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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칼럼] 남북 장관급 회담 기대 크다_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남북 장관급 회담 기대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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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6년 만에 남북 장관급 회담이 개최된다. 장관급 회담은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남북관계의 중추적 협의체로 출발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과 같은 남북 간 현안문제를 협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핵문제, 정치 및 법·제도의 문제,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를 다루기도 하는 등 외연의 확대를 가져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선 비핵화, 후 남북관계’를 주장함으로써 의미 있는 남북대화가 전무했다.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완제품 반입 등을 위한 실무접촉 등을 제의하다가 남북 장관급 회담을 통 크게 제의한 것은 이제는 남북대화를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장관급 회담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중,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압박공조를 사전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수세적인 입장에서 남북대화에 응하게 된 북한은 장관급 회담 진행과정에서도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 한반도의 긴장고조 책임을 미국과 우리 측에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 등을 카드로 하여 우리 측의 지원·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버티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우리 측은 남북 장관급 회담에 임하는 데 조급증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압박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자세를 가져서도 안된다.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는 세 가지의 전략적 목표가 요구된다. 첫째, 남북관계 현안의 해결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면과제로서 개성공단을 반드시 정상화한다는 목표로 임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정상화 및 향후 비전을 제시하고 다시는 자의적으로 개성공단에 장애를 조성하는 일이 없도록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진상규명·사과·재발방지 등 피격사건의 3대조건과 관광객 신변안전보장에 대한 북한 측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실무회담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 이산가족 1세대가 거의 세상을 떠나는 상황에서 상봉은 기존의 100명씩 하는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안된다. 생사확인을 해주거나,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고령화된 이산가족 1세대의 상봉사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도 지체할 수 없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비전 코리아 구상을 북한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핵화 결단을 내린다면 동북아 전체 차원에서 북한의 발전을 위해 지원할 수 있음을 설명해야 한다.

둘째, 장관급 회담이 남북관계 현안 해결의 총괄적 협의체로서의 기능을 회복하고 분야별 당국대화 체계를 복원해야 한다. 그동안 당국 간 대화 부재는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남북 간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급 대화체계를 복원하고 민간차원의 교류 확대 등 남북관계 정상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장관급 회담도 차기 회담 일정을 잡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면서 진행해야 한다.

 

셋째, 장관급 회담을 통해 남북대화, 북·미대화, 6자회담의 수순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북한이 당장 비핵화와 관련된 사전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더 이상 방치할 수도 없다. 남북대화 과정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확인된다면 북·미 간, 4자간, 6자간 등 다양한 대화의 복원을 기대할 수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이 강조된 만큼 남북대화와 국제적 협력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남북 장관급 회담에 바라는 기대는 크다.

 

본 칼럼은 2013년 6월 9일 경향신문에 게재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 아래 본 칼럼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