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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평당원가 700만원 아파트, 1300만원에 분양?”

 

 20일 낮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조형규(53)씨의 목소리는 격양돼 있었다. 그는 “거의 같은 아파트를 수천만 원 더 내고 분양받았다, 독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유한개발회사(NSIC)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3차 공판에 참석한 뒤였다.

 

 NSIC는 미국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로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곳이다. 조씨는 2007년 12월 NSIC가 분양한 ‘송도 더샵 하버뷰'(이하 ‘더샵 하버뷰’) 아파트 188㎡(분양면적)형을 분양받았다.

 

 ‘더샵 하버뷰’ 계약자협의회장인 조씨는 “‘더샵 하버뷰’ 평균 분양가격(이하 3.3㎡당 가격)이 1300만 원 대로 싸지 않았지만,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계약했다”며 “하지만 2009년 5월 분양된 ‘더샵 하버뷰 II’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200만 원 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떻게 같은 아파트단지의 분양가가 이렇게 차이날 수가 있느냐, NSIC가 1단지에서 폭리를 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씨는 공개된 원가공개내역이 없어 부당이득규모를 알아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송도신도시에서 건설사들이 분양열기를 이용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다는 의혹은 많았지만, 그 이익규모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오마이뉴스>는 ‘더샵 하버뷰’의 원가내역을 입수한 뒤, SH공사가 짓는 서울 송파구 장지지구와 비교해 분양이익을 추정했다. 경실련은 “700만 원이면 가능한 분양가를 1300만 원 대로 부풀려 NSIC가 적정이윤의 20배를 챙겼다”고 밝혔다.

갯벌 매립해 지은 아파트가 강남 아파트보다 비싸다?

 

“땅값이 사실상 ‘0원’인 갯벌을 매립해 지은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가 어떻게 서울 강남지역(송파구)에 지은 아파트보다 비쌀 수가 있나?”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단장의 문제제기다. 일부 원가내역이 공개된 감리자모집공고에 따르면, ‘더샵 하버뷰’의 평균 분양가격은 약 1324만 원. 2008년 3월 분양된 서울 장지지구 2단지 아파트의 분양원가(987만여 원, 임대주택 건립을 위한 재투자액 제외)보다 300만 원 이상 비싸다.

김 단장은 “‘더샵 하버뷰’는 인천 앞바다의 황금갯벌을 파괴하여 택지로 만든 탓에 분양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보상비용이 한 푼도 투입되지 않았다”며 “매립공사와 기반시설공사 비용만 투입되므로 택지원가가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더샵 하버뷰’의 택지비는 99만8천 원에 불과했다. 이는 장지지구 2단지의 택지비(542만9천 원)의 1/5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값싼 택지비에도 높은 분양가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풀려진 건축비가 있다는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경실련이 건축비 중 토목·골조·기계설비 공사비를 포함하는 직접공사비를 분석한 결과, ‘더샵 하버뷰’의 건축비는 618만6천 원으로, 장지지구 2단지 건축비(336만9천 원)보다 1.8배 더 비쌌다.

분양원가에서 가장 많은 부풀려진 부분은 간접공사비다. 간접비는 건축비에서 직접공사비를 제외한 부분으로 설계·감리비나 기타사업비성 경비 등을 포함한다. ‘더샵 하버뷰’의 간접비는 565만8천 원으로 장지지구 2단지(105만4천 원)의 5배가 넘는다.

 

 장지지구 2단지의 간접비는 분양원가의 10.6% 수준인데 반해, ‘더샵 하버뷰’의 간접비는 분양원가의 42.7%를 차지한다. 더욱 큰 문제는 간접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사업비성 경비(464만 원)의 지출 내역이 비공개인 탓에, 간접비가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1300만 원 송도 아파트를 700만 원에 분양 가능”

 

 

 결국 NSIC는 땅값이 거의 들지 않는 갯벌 매립지에 ‘더샵 하버뷰’를 지으면서 간접비를 포함한 총 건축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막대한 폭리를 취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또한 건축비를 제대로 책정했다면, 분양가를 600만~700만 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더샵 하버뷰’의 직접공사비와 간접비가 장지지구 2단지보다 20% 비싼 460만 원과 120만 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송도신도시 택지비(99만8천 원)를 합쳐 679만8천 원 수준에서 분양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실련 김성달 부장은 “NSIC는 실제 분양가(1323만7천 원)과 경실련 추정 분양가의 차액인 3.3㎡당 659만9천 원의 수익을 챙긴것으로 보인다, 이는 적정한 이윤 30만 원의 20배를 웃도는 것”이라며 “NSIC의 단지 전체 수익은 약 162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건설사의 막대한 폭리가 보장되는 개발을 막으려면, NSIC에 대한 특혜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NSIC는 외국자본을 유치해 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2002년 3월 인천시로부터 3.8㎢의 송도신도시를 3.3㎡당 120만 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였다.

 

 하지만 NSIC는 송도신도시 분양열기를 이용해 ‘더샵 하버뷰’처럼 고분양가 아파트만 대거 지어 막대한 분양수익을 얻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청라신도시의 경우,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시행권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NSIC에 큰 특혜가 제공된 셈이다.

 

 경실련은 또한 건축비 산정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정 건축비용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실제, 2002년까지 3.3㎡당 229만 원이던 기본형 건축비는 2003년 288만 원, 2005년 339만 원 2007년 436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김성달 부장은 “간접비를 포함한 전체 분양원가가 공개돼, 건축비 산정 내역이 투명하게 책정돼야 한다”며 “또한 갯벌 매립지가 민간개발자에 헐값에 넘어가고, 그곳에 지어진 아파트가 투기상품이 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자 “사회기반시설 재투자로 아파트 분양수익 거의 없다”

 

 한편, NSIC 쪽은 “아파트 분양으로 많은 수익을 얻지 않았고, 수익의 대부분은 사회기반시설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NSIC의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홍보그룹 관계자는 “‘더샵 하버뷰’가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보이는 이유는 ‘더샵 하버뷰 II’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분양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NSIC가 분양가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싼 땅값에 비해 아파트 분양가가 높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외국인들도 상주하는 품격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위해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며 “이미 1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컨벤션센터, 국제학교, 중앙공원 등을 지어 인천시에 기부 체납했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역시 NSIC의 입장을 두둔했다. 인천경제청 도시개발계획과 관계자는 “NSIC는 사업위험을 감수해가며 우리나라 대기업이 거부한 송도신도시개발에 참여해 창의적인 개발로 세계적인 모델을 만들었다”며 “땅을 싸게 공급했지만 NSIC는 초기 건설비를 많이 투입했기 때문에 이익을 올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 문의 : 경실련 시민감시국 Tel. 02. 766. 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