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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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지방자치와 교육 예산

 


이원희(경실련 예산감시위원장 한경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 애착의 수준을 넘어 집착에 이르는 수준이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교육이 신분 상승의 기회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은 인간의 잠재력을 양성하는 것보다는 국민 전체의 서열을 매기는 수단이 되었다. 분권화를 하지 못하고 중앙에서 통제를 했다. 자율과 창조 보다는 표준화가 지배했다. 이런 체제가 소품종 대량생산의 산업사회에서 능률성 향상을 위해 순기능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교육은 지방자치, 분권화의 시대에 전면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적 방향에 대해 원론적인 동의를 하면서도 구체적인 준비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자치를 하지 않아 교육행정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간접선거를 통해 교육감을 선출하기 때문에 주민에 대한 직접 책임이 약하다. 교육청을 통제하기 위한 교육위원회가 있는가 하면, 도 의회의 상임위원회로 교육위원회가 있어 2중적인 절차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관련 예산이 매우 기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고, 재정규율이 정립되어 있지 못하다. 지난 6월 16일에는 도 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였는데 모든 문제점이 압축되어 있는 예산이었다. 2004년도 결산상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을 예상하고 미리 2005년 세입으로 2천40억원을 상정했는데 실제 결산의 결과 세계잉여금이 발생하지 않아 이를 삭감하는 조치가 있었다. 예산운영의 예측 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2005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도청에서 교육세를 징수하여 교육청에 전출하겠다는 금액과 교육청에서 이 돈을 건너 받겠다고 책정한 금액이 달랐다. 결국 이번에 2천636억원을 삭감해야 했다. 예산을 연구한 이후로 주겠다는 자금과 받겠다는 자금을 달리하는 예산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본예산에서 잘못 책정된 세입 예산을 삭감하는 조정하면서도 세출을 구조 조정하는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다. 그래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6천312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승인을 할 뿐이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교육세 중 국세분의 결손액에 해당되는 632억원만 부담을 할 뿐이고 나머지는 자체 부담해야 한다. 결국 경기도가 세금으로 충당하든지 나중에 지방채 상환을 위해 또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 고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군다나 지방채 발행을 통해 투자적 경비에 충당하여 미래세대가 혜택을 누리는 사업이라면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인 논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의 지방채는 인건비 부족분 3천899억원 등 경상적 경비를 충당하는 것이어서 매우 염려가 된다. 또한 이번에 민간투자유치의 새로운 기법으로 제시된 BTL 방식이 추경에 대폭 적용된다. 학교 신설이나 체육시설 등을 민간의 자본으로 먼저 건축하고, 완공 후에 20년에 걸쳐서 비용을 상환하여 주는 방식이다. 당초 163개 시설에 1조4천451억원의 채무부담행위를 하려고 했다. 도 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여 체육관 신설의 경우 당초 93개소에서 43개로 줄여서 1천 437억원의 채무부담행위를 줄이는 조정이 있긴 했으나 향후 재정의 재정 운영의 애로 요인이 될 것이다.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열의에 비해 교육행정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아직 중앙정부의 보호 속에 안주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지방자치단체에 교육에 대한 부담을 늘리는 방향을 설정하는 모순이 있기도 하다. 중학교 의무교육을 하면서도 교사의 봉금 중 일부분은 경기도가 부담을 하고 있다. 이래저래 경기도가 교육에 부담하는 것이 1조 3천억원에 해당된다. 특히 급속한 인구 유입으로 교육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에 대한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종래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의해 시행하는 사업 중 300세대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하는 경우 분양받는 자에게 부담하던 학교용지부담금이 위헌 판결을 받아서 이제 용지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런 위기의 구조 하에서도 교육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양다리에 걸쳐 앉아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세입을 확충할 수 없는 법적인 능력에 한계가 있다면 효과가 의심스러운 일회성의 행사 경비를 조정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국민의 과잉 의욕을 이용하여 방만한 세출 구조를 고수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이 살기 위해서 적절한 재정의 확보와 건실한 예산 운영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성을 묻기 위한 장치가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