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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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지방자치위원회

지방자치위원회, 유쾌한 선생님들과의 만남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는 교수, 연구원, 관련 협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하고 있는 분야는 다양하지만 덕분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실사구시적 대안들을 찾아낸다. 참여하고 계신 위원들의 관계가 동료같은 친목을 과시하기 때문에 실무간사로서 위원회 모임을 갖는 것이 유쾌하게 느껴진다. 



풀뿌리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지역단위의 시민단체들을 제외하고 지방자치 관련해 전문성을 가지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단체로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를 빼놓을 수 없다. 지방자치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 촉구 운동을 비롯해 지방자치개혁 박람회 개최, 제도개선을 위한 국민토론회, 지방분권 국민운동, 지방감사 개선 모색, 지방자치 헌장 선포 등 지방자치 정착을 위한 활동에 주력해 왔다.

2000년 말에 열린 지방자치개혁 박람회는 다채로운 행사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24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한 모범 개혁사례를 발굴·진단·평가하여 격려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우리나라 지방자치 실시의 역사, 변화, 사건 등을 중심으로 우리 현실에 맞는 지방자치제도 발전을 조명해 보는 간담회,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출한 개혁사례 중 지방자치 발전에 꼭 필요한 사례를 엄선하여 지방자치단체(정부, 의회), 민간/NGO, 주민들이 모여 집중 토론하는 자리 마련, 국제토론회, 국내·외국 지방자치단체의 개혁사례 홍보, 지방자치 제도, 사료, 기록물, 사진, 영상 등을 대회장에 전시하여 시민, 학생들의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치의식 함양을 위한 전시회 등으로 진행됐다.

지난해는 지방의원 유급제 도입으로 인한 서울시의회 의정비 책정 과정 감시와 5·31 지방선거에 대응한 서울시장후보 토론회, 헛공약 찾기 캠페인, 주민공약제안 등 유권자정책운동 캠페인,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이행 평가 등 바쁜 한해를 보냈다.

2006년 5·31 지방선거는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유권자 편에서 유권자가 중심이 되기 위한 정책선거운동을 만들고자 했다. 지금까지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제시했던 공약을 넘어 지역주민이 내 지역에 필요한 맞춤형 공약, 내가 자치단체장이라면 제안할 수 있는 정책들을 모아 후보자에게 역으로 제안하는 ‘주민공약제작소’, 거리의 시민들이 오가며 참여할 수 있는 헛공약 찾기 거리 캠페인, 후보선택도우미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주민참여를 위한 주민소환제는 지난해 제도가 도입돼 성과를 얻은 바 있고, 올 7월이면 그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한 5·31 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4·25재보궐선거에서 공천비리로 정당공천의 폐해가 드러나 논란이 제기됐던 기초의원, 기초단체장의 정당 공천과 관련해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는 기초단위의 정당 공천 배제를 위한 제도개선 활동에 주력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위원회 위원들은 개별적으로 언론사 칼럼을 통해 정당공천 배제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하고 각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납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 대선 시기 자칫 지방자치 분야가 소홀해 질 수도 있는데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이행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차기 정부의 개혁과제를 제시할 것이며 자치단체장 공약 이행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지방의원 유급제 성과 평가를 실시하여 지방의회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이미 95년도에 외형적 틀을 갖추었으나 아직까지 지방자치는 정착되지 않았고 주민이 주인인 자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주민이 지역자치에 참여할 수 있는 주민참정제도가 도입되어 보다 발전된 지방자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경실련 지방자치위원회는 주민참정의 올바른 실현을 위해 향후에도 일정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며 제도의 취지가 실현되도록 활발한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이들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정리_ 곽선희 경실련 시민입법국 간사)


[인터뷰]  임승빈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행정학과)

지방자치, 국가적 위기 흡수·관리하는 데 큰 힘 발휘
기초의원 단체장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생활자치는 실종되고 지방정치만 남아 아쉬워


언제부터 경실련 활동에 참여하게 됐는가.

97년 경실련에서 주최한 수자원 관련 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한 이후, 경실련 도시개혁센터와 여러 차례 토론회를 통해 관계를 맺다가 2001년 당시 지방자치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익식 교수의 권유로 지방자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실련에서 활동하게 됐다.

 





3년간 지방자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좋은 기억보다는 좌절됐던 기억이 오래 남는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정당공천제가 기초자치단체까지 확대되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으나 결국 여야의 야합에 의해 통과됐을 때다. 결국 5·31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는 중앙정치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두 번째로 지방의원 유급제가 작년 처음 도입됐을 때 서울시의 경우 평균적인 일반 시민의 정서와 안 맞게 너무 높게 책정됐다. 주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서울시 의원들만의 집단이기주의식 행동의 결과였다.

이번 지방자치위원회가 이전과 다른 점이나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금이 4기인데 초대부터 3대까지가 주로 제도 만듦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는 분권화된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개선돼야 하는가에 주안점을 두려 한다. 위원회 구성도 실제 제조업, 유통업 관계자와 지역경제인을 포함시켜 학자중심에서 직능중심으로 바뀌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방자치적 요소가 개선돼야 하는가라는 과제 도출에 주력할 것이다.

