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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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촛불시위 역사적 평가는 시민사회의 공론에 맡겨라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를 통해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며 총리실에 “역사에 남기는 차원에서 미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보고서를 제작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자유로운 언론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견에 맡겨야 할 촛불시위에 대한 평가를 정부가 나서서 주도를 하려고 하는 점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발언은 공권력의 주체로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촛불시위에 원인과 발생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보고서 제작 또한 정부의 역할이 아님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미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는 2008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FTA 미 의회 비준을 요청하기 위해 미국 측의 전제조건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대폭 완화하는 졸속 실패협상으로 인해 촉발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당시 촛불시위 참여자들에 대해 반성 운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2007년 5월 미국 측이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인정받자 미국 정부는 즉각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미국산 쇠고기 주요 수입국에 대해 모든 월령의 쇠고기 수입(수입조건 완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만이 국민의 건강과 검역 기본을 무시한 채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이 때문에 국민건강권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차원에서 촛불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둘째, 결과적으로 촛불시위로 인해 이명박 정부와 미국정부는 재협상을 진행하고 정치경제적 목적의 수입조건에 의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나 30개월 미만의 특정위험물질(SRM)이  수입되지 않도록 했다. 이로 인해 현재 수입되고 있는 미국 쇠고기에 대해서도 우리사회가 그나마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지금처럼 우리사회가 미쇠고기 문제에 대해 안정되어 있는 것은 2년 전 촛불시위의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촛불시위의 결과로 마련된 현상을 근거로 촛불시위 참여자의 반성을 이야기 하는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하지 못하다.  

셋째, 촛불 시위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두 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대통령은 당시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한바 있다. 결국 이번 발언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국민들에 대한 사과마저도 최소한의 진실성 없이 국면전환을 위한 정치적 편법으로 이용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되었다. 대통령의 언행은 그 자체로 국격이며 신뢰여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면 국정전반의 신뢰의 위기로 진행될 것이며 이는 국정운영에 치명적 해가 될 것이다.

물론 당시 촛불시위 진행과정이 시종일관 적절 했느냐에 대해서는 생각과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이런 평가의 차이에 대한 해소는 시민사회의 충분한 토론과 공론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부가 나서서 평가하려는 순간 언론과 시민사회의  자유로운 비판기능은 실종되고 진실을 국가가 독점하려는 병폐가 나타나게 된다. 국가의 역할은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보장하고 수호하는데 있는 것이지 스스로 비판기능을 향유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공권력이 여론의 장에 개입하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론의 장은 위협을 받게 되고, 진실은 왜곡될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정부는 시민사회의 공론에 맡기고 국민과 시민사회를 분열시키고, 정부역할에 부합하지 않는 보고서 작성 등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