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활동가이야기] 청춘, 그대가 꿈꾸는 최고의 스펙은?
201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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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그대가 꿈꾸는 최고의 스펙은?”
[경실련 자원활동을 시작하는 대학생에게 보내는 편지]


노정화 회원·홍보팀 부장 
 

“왜 시민단체 중에 경실련인가요?”

안녕! 경실련 자원활동가와 인턴을 담당하는 회원홍보팀 노정화에요~
언제나 경실련 자원활동 오리엔테이션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저를 쳐다볼 때면 무척이나 설렙니다. 여러분도 그렇겠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할 때 항상 “왜 시민단체 중에 경실련인가요?”라고 묻죠. 몇몇 친구들로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이니까요”라는 말을 들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공과 관련해서 뭔가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서요”라는 야심찬 욕심을 나타내는 친구들도 있고 또 어떤 친구는 “보람된 일, 우리사회를 바꾸는데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이유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스펙쌓기 위해서요”라는 답변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이전엔 로스쿨 때문에 신청하는 친구들도 꽤 많았거든요. “스펙을 위해서요”라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어렵겠지만 경실련 자원활동이 <스펙>조차 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해봅니다.

“그래도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22년 된 단체이지만 재정적 어려움 다음으로 인력이 부족한 경실련 입장에서는 여러분은 귀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설명을 했지만, 경실련 활동은 단순한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왜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객관적인 증거나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시민, 정부, 언론 등) 설득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이런 활동의 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 입력, 정리하는 작업은 필수입니다. 때론 무더위 속에 현장조사를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오시면 그저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아쉽게도 여러분이 경실련에 머무는 동안 활동한 것에 대한 성과를 보긴 참 힘듭니다. 경실련 활동이 가시적 결과로 드러나는데 여러분이 활동하는 기간에 비해 오래 걸리거든요. 그래도 2~3개월간 전화작업, 자료수집, 자료분석 등 여러분이 한 자원 활동은 분명 경실련을 통해 사회를 바꾸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요즘 대학생인 여러분의 고민은?

며칠 전 한 대학생 자원활동가에게 “대학교 등록금”에 대한 친구들의 반응을 물어보았습니다. 친구 왈 학과나 동기들 사이에서 특별히 그 주제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그런(등록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친구들의 가정상황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소위 명문대 학생인 이 친구는 본인만 지방학생이고 대부분 대학동기들은 강남출신이라 합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겪는 일이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또 한 번은 대학생 인턴 친구들과 대화중 “여러분이 직접 느끼는 우리사회의 문제는?”이라는 주제로 가벼운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들 할 말이 많은 듯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과 본인이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해법도 제시합니다. 저는 마지막 질문으로 그 문제점 개선을 위해 본인은 어떤 노력과 실천을 하고 있는지도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학생이므로 내가 할 것은 특별히 없다”부터 “일단 나부터 잘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 하겠다”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딱히 기대했던 말은 없었지만,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분노만 하고 있나요?


▲ 2011년 여름학기 경실련 자원활동가 OT 풍경

최고의 스펙, 지금 당장 할 일은… 

세상을 바꾼다는 것, 그리 거창한 말이 아닙니다. 경실련은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을 결과물로 합니다. 그 결과물을 얻기 위해 최소 1년 이상은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한 일에 함께 해주신 점, 경실련의 목적인 “일한만큼 대접받고 공정한 사회, 사회적 약자도 보호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분명 큰 도움을 준 것입니다.

그런데 경실련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한 자원활동을 하기에 앞서, 여러분 주위에서 당장 실천 가능한 것들이 있는지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나로 인해 내가 속한 공동체가 바뀔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분명 있습니다. 취업을 위한 외국어와 자격증 스펙이 아닌 내가 사회인이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나만의 스펙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별히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모두가 정한 룰이 정당한지 검토하시고 그 룰을 지키는 것도 정의입니다. 가령 줄을 선다던가, 줄을 서지 않는 사람에 규칙을 지킬 것을 주장하는 일도 정의입니다. 또 학교 시험에서 커닝을 하지 않거나 커닝을 하는 친구에게 그 행위가 부끄러운 짓이고 공정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일도 정의일 것입니다. 뿐만이겠습니까? 여러분이 겪고 있는 부당함에 대해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또 다른 피해자를 막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입니다.

때론 여러분에게 제안된 달콤한 특혜와 차별을 거절할 수 있는 큰 용기도 필요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일한 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경제정의일 것입니다. 물론 사회가 전반적인 그런 분위기를 유도하거나 조성하는 제도와 시스템이 구축되고 시민의식이 갖춰져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요.

또 한 가지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비록 내 문제는 아니나 내 친구와 주변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 갖는 것도 경실련의 목적인 ‘소외된 약자도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정의’에 포함됩니다. 지금 여러분에겐 대학등록금, 비정규직 이슈 정도만이 여러분이 직접적으로 당면한 큰 문제이겠지요?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이 위협받거나 일을 할 수 없어 계속해서 빈곤한 생활을 벗어날 수 없어 자식들까지 빈곤한 생활을 되풀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은 단지 그들이 당연히 겪어야할 운명으로 보는 시선은 절대 옳지 않습니다. 또는 “휴~ 나는 그런 일을 겪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외된 이웃, 사회적·경제적 약자도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근로의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등 우리 모두가 함께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헌법에 명시되어있습니다. 굳이 헌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 내가 속한 공동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그들의 권리를 찾고 행사 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는 것도 함께 하는 지식인인 대학생 여러분의 사명입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한 당위성을 대학생인 여러분에게 설명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여러분이 학생이라는 신분의 껍질을 깨고 세상 밖을 나왔을 때, 직장생활, 가정생활, 부모의 역할 등 새로운 상황과 문제에 맞닥뜨릴 때마다 나의 이웃과 친구들의 아픔을 간과할 수 없음을 느낄 것입니다. 또 정치와 법이 내 생활에 얼마나 밀접한지를 절실하게 느껴지면서 다음세대를 위한 여러분의 사명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경실련에는 40대 후반이 넘는 회원들이 과반수를 넘는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갖고, 무엇이 정확한 진실인지 양쪽 귀를 열고, 나와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설득하는 이 작은 실천들이 법을 바꾸는 경실련 활동만큼 더 소중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경실련 밖에서 여러분만의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모습을…

경실련 회원으로 인연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