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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최저가낙찰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약속!
201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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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낙찰제, 양치기의 외침으로 끝나선 안돼
 


김성달 부동산국책사업팀 국장


지난 15일 박재완 기재부장관은 건설업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최저가낙찰제를 예정대로 확대하되, 과당 경쟁을 방지하고 저가심사를 개선하는 등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저가낙찰제는 입찰자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는 가격경쟁 방식의 국가계약제도이다. 국민혈세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을 똑같은 설계와 품질 보장을 전제로 가격이 가장 낮은 업체에게 공사를 맡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며, 시장경제 원리에도 부합된다. 지난 2001년도에 10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도입되기 시작한 최저가낙찰제는 계획대로라면 5개월 후인 2012년 1월1일부터 100억 이상 공공공사로 확대시행 될 예정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건설업계 초청 간담회에서 “최저가낙찰제의 기본적인 정책방향은 유지하되 건설업계의 현실을 감안해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을 반대하는 건설업계와 정치인 등 토건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난 6월 30일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한 최저가낙찰제 확대 철회 촉구' 결의안이 202명이라는 엄청난 다수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지난 12일이에는 대한건설협회와 대한건설공제조합 등을 비롯한 15개 건설협회가 12만여 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청와대, 기재부, 국토부 등에 제출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도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 철회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며,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 등은 '최저가낙찰제 시행을 300억 이상 공공공사로 제한하는 내용의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특히 입법기관인 국회가 시행령 개정(최저가낙찰제 확대도입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2조에 명시되어 있다. 시행령 개정은 국회소관이 아닌 국무회의 소관이다)에 대해 압도적 다수로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처럼 국회까지 나서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최저가낙찰제 확대도입 철회를 주장하는 등 토건세력의 반발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재완 기재부장관의 발언은 토건세력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

최저가낙찰제는 IMF 위기 속에서 출발한 김대중 정부가 예산절감을 위한 '공공사업 효율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도입됐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공공건설예산 연간 50조원 중 20%인 10조원을 절감하겠다며, 최저가낙찰제 단계별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라면 2001년 1000억원 이상 공공공사 도입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모든 공공공사에 적용됐어야 했다. 그러나 1000억 이상 공공공사에 도입한 지 2개월 만에 정부는 저가입찰에 따른 부실공사를 막는다며 최저가낙찰업체에 대한 패널티를 부과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였다. 최저가낙찰제 도입을 반대하는 건설업계의 반발을 수용한 결과였다. 이후 적용 예정인 500억 이상 확대계획도 유보되면서 김대중 정부의 약속이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참여정부는 인수위 국정과제로 '최저가낙찰제 단계별 확대방안'을 채택했다. 계획대로라면 2005년에는 100억 이상 공공공사에 적용되고, 2006년도에는 모든 공사에 적용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참여정부도 건설업계의 반발을 수용하여 2006년도에 겨우 300억 이상 공공공사에만 적용했다. 참여정부의 약속이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저가낙찰제 확대도입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최저가낙찰제 확대 등을 통해 예산의 10%, 20조원을 절약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저가낙찰제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17대 총선공약 1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국회 결의안에서 보여 주듯 한나라당은 총선공약 1호인 국민약속을 내던져 버렸다. 다행이도 100억 이상 공공공사에 대한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은 지난 2010년 7월에 시행령이 개정되어, 별도의 개정이 없다면 2012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기재부장관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이명박 정부의 약속이행을 기대하지만 과거정권 때 그랬던 것처럼 결국은 토건세력의 압력에 밀려 약속을 번복할 소지는 매우 높다.

우리나라는 입찰가격을 결정짓는 표준품셈이 시장단가보다 매우 부풀려져 있어 공공공사의 공사비에도 거품이 3~40% 존재하고 있다. 또한 턴키대안 입찰이나 운찰제 등을 통해 원청업체에게 넉넉한 공사비를 쥐어줘도 실제 공사를 수행하는 하청업체나 덤프트럭 운전사나 건설노동자들에게는 일한 대가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부풀려진 공사비, 최저가낙찰제가 아닌 턴키대안입찰, 적격심사 등과 같은 입찰제도는 원청인 건설재벌들에게만 특혜를 안겨줄 뿐 이다. 이는 과거 수십 년간 잘못된 입찰제도로 노력 없이 막대한 수혜를 누려온 건설업계가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정부가 최저가낙찰제 시행약속을 뒤집어버림으로써 낭비된 국민혈세는 연간1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300만 가구에게 연간 300만원씩의 주거보조비를 지원해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주거보조비가 필요한 저소득층, 일한 대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설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에게 사용되어져야 할 국민혈세가 잘못된 입찰제도로 인해 건설재벌에게 안겨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어떤 압력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에 대한 국민약속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에 대한 과거 정부의 약속뒤집기는 양치기소년의 거짓말을 생각나게 한다. 이명박 정부가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을 예정대로 진행함으로써 양치기 소년이 아닌  국민과의 약속을 하나라도 지켜낸 정부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