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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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참여정부 3년 부동산정책, 투기 억제보다 개발욕구 자극

 

참여정부 3년 부동산 정책 971건…최근 3년 정부 보도자료 1만건 분석

 

‘서민이 106년을 저축해야 살 수 있는 집.’

지난 14일 발표된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는 8억원대였다. 연봉 3천만원의 서민이 이를 매입하려면 도시가계 저축률 25%를 적용해 연 750만원, 월 62만원씩 이 기간만큼 돈을 모아야 가능하다.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한 강남 대체도시 판교의 실제 모습이다.

 

<경실련-시민의 신문 공동기획> 노무현 정권에게 묻는다①

*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해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봇물’ 
*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 원인] 수요억제와 ‘개발공화국’사이 오락가락
*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의 허실] 부동산 못잡아 하늘 두쪽 났다
* [당.정.청의 정책혼선] 분양원가공개가 사회주의?

개발광풍과 부동산 거품이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개발만이 성장이라는 미명 아래 건설과 공급위주의 불안한 정책 드라이브는 계속되고 있다. IMF이후 부동산가격 1천조원 상승, 참여정부에서만 아파트 가격이 약 200조원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개발과 거품 뒤에서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담보로 한 건설업체와 비호세력, 투기꾼들만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거품으로 성장이 10년 이상 발목 잡힌 일본처럼 가뜩이나 불안한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언제든지 무너뜨릴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이다.  

경실련과 <시민의신문>이 건교부·재경부·행자부 등 5개 건설·부동산관련 부처의 정책을 조사한 결과 개발위주 정책 드라이브는 여실히 드러났다. 2003년 3월부터 2006년 7월까지 발표된 9천898건의 보도자료 중 건설·부동산 관련 971건의 정책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신도시·주택·택지·국책사업 등 개발정책은 308건(31.7%)이었다.

반면 세제·개발이익 환수 등 투기억제지향의 정책은 207건(28.4%)에 머물러 ‘투기와의 전쟁’ 선언은 빈말에 불과할 뿐 투기를 배양하는 개발에 역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 등 국책도시개발이 28건으로 균형발전을 강조해온 참여정부의 기조가 결국 개발지향임이 확인됐다.

참여정부 부동산정책 해부.

정책의 일관성 결여도 두드러졌다. 판교신도시 정책은 참여정부에서만 중단과 계획변경만 6차례 반복됐다. 지난해 11월 2년 만에 부활한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계획은 3개월 동안 3차례 바뀌었다. 분양가원가공개는 4·15총선 당시 여권의 핵심 공약이었지만 선거 직후 대통령이 나서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해 지금까지 검토만 무성하다. 아파트 발코니 확장은 지난해 10월 2006년 1월부터 합법화를 발표했다가 당장 합법화하라는 업계 등의 요구에 10일만에 연내 합법화로 전환됐다. 

보여주기 식 정책도 많다. 지난 시기 실수요 주택공급을 위해 인위적으로 마련했던 후분양제가 98년 분양가 자율화 조치로 건설업체의 이중 특혜라는 지적이 고조되며 제기됐던 선분양제 도입 역시 단계적 추진 방향만 나온 채 서랍에서 잠자고 있다. 과세 사각지대였던 오피스텔 전수조사 방침 역시 발표만 한 채 시행이 안되고 있다.

정책 방향의 오류와 혼선도 지적된다. 장기적 효과를 예상해야 할 조세대책에만 의지해 단기 급상승세를 보이는 주택가격을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8·31부동산대책의 핵심이었던 보유세 강화는 애초 1%에서 2017년까지 0.61%라는 퇴보된 정책으로 결정됐다.

정부의 이 같은 혼선과 문제성 개발정책의 남발은 경제부총리와 건교부장관이 투기혐의로 잇따라 사퇴하는 관료사회의 ‘일탈’에서 크게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건설관련 퇴직 고위공직자들의 노후는 건설관련 이익단체에서 보장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참여정부는 개발관료들과 건설업체와 동일한 이익을 가지는 정치인들에 의해 포위돼 핵심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없었다”며 “역대 어느 정부 보다 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가격안정에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무능한 정부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평가] ” 집값 단기 상승에도 장기 대책만”…정책 과신으로 저항세력 결집 초래 

참여정부는 3년동안 971개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부동산 가격은 잡히기는커녕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했다. 경실련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오락가락 정부정책···집값은 천정부지

 

갈팡질팡 하는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대표격은 판교 신도시 정책이다. 강남지역 고급주택 수요을 흡수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판교 신도시 정책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중단과 계획변경을 거듭하며 총 6번 바뀌었다.

