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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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 원인] 수요억제와 ‘개발공화국’사이 오락가락
200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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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시민의 신문 공동기획> 노무현 정권에게 묻는다 ①

 

강남 서초동에 살고 있는 A씨는 현재 시가로 13억 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현재 시가의 1/3인 4억 5천만 원 정도였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8억여 원이나 폭등한 것이다. 그에 비해 세금은 당시 25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1백만 원 증가한 것이 전부다. ‘세금폭탄’은 고작 1백만 원 증가인데 불구하고 정부의 전쟁 대상인 ‘상승한 집값’은 세금 폭탄의 무려 800배다. 그래서인지 A씨는 정부가 뭐라고 하던지 가장 확실한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이라 믿고 있다. A씨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만 땅값 상승세는 주춤할 뿐이지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땅값이 치솟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A씨의 기대가 어긋난 적은 없었다.

<경실련-시민의 신문 공동기획> 노무현 정권에게 묻는다①

* 참여정부 3년 부동산정책, 투기 억제보다 개발욕구 자극
*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해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봇물’ 
*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의 허실] 부동산 못잡아 하늘 두쪽 났다
* [당.정.청의 정책혼선] 분양원가공개가 사회주의?

심재봉 화백

집값이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정책도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2003년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 정책은 참여정부의 의지라며 투기 억제를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쉽게 설명하면 ‘너무 흔해 구입할 가치가 없을 때까지 아파트 수를 늘리자’는 것이다. 정부는 지가 폭등은 서울 강남에 한정된 국지적 문제라며 강남의 땅 값을 잡겠다고 서울 주변 김포, 용인, 파주, 화성, 오산, 광명, 하남, 수원 등에 10여 곳이 넘는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현재 시점에서 정부 정책은 실패다. 정부가 특정지역에 개발을 하겠다고 하면 그 지역의 지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강남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오르는 집값은 그대로 둔 채 주변 지역의 집값만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지가의 상향평준화’만을 불러왔다. 강남의 땅값을 잡겠다는 호언장담과는 달리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억제와 신도시 개발’ 사이를 위험하게 오가고 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참여정부가 발표한 택지개발, 분양 임대 등 각종 개발과 관련된 부동산 정책은 3백 건을 훌쩍 넘는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곧이어 내놓은 개발정책에 흔들리고 만다. 경제침체를 걱정하며 건설경기 부양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건설 관련 이익단체의 입김은 물론, 자타 ‘경제통’이라고 인정하는 여당의 주요 의원들 역시 부동산 규제 해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 주된 원인이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이 결합해 지난 3년 동안 지가는 단 한번도 하락한 적 없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내수 경기 회복 주장에 힘잃은 부동산 규제 정책

 

지난 2003년 ‘10.29 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으로 땅값은 오랜만에 낮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떨어졌다는 말이 아니라 상승세가 주춤한 정도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폭등을 거듭하던 지가는 10.29 대책이 발표되면서 눈에 띄게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덜 오르고 있는 현상’에 고무된 걸까. 여당 정치인들의 부동산 규제 완화 발언이 줄을 이었다.

2004년 7월 2일 홍재형 당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을 때 썼던 정책은 현재 완화하는 것이 낫다”며 10.29 대책의 수정을 요구했다. 같은 해 10월 12일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은 재경부 국감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을 재점검, 주택건설 시장의 냉각 현상을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당시 10.29 대책을 주도했던 이정우 청와대 경제수석을 견제한 듯 이헌재 당시 재경부 장관에게 “청와대로부터 부동산 등 경제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강봉균 의원(당시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의 경우 그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부동산 지가 상승률을 대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3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고 지가는 이를 반영한 듯 보합세를 유지하던 5월과 달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물론 이 시기는 판교 발 부동산 투기 열풍이 온 나라를 뒤덮어 지가 상승을 주도한 것이 가장 주된 요인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같은 해 7월 8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토지공사의 공급 토지 조성원가를 숨길 필요가 없으며 아파트 공급물량이 늘어날 때까지 투기를 놔둘 수 없는 만큼 세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지가는 곧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의원들뿐만 아니다. 전국의 건설회사 연합체인 한국주택협회 역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다. 이방주 한국주택협회장은 2004년 3월 24일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주택사업이 경기에 민감하지만 일시적인 호황이나 급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택지공급에 대한 개선 없이는 주택공급 위축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부동산 정책의 완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는 ‘현상유지’

 

의외지만 참여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 추진 전반에 흐르고 있는 것은 ‘지가 하락’이 아닌 ‘현 상태 유지’다. 지가 상승폭이 떨어지고 부동산 열기가 식어간다고 판단되면 어김없이 규제완화나 경기부양 목적의 개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정부 규제에 몸을 사리던 투기꾼들은 잇단 개발정책에 쾌재를 부르며 지가 상승을 주도한다.   

예를 들어 10.29대책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던 지가는 2005년 2월을 기점으로 상승정도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해 2월 17일에 발표된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 대책’은 주요한 원인이다. 2.17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10.29 대책의 기조와는 달리 규제완화를 담고 있었으며 이것은 사람들에게 부동산 경기 회복이라는 기대를 심어줬다. 특히 2005년 중반 부동산 과열 경기를 이끌었던 ‘판교 발 로또 열풍’은 일관되지 못한 정부 정책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또한 8.31대책이 발표된 후 상승세가 주춤하던 지가는 10월 들어 정부의 ‘김포 신도시 확대추진’, ‘양주신도시 개발’ 등의 개발 호재가 연이어 발표되고 아파트 발코니 구조변경을 전면 허용하자 또 다시 상승폭이 증가하는 추세로 돌아서게 됐다.

일관성 있는 부동산 투기 규제책 마련 절실

 

결국 정부의 일관성 없고 ‘공급확대, 수요억제’ 중심의 정책은 부동산 과열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 이전부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은 주된 비판의 대상이었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10.29 대책만 제대로 추진됐어도 지가 폭등의 상당 부분은 막을 수 있었다”며 “일관성 없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만 더 높게 해 부동산 거품이 전국적으로 일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추진 과정을 보면 정부가 말하는 부동산 투기 억제 의지 자체가 의심스럽다”며 “결론적으로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이끌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일회적이어서는 효과를 거두기가 힘들다. 개발을 전제로 한 부동산 정책은 또 다른 부동산 투기지역만을 늘릴 뿐이다. 정부는 ‘주상복합건물의 수익률이 연 9%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선전하지만 국민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부동산은 ‘최고의 수익을 올려주는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이 같은 기대심리가 부동산 투기의 밑바닥에 깔려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지만  이런 심리는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정부의 일관되고 강력한 집행의지를 보여줘야만 가능한 일이다. (시민의 신문 박성호 기자) 

 

[문의 : 시민감시국 02-766-9736]

<경실련-시민의 신문 공동기획> 노무현 정권에게 묻는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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