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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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강좌] 박상인 교수와 함께하는 경제민주화 강좌2 ‘제1강’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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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지난 5월4일 수요일 오후 7시, 경실련 강당에서 박상인 교수와 함께하는 경제민주화 강좌2를 개강했다. 이는 지난 11월 ‘최정표 교수와 함께하는 경제민주화 산책’에 이은 두 번째 강좌로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인 박상인 교수의 최근 저서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을 주제로 앞으로 4강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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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인 교수는 먼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강의의 문을 열었다. 1960년 한국과 필리핀은 생활수준 및 인구규모, 인구분포 등 여러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60년~1988년까지 필리핀의 1인당 GDP가 1년에 약 1.8%씩 성장한 반면, 한국은 1년에 약6.2% 성장하는 등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세계 유례가 없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만큼의 이러한 급속한 경제발전은 금융시장, 인구규모와 구조, 도시화와 산업화, 인적자본 축적과 같은 근본적 변화를 한국사회에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정부주도-재벌중심의 발전전략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주식회사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그간 한국의 정부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왔다. 독일과 일본 역시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형태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모델이지만 한국의 정부는 이 두 나라와 달리 산업정책뿐 아니라 금융정책에까지 개입하는 등 보다 강력하게 시장에 개입한 모델로 평가된다. 박상인 교수는 이러한 발전전략이 경제개발 초기, 자본축적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대에 금융시장과 부품시장의 부재를 효과적으로 대체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러한 모델은 모방을 통한 추격형 성장에 효과적이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환경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 정부주도-재벌중심의 발전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금융시장과 부품시장의 부재는 해소됐고 저개발 상태에서 벗어나 기술 프런티어에 근접해 가면서 더 이상 모방을 통한 성장 전략이 유효하지 않은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한국경제가 혁신을 통한 성장모델로의 전환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하는 요소들이라 할 수 있다. 박상인 교수는 이렇듯 혁신을 통한 성장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정부주도-재벌중심의 경제성장 모델을 고수하는 정부의 정책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제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2.6%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성장률 또한 2%대로 전망되면서 한국경제의 장기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2년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경제는 여전히 하강 국면을 나타내고 있어 저성장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한국 GDP30%를 차지하며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던 제조업의 두드러진 하락세는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박상인 교수는 한국 제조업 경쟁력 하락의 근본 원인은 자본 집약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최종재 중심의 생산 체제가 기술발전에 따른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중심의 중간재 생산 체제와 함께 발전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개발도상국에 의해 최종재 생산자로서의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이를 자연스럽게 대체하는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탓에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이것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인 교수는 이러한 제조업 경쟁력 상실의 주요인은 재벌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내부거래, 수직계열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돈이 될 만한 부품을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의 형태로 독식하면서 중간재를 생산하는 다른 중견강소기업이 성장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거래로 손쉽게 수익률을 높이는 형태의 혁신 없는 성장을 지속하면서 이것이 자연스럽게 중간재 생산 부문에서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만성적인 한계기업 수의 빠른 증가, 은행 생산성의 하락 등과 같은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면서 한국경제 전반의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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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러한 위험 요소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 일본과 달리 경제위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남미형 사이클로 전환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다. 박상인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은 거대한 경제규모를 갖고 내국민이 국채를 대부분 수요하는 일본과 다르기 때문에 한국이 장기침체에 빠져 국가 채무가 늘어나면, 외환위기와 경제위기가 다시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고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법적 장치는 마련했으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정치적 판단으로 경기 부양책을 주기적으로 남발할 개연성이 커져 결국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상인 교수는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 심화와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발 경제 위기의 발생 가능성 등도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를 심화시켜 남미형 사이클로 전환될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