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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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건오적에 점령당한 들러리 도시계획위원회
– 민간위원 47%, 건축․건설․엔지니어링 등 토건회사 주요임원
– 무책임한 비밀조직 해체하고 상설 전문가 조직으로 전환해야

 

경실련이 서울시 자치구별 도시계획위원회 구성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구성원 절반이 도계위의 결정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업계소속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도계위는 위원에 대한 로비 위험 등을 내세워 회의록 및 명단을 비공개하며 불투명하게 운영돼 왔다. 이번 조사결과는 비공개를 내세워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편파적인 도시계획위원회 운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도계위가 이해관계자를 다수포함하는 인적 구성을 갖고 구성운영되어 온 것을 보여주는 만큼 도계위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

 

비공개 운영으로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도시계획위원회

 

지난해 12월 서울시 도계위가 수년간 논의되어 오던 가락시영아파트의 종상향 재건축을 승인한 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도계위의 활동이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도계위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시군구 도시계획위원회 등이 있으며 서울시에는 시(市)를 비롯한 25개 구청의 도계위가 운영중이다. 도계위는 국토의계획및이용에 관한 법률 113조에 따라 도시 관리계획과 각종 개발행위 등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용적률 조정, 용도지역 변경을 통한 재개발, 재건축 허가 등 이해관계자에게 막대한 혜택을 안겨줄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도계위의 심의를 통과한 이후 시장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도계위의 결정사항은 대부분 그대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막강한 권한에도 불구하고 비공개 운영으로 인해 심의결과에 따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아 왔다.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는 도계위 운영과 관련, 로비위험과 부동산 투기 등 공익을 해칠 위험이 있다며 구성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회의결과만을 형식적으로 공개해왔다. 회의록도 6개월 후에 공개요청이 있을 시에 한해 열람만 허용하는 등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을 뿐이다.

 

자치구 도계위 외부위원 441명 중 직접관련자는 208명으로 47%나 차지

 

한편 경실련이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서울관내 구청 도계위의 구성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해할 수 없는 위원 구성이 발견됐다. 25개 구청 외부 도계위원 441명 중 건설업 관련자가 208명(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천구청의 경우 16명의 민간위원 중 엔지니어링과 건설사에 속한 위원이 12명(75%)에 달했다. 이밖에도 동작, 성동, 강동, 중랑, 마포, 용산, 은평, 중구, 종로, 동대문, 양천구의 도계위원 중 건설업 종사자가 외부위원의 절반을 넘었다. 도계위는 구청 공무원과 시․구의원, 외부 위원으로 구성되며 외부위원이 전체의 2/3를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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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건설관련 교수나 연구원들까지 포함할 시 369명, 전체의 84%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미 건설심의위원회, 턴키평가위원회 등 건설사의 수익과 연관된 결정에 관여하는 교수는 업계차원에서 관리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건설관련업자와 교수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현재의 도계위 구성으로는 로비와 특혜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대학과 연구소를 제외하고 직업까지 공개한 구청들을 집계한 결과 총 122명중 87명(71%)이 대표이사, 회장, 부회장 등 최고위층 임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진의 주요역할이 실무가 아닌 이익극대화를 위한 로비 등에 집중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허술한 관련법규와 불투명한 운영이 도계위의 파행구성으로 이어져

 

이처럼 지자체가 이해관계자들 중심으로 도계위를 구성할 수 있는 이유는 관련법규의 허술함 때문이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111조에 ‘도계위는 토지이용·건축·주택·교통·환경·방재·문화·농림·정보통신 등 도시계획관련분야에 관하여 학식과 경험이 있는 자로 구성’으로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게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해관계인일 경우 안건 심의에서 제외하는 제척도 강제규정이 아니라 해당 안건과 관련이 있을 경우 ‘의원 스스로’ 심의․자문에서 회피하도록 하고 있다. 본인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강제성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위원명단 비공개, 회의록 비공개 등의 불투명한 운영도 파행적인 도계위 구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회의록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시민들에게 검증받는 다면 지금과 같은 위원회 구성이라도 자신의 이해를 대변하는 발언을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자치구와 달리 심의안건 및 회의결과는 간략히 공개되고 있고, 위원회 구성도 외부위원 20명 중 교수가 17명(겸임교수, 변호사포함)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등 파행적 위원회 구성은 피하고 있다. 그러나 가락시영 아파트 재건축 승인 논란처럼 서울시 도계위 구성과 상관없이 도계위의 결정이 도시환경에 영향을 미치거나 막대한 개발이익 발생이 예상될 경우 회의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6개월 후 공개로 규정하고 있어 회의과정의 문제나 로비정황이 드러나더라도 사업을 재검토하기가 매우 어려워지며 후유증도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불투명한 도계위 운영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자 결국 서울시가 명단을 공개하고 회의록 공개시점을 앞당기는 등의 대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실련이 정보공개 청구한 도시계획위원 명단 및 회의록 공개 등에 대해서는 비공개한 만큼 서울시의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정책시행을 촉구한다.

 

권한과 책임이 함께 있는 전문가위원회로 탈바꿈해야.

 

도계위의 결정에 따라 각종 개발정책의 여부가 결정되고, 막대한 개발이익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과 같은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위원회의 전면적인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위원회가 막강한 권한을 가지면서도 비상설 민간전문기구로 운영되다보니 위원 각자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아 외부로부터의 압력과 로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도계위의 투명성 강화가 절실하며, 위원명단 및 회의록은 인터넷에 상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비상설화 위원회를 전면해체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상설․독립적인 심의위원회를 설치,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시계획위원회의 무분별한 용적률 상향, 용도변경 등의 개발행위 허가가 남발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가락시영 종상향 논란을 계기로 박원순 시장이 도시계획위원회 개혁 및 개발의 엄격한 적용 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혁이 조속히 시행, 박시장의 ‘토건시정 종식 약속’이 이행되기를 기대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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