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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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중앙정부의 거수기 역할 자처한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이하 개편위)는 오늘(7일) 시․군․구 통합기준을 발표했다. 개편위는 시군구 통합 기준을 1차적 기준으로 인구 또는 면적이 과소한 지역, 2차적 기준으로는 ▲ 지리·지형적 여건상 통합이 불가피한 지역 ▲ 생활권·경제권이 분리되어 주민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지역 ▲ 역사·문화적으로 동질성이 큰 지역 ▲ 통합을 통하여 지역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지역 등의 통합 기준을 제시했다.

경실련은 시․군․구 통합을 단순히 인구와 면적 등의 획일적 기준으로 재단한 개편위의 통합 기준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경실련은 시․군․구 통합을 전제로 한 개편위의 논의 방향은 잘못되었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편위는 시․군․구 통합 기준을 공표하고 말았다. 현재의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는 오랜 역사와 문화 속에서 이루어져왔으며 각 지역적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다.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무시한 채 인구와 면적이 과소하다는 이유로 통합하는 것은 반자치적 발상이다. 인구와 면적이 작은 기초자치단체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도대체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기초자치단체는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커서 오히려 풀뿌리 생활 자치를 실현하는 단위로서는 더 작아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데도 개편위가 인구와 면적으로 전국을 재단하듯 통합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번 개편위의 통합 기준을 발표하면서 시․군․구 통합절차도 문제가 있다. 시․군․구 통합은 철저하게 지역주민들의 자율적 논의와 그에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편위는 최종적인 결정을 지방의회 의견 청취 또는 주민투표로 하도록 하고 있어 주민투표를 생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과 지역공동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을 중앙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소수의 지방의원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에 역행하는 처사다.

개편위는 자치와 분권,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세계적인 흐름과도 전혀 맞지 않는 통합 기준을 내놓았다. 이번 통합 기준은 2년 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통합 기준과 절차와 전혀 다를 바 없다. 개편위가 지난 수개월동안의 논의를 거쳐 내놓은 결과물이 중앙정부의 의견이 그대로 수용된 통합 기준안이라는 것은 개편위가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개편위가 스스로 위원회의 정당성을 상실한 채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자처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미 우리는 2년전 중앙정부 주도의 통합 강행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간의 갈등과 혼란을 경험한 바 있다. 이번 통합 기준 발표로 또다시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이 극심해질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개편위의 무책임한 논의로 인해 나타날 지역간의 갈등과 대립에 대해 개편위가 그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할 것이다. 또한 이번 통합 기준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개편위나 정부가 지자체에 통합을 강제해서는 안된다. 통합은 지역주민 스스로의 요구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끝.

<문의 : 정치입법팀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