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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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특별사면, 구태의연한 재계 논리에 또 놀아난 것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앞두고 이달 12일 감행할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했다. 대․중소기업인 160명과 일부 정치인 등 434명이 포함된 이번 특별사면 대상자 중에는 억대 비자금을 조성하여 사적으로 유용한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 분식회계 관련 기업인, 정치자금법 위반자 등이 다수 포함됐다.


청와대의 윤승용 홍보수석은 어제 이번 특별사면과 관련, “첫째 경제살리기 차원의 배려이고, 둘째 IMF 위기 이후 10년을 되짚어보는 의미도 있으며, 경제인 사면의 원칙은 그간 관행적으로 부도덕한 잘못을 범했던 분들에게 한 번에 한 해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대상자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경제살리기’ 운운하지 말고 차라리 ‘재계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고 솔직하게 답하길 바란다. 경제를 살리는 길은 악성 경제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반복적으로 용서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분식회계, 비자금조성, 불법 상속 및 증여 등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남아있는 어두운 관행을 걷어버리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서 나온다. 그동안 수도 없는 ‘경제살리기’ 특별사면이 있었지만 재벌총수들의 구속이 줄지 않는 현실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IMF 위기이후 10년을 되짚어보는 의미에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는 것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진정 되짚어보고자 한다면 국가위기를 불러온 방만한 경영과 각종 경제범죄가 아직도 남아있는 현실을 반성하고, 정부는 이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히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 대선자금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정치인을 사면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선을 앞두고 돈 안 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를 준비해야 할 지금, 이번 사면은 앞으로의 대선에서도 불법정치자금을 만들어도 된다는 신호에 다름 아니다.


경실련은 재계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재계의 논리 그대로 단행되는 이번 특별사면이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제 과거 정권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더라도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무신경한 정권이 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문의: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