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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칼럼] 지속가능한 남북 간‘신뢰’는 남북경협을 토대로 구축되어야 한다_임을출 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지속가능한 남북 간 신뢰는 남북경협을 토대로 구축되어야 한다.

 

 

임을출 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남북경협.JPG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과 차별화를 꾀하며 대북정책도 진화해야 한다. 유화 아니면 강경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방침은 3차 핵실험 이후 지금처럼 안보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더욱 적실성을 갖는 방향인 것 같다. 재재 혹은 군사적 대응 일변도가 아니라 최소한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의 물꼬를 전제조건 없이 틔워주는 균형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개발은 장기적인 국제고립의 산물이고, 남북간 국력격차의 산물이고, 북한경제 파탄의 산물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남북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체제안전의 담보인 군부의 입김이 세지고, 대외 강경책을 통해 대내 결속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핵개발은 경제적 어려움을 포함한 총체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인 것이다. 이런 북한 정권에 대해 군사적 대응만으로 맞서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 없다.

 

새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경협 확대발전을 통한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북한이 마음 놓고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 비정상적인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북핵문제, 한반도 정전상태 등 북한의 개혁개방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요인들을 점진적으로 제거해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개혁개방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압박·제재보다 격려와 독려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가 있다.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 지도부에게 자국의 개혁개방의 경험을 전수받아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지원과 체제보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라고 설득해 왔다. 중국 지도부는 무엇보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진정성 있는 개혁개방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인식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해 자국의 개혁개방의 성과를 둘러보게 했고, 황금평·위화도, 나선경제특구 등 다양한 경협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그렇다면 향후 한중 두 나라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 동북 3성과 남북한 경협을 연계해 환동해 및 환황해 경제협력성장벨트를 형성하는 구상을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 또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새정부의 경제비전을 실천하는 데도 기여할 뿐 아니라 북한의 개혁개방을 진전시키는 데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새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 핵문제와 연계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북핵과 대북정책, 특히 남북경협을 연계하는 한 대북정책의 진화도 거대하기 어렵고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기도 힘들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개성공단사업의 내실화, 국제화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개성공단에 적용했던 정경분리 방식을 점차 다른 경협사업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개성공단스타일의 정경분리 원칙이 개성공단사업에만 적용되지 않고, 다른 지역과 사업에도 확산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경협 규모 유지 보다 큰 규모의 상호 이익 구조의 창출 남북한 근로자의 일자리 창출에의 기여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사업화 군사적 긴장완화에의 기여 남한 중소기업들의 생존 활로로서의 역할 증대 퍼주기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혐모델 창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및 개혁·개방 진전에의 기여 등을 할 수 있는 경협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시장이 없으면 전체 경제가 마비될 정도이고, 달러와 위안화가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 때 경제적 접근의 정책 실효성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경협에 대한 정치군사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새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남북 간 신뢰는 지속가능한 남북경협을 토대로 구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