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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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차량에 대한 연비 검증 필요

 

– 자동차 연비 측정방식과 검증체계 점검해야 –

 

1. 현대·기아차가 지난 3년간 미국에서 연비를 부풀려온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2일, 현대·기아차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판매된 13개 차종, 약 90만대의 차량 연비가 과장되었다며 연비를 하향조정할 것을 권고하였고, 현대․기아차는 연비의 과장 표기를 인정하고, 사과광고 게재 및 즉각적 시정과 더불어 소비자의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하였다.
 
2. 이번 사건은 현대·기아차가 연비를 부풀리고 미국의 공인인증기관이 사전에 부풀린 연비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 연비는 승용차 구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었으며,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높은 연비를 핵심적인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비를 허위 또는 과장 표기하여 소비자를 기망한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3. 최근 언론의 조사결과 국내 자동차 운전자의 69.4%가 표시연비와 체감연비 간의 괴리가 있다며, 공인연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시장 판매량의 72%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연비 부풀리기는 국내 판매차량의 연비표시에 대한 불신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4.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없이 “각 나라마다 주행 환경도 다르고, 연비 측정 조건에 대한 규정도 다르고, 이번 사안은 미국에서만 해당되는 것”이라는 늘상 해오던 변명으로 일관하며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5. 이에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의 연비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을 즉각 실시할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근본적 대책으로는 우리나라 공인연비 측정방식과 검증체계를 점검하여, 표시연비와 체감연비 간의 괴리를 줄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인연비제도로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6. 현재 우리의 자동차 연비 측정을 신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를 측정하는 주체가 해당 자동차 제조업체라는 점이다. 정부기관에서 차량을 무작위로 구매해서 공인시험기관에 검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조사가 자체 시험 또는 외주 시험을 통해 연비를 측정하고 이를 정부에 보고하는 방식이다. 자기 검증을 자기 스스로 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조사가 연비를 부풀릴 여지를 허용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정부도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매년 연비가 제대로 측정됐는지 사후점검을 한다고 하나 사후점검을 하는 방식도 허점투성이이다. 올해부터 새 차가 아니라 3,000km 가량 주행해 길을 들인 차를 대상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이 변경된 방식으로 인해 허점이 오히려 더 커졌다. 기존에는 누군가에 의한 조작을 막기 위해 조사 차량에 특수스티커를 불이고 해당 차량을 그대로 에너지관리공단 실험장으로 가져와서 실험하였으나, 변경된 방식에서는 대상 차량들은 해당 제조회사의 주행 테스트 장에서 ‘3,000km 길들이기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해당 제조사의 손을 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조회사가 해당 차량에 대한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의의 사후 점검의 신뢰성은 애당초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사후점검 대상이 되는 조사차량도 전체 700여종에 가까운 차종 중에 오로지 20여종에 불과하다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게 한다.

 

7.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인연비 측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테스트 예산도 늘려야 하고 업계 편향이라는 지적을 받는 정부기관 외에 객관적인 제3자가 시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측정대상 차량의 선정도 이해당사자인 자동차 회사에 맡길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시중 자동차 대리점에서 판매되는 신차를 구매해 수시로 연비 테스트를 해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8. 현재 우리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들의 살아남기 전쟁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에서 연비 부풀리기와 같은 초보적인 반칙을 하는 회사는 가장 먼저 신뢰를 잃게 될 것이고 신뢰를 잃은 회사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는 최근 도요타 사건에서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정부는 국내 판매차량에 대한 연비에 한 치의 의심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제도마련을 위해 온 힘을 쓰는 것이 국가와 자동차회사들의 생존을 돕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실련 소비자정의 센터는 자동차연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연비 부풀리기가 확인된다면 강력한 법적대응 등 소비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