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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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변호 한만수 공정위원장 내정 철회하라



한만수 내정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포기 결정판

 어제(14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화여대 법학과에 재직중인 한만수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했다. 한만수 후보자의 이력을 살펴보면, 과거 1984년부터 2007년까지 김앤장, 율촌 등 법무법인에서 20년 넘게 근무했고, 그 이후 한양대 법학과 부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2010년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뒤, 지난해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정부개혁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대적 화두인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 재벌의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을 통한 공정한 시장경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에서 박 대통령이 대형로펌에서 줄곧 재벌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한 한만수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이제 더 이상 박근혜 정부에서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기대할 수 없으며 이는 경제민주화 포기의 결정판이라고 본다.

 경실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 내정자가 최근의 경제민주화 흐름에 맞는 인사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박 대통령이 조속히 내정을 철회하기를 촉구한다.

 첫째,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의 삶의 이력이 최근 경제민주화 흐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20년 넘게 재벌 기업의 소송을 대리해온 대형 법무법인, 그것도 재벌 관련 사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김앤장에서 17년 가량 일해온 인사가 시대적 요구인 경제민주화를 이행할 조직의 수장으로 내정된 것은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한다. 특히 한 내정자는 과거 삼성의 편법 경영권 승계 논란에서 제기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 당시 삼성 측 변호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삼성증권, 하나은행 등 재벌과 대기업을 변호하며 승승장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와 같이 경제민주화와 정반대의 삶의 길을 걸어온 사람을 공정위 위원장으로 직접 내정한 박 대통령은 과연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에 대한 실천 의지가 있는지 다시 한번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재벌 경제력 집중, 담합 등 불공정거래행위, 부당 내부거래 등을 조사하고 처벌해야할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 재벌과 대기업을 변호한 인물을 내정한 것은 경제민주화를 포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둘째, 재벌을 대변해온 이력도 문제지만, 특히 대형 로펌에서 근무해온 이력 또한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검찰로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견제하고 불공정거래를 감시함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세우는 기관이다. 따라서 재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이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대형 로펌들과도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결국 근무했던 로펌과 변호사들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과거 공정거래위원장을 로펌 출신 인사로 내정하는 것은 전례조차 찾을 수 없다. 한 내정자만 이러한 이해관계 문제에서 벗어날 수는 예외적인 인사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셋째, 위와 같은 한 내정자의 이력도 문제이지만, 과연 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전문성을 지녔는지도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 내정자는 1998~1999년 재정경제부 세제실 고문으로 활동하고, 2003~2008년 재정경제부 세제발전심의위원, 2009년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최근에는 2011년부터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으로 활동중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 후보자는 누가 봐도 조세분야 전문가이지, 공정거래 전문가로 말하기 힘들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다. 이미 인수위 국정과제에서 경제민주화 용어가 빠져 한 바탕 홍역을 치루며 경제민주화가 후퇴된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진 이 때에, 경제민주화 이행과 걸맞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인물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원활한 국정운영과 경제민주화 이행을 위해 한만수 교수의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적 요구인 경제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하기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