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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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청년들이여, 함께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20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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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 인터뷰

“청년들이여, 함께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김재향 자원활동가


한겨울 못지않은 칼바람이 부는 춘삼월의 오후였다. 하지만 햇살만큼은 봄기운이 완연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서대문역 근처 한 빌딩에 위치한 청년유니온은 세 든 사무실과 상근자도 많지 않은 겨울의 모습이었지만 해맑은 미소와 함께 청년 노동 현실에 변화에 대한 부푼 꿈을 나누어 준 김영경 위원장과의 존재는 청년 노동 문제에도 봄이 오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아직까지 청년유니온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 청년유니온은 청년세대의 노동조합을 목표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세대별 노조라는 특성상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만15세 이상 39세 이하라는 나이제한이 있습니다. 더불어, 정부 기업 등 산업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조합원이 되실 수 없습니다. (웃음) 사실, 산업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역시 많은 어려움 가운데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분들은 노조나 지역별 동호회와 같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기본적인 채널은 존재합니다. 그에 비해,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기간제 근무 등의 형태로 일해야 하는 청년들은 그 어디에도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이런 형태의 업무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청년들이 그런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에 종사하며 살아가는데도 말이죠. 청년유니온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청년 노동 환경의 불안정함과 불합리성, 그리고 이런 현실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넓어지는 상황에 대해 맞서고 변화를 청년들의 손으로 주체적으로 이끌기 위해 청년유니온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구체적으로 최저 임금 인상 운동, 노동 상담 그리고 청년 정책 입법의 세 가지를 저희의 주요 활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청년 노동 현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 결과에 따르면 20대 청년들의 잠정 실업률은 약24%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4명 중 3명은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닙니다. 저희는 청년 실업을 단순히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문제를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으로 통계가 잡히는 기간제 근로자, 인턴 및 비정규직은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잠재적 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있어야 하고 미래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떨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곧 전체 고용시장의 불안정을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독특성이라 생각합니다.

유럽의 경우, 일단 대학 진학률 자체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고 대학 등록금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합니다. 거의 모두가 대학에 진학해서 학비를 벌기위해 애쓰고 높은 등록금과 집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빚을 지게 되는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죠. 또, 노동 유연성이 높은 만큼 사회 안정망이 잘 갖추어진 유럽에 비해 한국은 노동 유연성만을 높이려하고 안정망은 형편없으니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짐을 지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나마 높은 대학등록금과 생산직 기피 현상 등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조차 청년 실업의 문제는 한국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우리 사회 안에 내재된 무한 경쟁의식과 성공에 대한 강한 압박을 이야기합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는 장인문화가 발달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모두가 전문직, 대기업 등의 한정된 직업을 가지려하니까요.

지난 3월 7일에 또다시 노조건립 신고가 거절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이 4번째 인걸로 아는데요. 세대별 노조 설립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현재 청년유니온은 법외노조 신분이다)
: 민주노총과 같은 일반 노조가 현재 존재합니다. 하지만, 장년층과 청년층의 노동 형태는 많이 다릅니다. 청년들은 연령과 사회경험이 적은 특성상 사무직과 서비스직 비율이 높고 상당수가 비정규직이라 고용 형태 표본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즉, 노동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죠. 또, 이들은 구심점이 없어 목소리를 모으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이러한 구성원을 노조원으로 모아 단체 교섭을 진행하기 위해 세대별 노조가 필요합니다.

노동의 존중은 고용자와 노동자 쌍방의 책임 있는 행동으로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고용자는 적절한 고용환경을 제공하고 노동자는 이에 성실한 근무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노동교육이 전무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많은 청년들이 책임감 없이 일을 하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됩니다. 저희는 세대별 노조가 청년층의 노동 교육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고용자의 고용환경 개선 요구와 청년층의 노동교육을 해나가는 것은 결국 한국의 노동환경 전체를 발전시키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청년유니온에서 바라보는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 분명한 것은 현재의 청년 노동 문제가 결코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개인의 문제라면 말 그대로 개인이 노력해서 해결하면 되겠지요. 청년 모두가 노력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부와 자격증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성실하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답을 제시하기 쉽지는 않지만, 먼저 경제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됩니다.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 가는데 우리나라만 아주 정확히 역주행 중입니다. 또 고학력자 많은 한국의 상황에 맞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제조업과 수출 주도산업이 주를 이루는데 정부와 산업계에서 점진적으로 이러한 산업구조에 변화를 계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징적 의미로 만든 것이지만 청년유니온의 노동조합설립 자격을 인정한 곳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88만원 세대’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스펙 쌓기와 아르바이트 치여서 괴로워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정말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항상 어렵고 대답하기 힘드네요. 누구처럼 모두에게 짱돌을 들라고 할 수도 없고… (웃음) 그래도 이야기를 하자면, 먼저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버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순응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의 청년 노동 문제는 우리가 만들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 형성된 그것도 아주 잘못 만들어진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것에 대해 비판하고 지적하고 잘못되었다고 목소리를 내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코 혼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 탓에 빠져 혼자 섬으로 있지 말고 연대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합니다. 친구들끼리의 모임, 스터디 등 다양한 만남의 장을 만들어 수다라도 떠십시오. 혼자만 이런 상황에서 허우적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 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청년유니온은 작은 투자처입니다.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조금씩 물질과 재능을 나누고 그것을 통해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 이 글은 월간 경실련 3-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