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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진대제 장관은 재산과 고위공직자 중 양자택일해야
200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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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4일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가 실시되었다. 특별한 문제를 지닌 공직자는 없어 보이지만 이는 재산형성과정의 정당성이 확보되었기 때문보다는 제도의 근본적 결함으로 인해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년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지금과 같은 재산공개제도는 전면적으로 수술할 때가 되었으며, 제도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관련 법개정의 개선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재산형성과정의 최소한의 입증자료 제출 의무화, 고위공직자 직계 존ㆍ비속의 고지거부 조항의 폐지, 허위신고 및 재산 은닉시 벌칙조항 신설 등 제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개선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제도개선은 지난 대선시 여ㆍ야 각 정당이 공약화 한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인 제도 개선의지를 보여야 하며, 국회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현행 제도의 개선의 필요성과 별도로, 지난 24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중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의 경우 법적으로 하자는 없으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측면이 존재하고,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로, 진 장관은 미국 주택 1채를 제외하고 국내에 아파트 등 주택 6채와 상가 1채를 보유하고 있다. 진 장관과 부인 명의로 아파트 2채, 오피스텔 2채, 연립주택 1채, 단독주택 1채 및 상가1채이다. 이들 부동산은 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신고하였으나, 실거래 가액으로 표시하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가액은 이보다 훨씬 높은 4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 장관은 “이사한 뒤 매입한 주택 등을 팔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택이나 아파트를 투기수단으로 여기지 않았다면 이사갈 때마다 파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며, 부인이 사업자로 등록하여 관리까지 한 것을 보면 단기 차익은 아닐지라도 장기차익을 노린 투기행위라는 의혹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장관 임명시 지난 87년부터 국내에 가족과 거주하면서도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14년 동안 주민등록을 국외이주 상태로 해둬 고의적으로 병역 및 납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될 때 “계약직으로 언제 미국으로 돌아갈지 몰랐기 때문에 영주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사실을 상기한다면 위와 같은 해명은 더욱 맞지 않다. 언제 미국으로 돌아갈지 몰라 십여년 동안 국내에 주민등록지도 없이 생활한 사람이 왜 계속 이사를 해가면서 이렇게 많은 주택과 아파트는 사 모았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부동산 업자도 아닌 사람들이 주택과 아파트를 수채씩 사들여 재산증식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 최근 우리사회의 부동산 문제의 핵심이다. 영업용 건물도 아닌 주거목적인 주택과 아파트를 재산증식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맞지 않다. 특히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사람도 아닌 고위공직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주택과 아파트를 수채씩 보유하면서 집 없는 서민들을 상대로 임대업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묻고 싶다. 아울러 백여억원의 가까운 재산을 갖고서 의미 있는 기부활동은 얼마나 했는지도 의문이다. 


  둘째, 진 장관은 연고도 없는 충남 당진군에 88년에 매입한 1386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진 장관은 “87년 귀국한 뒤 자녀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위해 시골체험 차원에서 매입했다”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도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이유가 석연치 않다.


  이 지역은 충남도가 89년 공단조성을 발표한 석문공단과 1km 떨어진 곳으로, 88년에는 공단개발 소문으로 투기바람이 일었던 지역이다. 이 지역은 또 한보철강이 들어설 후보지로서 관심을 모았던 곳이며, 91년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된바 있다.


  따라서 자녀들의 시골체험 차원이라면 굳이 전원지역도 아닌 공단조성 예정지역 인접에 땅을 산 것도 이해할 수 없을 뿐 더러, 언제든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땅을 사가면서까지 시골 체험을 하려고 했는지 의문이다. 특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은 당진 땅을 구입한 시기는 진 장관이 삼성전자의 지원금으로 전셋집에서 살고 있을 때인데 이러한 땅을 구입하면서까지 시골체험을 해야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역시 투기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셋째, 진 장관은 삼성전자, 전기 등에 37억원 여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 사익과 장관 업무수행의 공정성이 충돌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정통부는 IT산업과 연관성 있는 정책을 다루는 부처로서 장관의 정책결정마다 관련기업의 이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장관이 이들 기업에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공정성 있게 업무수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일부 다른 장관들과 마찬가지로 주식을 매각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장관을 사퇴하여 재산을 선택하든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대제 장관은 아들 이중국적과 병역회피, 아들의 국내 의료보험 혜택 등의 문제로 장관 적격여부 논란이 있었던 사람이다. 정부 고위직은 해당 업무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도덕성도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경실련은 장관에 적임자가 아님을 밝힌바 있다. 그런데 이번 재산공개를 통해서 볼 때에도 결코 이러한 문제를 이해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고 본다.
  기업의 사장과 정부의 얼굴인 장관의 조건을 달라야 한다. 진 장관은 일반 평범한 시민으로서는 살아갈 수 있을지라도 한 국가의 고위공직자로서는 그 도덕성과 국가에 충성심에 결함이 있어 적절한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


  진 장관은 장관이 되고자 스톡옵션과 수십억원의 급여를 포기했다고 하지만 장관퇴직 이후 다시 기업으로 돌아간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 장관은 스스로 사퇴하여 기업으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고위공직자로서 그 역할에 맞게 조만간 주택, 아파트 등 부동산과 주식을 매각하여 주위를 정리하든지 선택하여야 한다. 기업에 있을 때 처럼 적당히 살아갈려는 태도로 장관과 같은 고위공직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경실련은 진 장관의 조치를 주시할 것이며, 올바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장관 퇴진운동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