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야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경실련이야기] 홍어보다 알싸한 목포의 1박2일_중앙위 현장스케치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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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의 제12기 1차 중앙위원회가 지난 2월 17일과 18일 양일간 목포 국제축구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꿈꾸며 실천해온 사람들이 목포를 향해 남으로, 서로, 남남서로 진로를 돌려 전국 각지에서 달려왔습니다. 목포에서는 보기 귀하다는 함박눈까지 경실련의 가장 큰 잔치를 맞이해주었습니다. 경실련이 보낸 목포의 ‘1박 2일’ 속을 들여다봅니다.

 

선거, 그리고 선거

 

2012년은 선거의 해입니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는 큰 선거를 두 번이나 치릅니다. 올해 경실련 운동의 화두도 역시 선거입니다. 경실련의 역할이 큽니다. 우선 유권자가 좋은 후보와 나쁜 후보, 좋은 공약과 나쁜 공약을 구분할 수 있도록 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 정당이 투명한 과정과 공정한 평가를 거쳐 후보자를 공천하는지도 감시해야합니다. 끝으로 유권자의 바람이 담긴 정책을 우리 사회의 과제로 제시해 신명나는 선거분위기를 이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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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위원회가 열린 목포국제축구센터

 

미완의 민주주의, 경제민주화

 

재벌의 탐욕이 끝이 없습니다. 빵에, 떡볶이에, 비빔밥에, 심지어 자전거까지 넘봅니다. 나라경제를 부탁하노라고 서민들 주머닛돈 털어 키워놓은 재벌이 골목대장 노릇에 염치도 잊은 모양입니다. 정치권과 한 목소리로 ‘시장질서’를 들먹거리지만, 지금 재벌의 행태는 자본주의의 바른 모습이 아닙니다. 재벌의 그악스러운 탐욕에 애꿎은 지역경제와 골목상권만 휘청거립니다. 더 늦기 전에 무너져 내리는 ‘경제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그 책임 또한 경실련의 몫입니다.

 

우리 사회에 사람의 체온을

 

뜨거운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외친 아랍민중입니다. 발랄한 행위로 금융자본을 점령하려했던 뉴욕의 시위대입니다. 모였다하면 복지를 이야기했던 우리입니다. 온 세상이 치열하게 ‘사람다운 삶’을 고민했던 지난해입니다. 두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보다 신중하게 복지를 고민해야할 우리 사회입니다. 경실련은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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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분권운동 분임토론 모습        ▷분임토론을 통해 정리된 입장을 발표중인 김상혁 간사

 

얼빠진 CEO를 막아라!

 

하수상한 시절을 만나 방만, 비효율, 부실이란 원죄를 뒤집어쓰고 살았던 공공서비스입니다. 그런 공공서비스가 ‘안 해본 게 없는’ CEO의 격한 노여움에 부지런히 체질을 바꿔나가는 중입니다. 아니, 그런데 이 월급쟁이 CEO는 알뜰살뜰한 경영은커녕 고용주의 알짜배기 자산만 빼먹을 궁리로 분주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기업에 특혜를 몰아주는 민간투자 사회기반시설과 멀쩡한 세계1등 공항, KTX를 팔아치우자는 구상이 현장증거입니다. 얼빠진 CEO의 독주를 막아야 합니다. 이 또한 경실련의 몫입니다. 경실련이 바빠야 할 2012년입니다. 경실련의 역할과 책임에 중앙, 지역이 따로 없어야 할 2012년입니다. 그 약속과 다짐의 시간으로 깊어갔던 목포의 밤입니다.

 

새 공동대표 선출

 

그동안 경실련을 위해 노력해온 강철규(우석대 총장), 안기호(대전프뢰벨 회장), 이근식(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대표가 임기를 마쳤습니다. 제12기 1차 중앙위원회를 통해 보선(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임현진(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종두(목포대 행정학과 교수), 최정표(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후보가 새 공동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새 공동대표 4인은 임기가 남은 조현(의사) 대표와 더불어 경실련 운동을 이끌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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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맛이 두드러진 저녁식탁

 

술상이 기가 막혀

 

흑산도 앞바다에서 주낙에 낚인 홍어는 채 울분을 ‘삭히기’도 전에 회로 쳐졌습니다. 건너편에는 과메기 일가가 가지런히 누워있습니다. 멀리 포항에서 왔다니 그들도 속사정이 깊은 모양입니다. 낙지는 참기름에 달걀노른자까지 바르더니 생면부지 한우와 깨를 뒤집어쓰고 한자리에 누웠습니다. 꼬막이 그 경박함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잔주름까지 울퉁불퉁 깊어졌습니다. 홍어가 고향후배 낙지의 행실을 나무라려다 자신과 막걸리마냥 보기 좋은 둘의 궁합에 그만 돌아섭니다. 거제에서 온 우럭은 그 와중에도 한창 물오른 속살을 마음껏 뽐냅니다. 팔도에서 모인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목소리가 빚어낸 화음은 기막힌 술상 풍경의 화룡점정입니다. 경실련 중앙위원회에 참석해야하는 진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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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빠질 올 한해 경실련 가족 모두가 화이팅!

 

근대의 풍경, 목포의 눈물

 

제12기 1차 중앙위원회의 둘째 날 오전은 김종익 목포 경실련 사무처장의 안내로 목포 시내 곳곳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달산 노적봉 새천년시민의 종각에서 눈 덮인 목포 시내와 유달산의 풍광을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풍광 속의 점들을 하나씩 이어갔습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일제의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어느 2층식 가옥입니다. 비록 배경은 다르지만,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속 ‘백종두’의 집이 절로 떠오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뒤이어 내선일체의 전진기지였던 심상소학교와 동양척식주식회사 사옥, 일본영사관저를 둘러봤습니다. 일제가 행한 침탈의 증거는 이름만 몇 차례 바뀌었을 뿐 한 세기가 흐른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우리의 기억은 흩어지게 마련이지만, 지난 아픔이 남긴 흔적들의 견고함만큼은 영원할 것 같습니다. 목포 곳곳에 흩어져있던 근대 개항기의 흔적은 바로 목포의 눈물이었습니다. 여전히 마르지 않았고, 아직 말라서는 안 될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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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갠 목포의 하늘을 보며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하는 1차 중앙위원회였습니다

 

글 | 정회성 미디어워치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