이제 민선자치시대 10여년이 지났고 자치단체도 4기를 맞이한 시점인데 현 지방자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34년 만에 부활한 지방자치제도는 16개의 항공모함(광역자치단체)과 234개의 구축함(기초자치단체)이 다양성을 확대시키면서 경쟁과 협력을 통해 국가를 이끌어 간다는 면에서 한 국가의 운명이 한 명의 선장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때보다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제도라 할 수 있다. 현 자치단체들은 97년 IMF 구조조정 당시 경제위기와 2004년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정 위기를 경험하면서 안정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앞으로도 자치단체들은 국가적 위기를 효과적으로 흡수, 관리하고 대처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아직까지 지역간 이기주의와 중앙-지방정부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과제는 남아있다. 반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방자치가 실종되고 지방이 정치화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직접적으로 정당공천제를 기초자치단체까지 확대시켜 생긴 문제로 지방자치 발전을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최근 감시역할에 충실했던 시민단체들이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지는 가운데 NGO의 사회적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의 시민단체는 스펙트럼이 매우 폭넓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시민단체의 정치적 파트너십에 대해 비난할 수 없다. 다만 특정 정당과 파트너십을 맺을 때는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냈으면 한다. 이제는 시민사회단체의 정의를 보다 새롭고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 FTA 문제만 보더라도 노동자단체, 농민단체, 정당 지지세력 등 시민사회단체라고 하기에는 곤란한 단체들이 FTA 반대라는 하나의 전선으로 묶여져 다양한 대안적 목소리들이 묻혀 버렸다. NGO의 사회적 책임론은 시민단체 내부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정밀화 작업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요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 회자되면서 대안으로서 풀뿌리 운동이 거론되고 있다. 만일 시민운동이 정말 위기라면 대안운동은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흔히들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무조건 비판하는데 다르게 봐야 한다. 일면에서 시민운동에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데, 만일 시민단체가 전문화된다면 시민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심의라든가, 환경 문제라도 단순히 쓰레기 줄이자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환경지표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의 문제라든가, 아파트값거품빼기의 경우 단순히 집값 싸게 만들자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서 접근하는 경우 일반 시민의 능력을 넘어선다. 디자인의 몫은 당연히 관련 전문가, 학자 그룹에 넘길 수밖에 없다. 즉 시민 있는 시민운동인 풀뿌리 운동과 전문가 영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운동은 구별해야 하고 이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어야 한다. 모든 운동이 시민 있는 운동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최근 서울시가 실시한 공무원퇴출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 원론적으로 공무원 퇴출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그 기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기본적인 취지는 공감하나 우선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첫째, 근무평가를 하는 주체가 상위직 공무원들이라는 점이다. 하위직 공무원들만을 대상으로 지금과 같이 인성평가 위주로 간다면 눈치보기식 인간관계가 형성돼 조직에 더 큰 해가 될 수 있다. 현 인사위원회를 보다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객관적인 입지를 확보한 후에 내부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그동안 서울시가 고객만족과 투명행정을 위해 수없이 실시해 왔던 OO혁신, OO개선, OO프로젝트를 통해서 얻은 성과물과 업무평가는 무용지물인지 묻고 싶다. 단기간의 평가만으로 퇴출 여부의 기준을 삼는다면 사회적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경실련 정책 결정과정은 전원 합의제다. 다른 위원회와 이견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텐데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하지만 점점 다분화, 전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의적절한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대응이 적시에 이뤄지지 못한다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 유사분야의 경우 작은 이견 충돌은 당연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다뤄야 할 사안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면 그에 맞는 새로운 합의 구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인생관 또는 철학이 있다면.

이상은 높게 갖되 지나친 이상주의에 빠지지 말자이다. 지나친 이상주의는 패배주의 낳고 기회주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기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 가령 댐 저지의 경우 환경보호를 위해서이지만 댐이라면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환경보호를 위해서라면 다른 대안은 수용할 수 있는 자세 같은 것이다. 사회가 다원적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수단만을 고집한다면 사회적 비용의 손실이 커진다.

상근활동가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상근자들의 직무환경이라든가, 급여조건을 생각한다면 미안한 마음뿐이다. 상근활동가 보다는 회원들에게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 회원들이 각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과 생각을 위원회에 많이 인풋(input)해 주었으면 한다. 그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싶다. 아직까지 마땅한 통로를 갖고 있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온오프 상으로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민사회단체의 책무성 강조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언론의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이해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으면 한다. 얼마 전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150억에서 100억으로 삭감됐을 때 정작 피해를 본 쪽은 그들이 타깃으로 삼았던 진보세력이 아니라 한계적 상황에 놓여있는 사회적 약자층이었다. 시민단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받아 적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정리 _ 이상진 경실련 커뮤니케이션국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