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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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헌재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린 잘못된 결정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생명권보다 더 우월한 헌법적 가치가 있는가

 

   오늘 헌법재판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의 고시’는 합헌이라고 결정하였다. 재판관 전체 9명중 5명은 기각, 3명은 각하, 1명은 위헌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재판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국제기준과 현재의 과학기술 지식을 토대로 볼 때 고시상의 보호 조치가 완벽한 것은 아닐지라도 생명ㆍ신체의 안전을 보호 할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조치임이 명백하다고 할 만큼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실련은 헌재의 이러한 결정은 헌법적 가치와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린 잘못된 결정이라고 판단한다.

 

첫째, 헌법재판소는 공권력의 침해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사법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저버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농림부의 미쇠고기 수입고시는 고시상의 보호 장치가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즉 농림부의 미쇠고기 수입고시라는 공권력 행위가 완벽하지 못하여 국민들의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결정은 엉뚱하게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합헌결정을 하였다. 공권력의 결정으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국민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그것 자체로 위헌 결정을 해야지, 전적으로 부적합, 매우 부족한 등의 궤변으로 이를 합헌 결정한 것은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 수호기관으로 헌재의 역할을 포기한 결정에 다름 아니다.    
 
둘째, 헌법재판소는 우리 헌법상 최고의 가치인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생명권 등에 대한 침해행위를 산술적, 수량적 개념에 의거하여 위헌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우리 헌법의 국민의 기본권 중 최고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헌재는 미쇠고기 수입고시가 완벽하지 않다고 결정하고 있는데 이 논리대로 한다면 완벽하지 않은 수입고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헌재는 수입고시가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수량적 개념으로 판단함으로써 절대적 가치로서 보호해야 할 가치를 산술적 수량적 가치로 변질시켜 버렸다. 이는 헌법적 가치 중 최고의 가치를 헌재 스스로가 왜소화 하는 것이 된다. 헌재가 스스로 헌법의 기본권적 가치를 왜소화시키고서 어떻게 헌법 수호기관이라 할 수 있겠는가.           

 

셋째, 헌재가 최근에 종합부동산세 등의 위헌 결정과 같이 정부의 정책적 입장과 부합한 결정을 연이어 내놓음으로써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정치권력의 눈치를 지나치게 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종부세에 이어 오늘의 미쇠고기 고시에 대한 합헌 결정은 헌법적 가치와 국민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헌재의 결정대로 하면 우리국민들의 미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9인이라는 헌재 재판부는 옳고, 촛불집회로 거리로 나온 수천만의 국민들은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는가. 국민여론과 우선해야 할 헌법적 가치들을 부정하는 헌재의 결정은 오로지 정치권력의 비위 맞추기에 불과하다. 헌법재판소가 설령 헌법기관이라 하더라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보호받지 못한다면 결국 정치권력에 의해 조롱당하는 허수아비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오늘 헌재의 미쇠고기 수입에 대한 합헌 결정은 헌법적 가치들을 부정하고, 헌법에 부여된 헌재의 역할을 스스로 무시하며, 국민여론을 깎아내린 것이며 오직 정치권력에만 부합하는 결정이다. 헌재가 국민들로부터 비난받는 결정을 계속한다면 헌재의 존립자체도 부정될 수 있음을 헌재 재판부는 알아야 한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