3개월 동안 세 번 정책이 바뀐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의 경우도 있다. 얼마전에는 발코니 확장과 관련된 정책혼선도 있었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정책이 일관성을 잃을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어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시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참여정부 정책의 문제는 단기적 상승세를 보이는 주택가격을 장기적 대책만으로 잡으려 했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셈이다.

이번 <시민의신문> 분석결과에서 단기적인 투기억제 정책을 담고 있는 항목은 ‘투기지역지정·투기조사 항목’이다. 이 항목으로 분류된 정책은 140건으로 세부항목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다. ‘투기와의 전쟁’을 벌여온 참여정부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이후 40차례 진행된 ‘부동산 가격안정심의위원회 결과’를 제외하면 그 비중은 현저히 떨어진다. 부동산 가격안정심의원회는 매월 주택가격과 지가 변동율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투기지역을 지정하는 회의로, 한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로 부과해 불로소득을 환수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투기지역을 해제하거나, 투기지역 지정을 유보하는 결정을 내린 경우도 다수 있어서 강한 투기억제책이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회의로, 정부의 투기문제에 대한 의지를 가늠하기 위한 잣대로 사용하기는 적절치 않다.

투기조사로 분류되는 정책 역시 국세청이 “투기의심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발표일 뿐 구체적인 투기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자료가 나타나있지 않다. 세무조사 방식에 대한 참여정부의 정책선호도를 알 수 있을 뿐,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판단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경실련 활동가들은 “세무조사를 한다고 발표만 해놓고 제대로 집행된 적은 거의 없다”고 평가절하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투기억제정책은 개발이익 환수제와 세제 정책이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서 추진된 개발이익 관련 정책은 15건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올해 들어서야 시행이 됐다. 결국 참여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정책은 세제를 이용한 정책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10년 뒤 정책으로 집값 잡히나

 

참여정부의 부동산 관련 세제정책은 ‘보유세 강화, 거래세 인하’가 큰 방향이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서 얻어지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거래세를 낮춰 공급을 활발히 하겠다는 정책이다. 이같은 정책방향은 8·31 부동산 대책에서 제시된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보유세 실효세율 1% 달성으로 대표된다.

문제는 정부가 8·31 대책에서 제시한 종부세 실효세율 ‘1% 수준’ 달성시점이 2009년이라는데 있다. 재산세 실효세율 역시 ‘1% 수준’ 도달 시점은 2019년이다. 경실련이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장기적’ 대책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이유다.

그나마 정부는 8·31대책 한 달 후 2009년 종부세 실효세율을 0.89%로, 2017년 재산세 실효세율은 0.61%가 될 것이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8·31 대책을 ‘세금폭탄’이라며 반대하던 한나라당은 “정부가 한나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유세 1% 방침을 철회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을 정도다.

또 종부세의 과세방식을 가구별 합산방식이 아니라 개인별 부과방식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윤순철 국장은 “가족들에게 부동산 명의를 분산시키면 충분히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이는 투기꾼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종부세에 이렇게 큰 문제가 있는데도 정부는 정책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과신하고 있다. 지난 5월 보수언론에서 종합부동산세을 ‘세금폭탄’이라 몰아세우며 흔들어대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교육부총리 내정자)은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라고 발언했다. 김 정책실장은 8·31 부동산 대책을 이끈 장본인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나중에 종합부동산세 한번 내봐라. 이 세금제도는 안바뀐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재경부도 8·31 대책에 대해 ‘초정밀 유도폭탄’이라고 자랑하듯 표현한 바 있다. 경실련의 지적에 수긍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발언들이다.

시장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의지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당장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보다는 저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족한 정책 자신감 넘쳐나

 

게다가 특정 분야의 정책에 대한 과신은 정책 도구들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유연성을 상실하게 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번 분석결과에서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이 세제정책에 집중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부동산 대책으로 나타났던 후분양제나 분양원가 공개 등 핵심정책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에서는 모두 빠졌다”며 “참여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의

 

신문 정영일 기자>

 

[문의 : 시민감시국 02-766-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