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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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진실을 털어놓은 부총리의 국감 답변

<생보사 상장 관련 경실련·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 공동 논평>


재경부도 생보사 상장 관련 말 바꾸기 대열에 합류한 것인가
정부는 조속히 계약자 대표 포함한 새로운 자문위 구성해야 


어제(31일) 재경부는, 지난 30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생보사는 주식회사적 성격과 상호회사적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부총리의 발언 취지는 국내 생보사가 유배당보험 상품을 판매해 온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국내 생보사의 본질적 성격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보도해명자료를 발표했다. 


경실련⋅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는 민간위원을 내세워 보험계약자의 권익 보호는 외면한 채 업계의 기득권만을 보호하려는 금감위의 입김에 재경부마저 휘둘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명명백백한 진실을 얘기한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지금이라도 상장자문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관련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30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재경위 소속 심상정 의원(민주노동당)은 권오규 경제부총리에게 과거 재무부가 우리나라 생보사를 주식회사적 성격과 상호회사적 성격이 혼재된 일종의 혼합회사로 규정한 자료(재무부, 「생보사 기업공개에 대한 시각」, 1990.3; 신윤수(당시 재무부 사무관),  「생명보험회사의 기업공개 추진과 주식회사적 경영에 관한 소고」, 1991.3)를 소개하며, 현재 재경부가 이와 같은 견해에 동의하는지에 대해 질의하였다.


이에 권오규 부총리는 “(의원님이) 지적하신대로 그런 상호회사적인 성격, 또 주식회사적 성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분명하게 답변하였다. 권오규 부총리는 국내 생보사에 상호회사적 성격과 주식회사적 성격이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냐고 다시 묻는 심상정 의원의 질의에도 역시 그렇다고 답변하여, 국내 생보사의 성격에 대한 재경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1990년 생보사 상장 논의 당시 생보사 감독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재무부의 입장에 대해 명확하게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2006년 상장자문위의 결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장을 불러일으키자, 재경부는 부총리의 발언은 국내 생보사의 본질적 성격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보도해명자료를 내면서 그 의미를 애써 변질⋅축소시키려 하였다.


국정감사장에서 진실을 밝힌 부총리의 발언을 하루만에 뒤집는 재경부의 작태는 업계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민간위원을 들러리로 내세워 면피하고 있는 금감위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아니면, 국회의원의 질문의 맥락조차 이해 못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경제부총리 자리에 앉아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진실을 은폐할 수는 없다. 진실을 밝힌 부총리의 발언이 하루만에 ‘없던 일’로 치부될 수는 없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생보사 감독업무를 담당했던 재경부(구 재무부)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올바른 생보사 상장 방안 마련을 위해 그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1990년 3월 재무부가 작성한 「생보사 기업공개에 대한 시각」의 233쪽을 보면, “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과거 유산인 상호회사와 주식회사적 제도운영의 혼합적 성격을 고려하고, 계약자배당 정책과의 일관성, 생보사의 건전발전 유도 등을 감안하여 주주에게도 계약자보호에 어느 정도 충실해 왔느냐에 따라 재평가차익의 일정부분을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국내 생보사가 완전한 주식회사라면 재평가차익은 100% 주주 몫이다.


그러나 상기 재무부 자료는 주주가 계약자 보호에 어느 정도 충실했느냐에 따라 재평가차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함으로써, 오히려 재평가차익이 원칙적으로 계약자 몫임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재무부의 입장에 따라 실제 1989년 교보생명, 1990년 삼성생명의 재평가차익 중 30%만이 주주에게 배분되었다. 이는 당시 재무부가 국내 생보사의 상호회사적 성격을 인정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1991년 당시 보험감독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었던 신윤수 재무부 사무관은 월간생명보험 3월호에 기고한 「생명보험회사의 기업공개 추진과 주식회사적 경영에 관한 소고」라는 글에서 “과거 40년의 역사에서 필자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회사의 형태가 모두 주식회사로서 상법에서 자본충실화(자본확정⋅충실⋅감소제한)가 요구되고 있고, 보험업법에서는 필요시 정부가 자본금 증액을 명령할 수 있는 규정(보험업법 제6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수년간 발생하여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른 때에도 회사의 자구노력은 물론, 정부의 증자명령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국내보험산업의 역사가 일천한 가운데 가까운 일본의 제도를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일본 생보사가 대부분 상호회사적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로 보인다.”며 “국내생보사의 기업공개도 혼합적 성격을 탈피하는 것으로 …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계약자가 기여한 점을 감안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부가 국내 생보사에 상호회사적 성격과 주식회사적 성격이 혼재되어 있음을 분명히 인정했던 것이다.


권오규 부총리의 국감 발언은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 아니라,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었음을 지적한 셈이다. 부총리의 이번 발언이 한참을 잘못 돌아온 생보사 상장으로 가는 길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경실련⋅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는, 정부가 상장자문위 보고서의 자료와 가정을 공개하고, 관련 공청회를 다시 개최함은 물론, 계약자 대표를 포함하는 중립적인 상장자문위를 조속히 재구성하는 등의 조치를 조속히 취함으로써, 계약자 보호와 생보산업 발전의 초석이 될 올바른 생보사 상장방안 마련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재차 촉구한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