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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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하나가 된다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_정두호 동국대 북한학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

-경실련통일협회 통일이념 토론회를 보고-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정 두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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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한반도는 70년의 긴 분단 역사를 가진다. 70년 동안 정말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통일논의를 얘기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금의 남한과 북한을 돌아보자. 아랫동네는 먼 독일까지 가서 한쪽을 흡수하겠다는 말만 하고 돌아왔고 윗동네에서는 장난감 비행기를 날리며 아랫동네를 훔쳐보았다. 어디 그뿐이랴. 북핵 문제는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금강산과 개성은 여전히 꽉 막혀있다. 분단 이후 최대 위기상황이라 표현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통일논의는 사라진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의 통일논의들은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가. 우리가 했던 논의들의 저변에는 ‘민족’이라는 아직 정의되지 않은 개념이 깔려있다. 그리고 이러한 민족주의는 지금도 현재진행중이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인종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은 그리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연합이라는 2체제 1국가 수준의 통일로도 그들은 만족한다. 평화체제만 한반도에 존재하면 무리 없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을 같은 민족인가 아닌가에 상관없이 단순한 인접국가로 여기는 것에 기인한다.


한편 민족주의가 동일한 민족 내에서 나타나는 특수주의 이념이라면 그의 반대말은 보편주의일 것이다. 서보혁에 따르면 보편주의 통일론은 인류의 보편가치를 한반도 전역에 달성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인권, 민주주의, 평화와 같은 가치를 통일에 녹여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용이하다. 하지만 보편주의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위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언급한 것들이 모두 가볍게 여겨질 수 없는 가치들이다. 따라서 보편주의 통일론은 방법론적 측면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념이다. 당연하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 모여 있는 이념이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해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 추상적인 통일논의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펼치고 있는 모든 정책은 정치철학에서 나온 것이고, 이 철학은 이러한 민족주의 통일론과 보편주의 통일론과 같은 추상적인 논의들로부터 나온다. 민족주의와 보편주의는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민족주의와 정치의 잘못된 결합은 비극을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는 히틀러와 박정희를 통해 배웠다. 그만큼 지도자의 입맛에 맞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보편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자칫 자기 민족이라는 폐쇄된 프레임으로부터 나오는 폭력을 견제하기 위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로 보완하는 것이다.


완벽한 사상은 없다. 그래서 다양한 논의들을 우리가 얘기하는 것,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같음’을 좋은 것으로 ‘다름’을 나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좋은 이질성들의 합은 단순한 동질성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70년 동안 달라진 우리와 그들을 공동체로 만드는 방법이다. 민족이 별다른 것인가. 연결됨을 느끼고 상대방을 남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모두 민족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한민족이다. 우리의 미래는 하나됨에 있다. 문익환 선생이 말씀하지 않았는가.“하나가 된다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