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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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는 개혁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열린우리당은 경제살리기 대책의 일환으로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 또는 완화하기로 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는 정부 여당이 최근 어려워진 경제여건 가운데 경제 회생을 위해 기업 활동과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 혹은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경실련>은 열린우리당의 위와 같은 논의가 재계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고, 출자총액제한제와 기업투자에 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잘못된 것으로서, 결국은 개혁정책을 추진하지도 못하면서 그나마 있는 정책을 유지하지도 못하는 무능이며, 단언하건대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개혁정책은 종언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열린우리당의 이번 결정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재계가 주장하는 출자총액제한제로 인해 신규 투자를 어렵다고 하는 것은 투자와 출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써 이는 이 제도의 폐지 또는 완화를 통해 총수 일인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재계의 불순한 의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재벌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출자와 기업의 생산적 활동인 투자는 분명히 다르다. 본질적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적 자사 투자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 제도이다. 이는 단지 재벌체제를 유지 내지는 강화하기 위하여 가공자본을 이용한 지배목적의 계열사 출자를 제한하고자 운용되는 제도일 뿐이다.


그런데 투자는 기계 등을 구입하거나 공장을 건립하는 기업의 생산적 활동행위를 통해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출자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계열사 등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로서 실물투자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재계가 이 제도의 폐지를 계속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틈타 재벌총수 일인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둘째, 재계는 출자총액제한제로 인해 투자를 못하고 있다고 하나 현행제도는 광범위한 예외적용 등으로 인해 투자에 저해 받지 않고 있으며, 재계가 이 제도로 인한 투자저해 사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그 주장의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 2001년 재도입된 이후 기업구조조정 및 투자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유상증자, SOC, 기업구조조정, 외국인투자유치, 신규핵심역량강화 등에 대해서는 그 적용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재벌의 신규투자는 전혀 저해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재계는 출자총액제한제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으나, 이 제도가 기업의 생산적 투자를 저해한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그 어떤 객관적 증거와 사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많은 예외인정으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규제를 바로 잡기 위해 예외를 축소해야 할 시기에 기업투자활성화를 위해 폐지 또는 완화를 추진한다면 이는 이 제도의 취지를 훼손케 하는 것이며 향후 재벌개혁은 더욱 요원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마지막으로, 열린우리당의 이번 결정은 출자총액제한제와 관련하여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과 대선공약 등과, 정부가 이미 확정한「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스스로 폐기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후보 시절(2002년 10월 28일) 출자총액제한제와 관련, ‘기업지배구조나 소액주주 보호제도 등 제반 여건이 강화될 때가지 한시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대선후보 정책공약 자료집에서도 ‘출자총액제한제한 등 대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를 시장에 의한 감시기능이 확립될 때까지 지속하겠습니다’라고 공약한 바 있다.


참여정부는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주고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 정책의 효율성과 시행착오 예방을 위해 각종 로드맵을 작성해 왔으며, 시장개혁과 관련해서도 지난 2003년 12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 로드맵에서 정부는 ‘현행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하고 향후 3년후 기업집단의 소유구조가 개선되고 시장감시 장치가 정착되면 그 폐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하였다’고 제시하였다.


노 대통령의 발언과 대선공약, 로드맵을 상기할 때, 열린우리당은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를 논의하기 위한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었지를 밝혀야한다. 이것을 밝히지 못한다면 열린우리당이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나마 있는 제도도 유지시키지 못하는 무능한 집권정당으로 간주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실련>은 열린우리당의 이번 결정이 총수일인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재계의 불합리한 요구에 굴복하여 개혁정책을 포기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향후 재벌개혁 문제와 관련하여 재벌 주장의 허구성을 입증하고 개혁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경실련>은 먼저 정부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출자총액제한제를 포함한 재벌개혁 정책과 관련하여 이 제도의 실효성과 경제살리기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제안하는 바이다.


[문의 : 정책실 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