계적 시행 – 중소제조업의 근로시간 단축이 목표 “원안”에 의하면 주 5일 근무제는 공공부문, 금융·보험업, 1천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내년 7월 1일부터 실시하고, 300명 이상 사업장은 2004년 7월 1일, 10명 이상 사업장은 2007년 1월 1일, 10명 미만 사업장 은 2010년 1월 1일 시행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단축이 용이한 부문부터 우선 시행하는 것을 현실적 고 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1989∼1991년의 경우도 300인 기업을 기준으 로 대기업을 우선적으로 단축한 경험이 있다. 그


런데 우선단축부문으로 제시하고 있는 공공부문, 금융·보험업의 경우 실은 장시간 근로 사업장이 아니다. 41∼42시간을 근무하는 사업장의 근 로시간을 법제정을 통해 40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근로시간 단축이 가장 시급한 부문은 주 50시간 이상 근로하는 중소제조 업이다. 따라서 “원안”이 기계적으로 열거한 기업 규모별 시간 테이블은 재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근로시간 격차 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근로시간 단축의 목표는 중소제조업에 두어야 한 다. 주 5일제 근무를 조기에 도입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조세, 사회 복지, 인력난 완화 등 지원책을 동시에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2. 연장 근로시간 및 가산임금 – 가산임금 삭감은 모순 “원안”에 의하면 향후 3년간 한시적으로 연장근로의 상한선을 주당 12시 간에서 16시간으로 연장하고 늘어나는 4시간분에 대한 가산임금을 현행 50%에서 25%로 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입법을 하는데 가산임금을 가중하지는 못할지언정 연장 근로시간을 늘리고 가산임금마저 삭감한다는 것은 스스로 모순이다. 연장 근로를 시행할 경우 현재 입법이 불비한 일단위 상한근로시간을 설정하여 야 한다.


3. 탄력적 근로시간제 – 확대는 주 40시간제 정착 이후에 “원안”에 의하면 탄력적 근로시간의 단위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1년 이내 로 확대하고 상한 근로시간을 일당 12시간, 주당 52시간으로 하되 단위기 간이 6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주당 50시간으로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세계 최장이며, 근로감독 등 노동행정 인프라가 미흡한 시점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것은 불규칙·장시간 노 동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 확대는 주 40시간제가 정 착된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주 5일 수업제 – 교원충원이 전제되어야 “원안”에 의하면 주 5일 수업제를 2003년 3월부터 월 1회, 2004년 3월부 터 월 2회 시범실시를 거쳐 중소기업시행시기와 연계해 전면 도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 5일 수업제의 전제는 교사의 주 40시간 근로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규교사의 대폭 충원을 위한 계획을 동시에 제시해야 할 것이 다.


위와 같이 노동부의 “원안”은 주 40시간제 이행의 필연성에 대한 인식 없 이 “노사간의 합의”에만 의존하다가 급기야 양측 주장을 모자이크하여 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 결과 곳곳에 모순점이 발견되는 것이다. 정부는 심기일전하여 세계 최장 노동시간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한 원 칙 있는 안을 제시하여 근로시간 단축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2001.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