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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인천국제공항 부실․부조리 고발 양심선언 및 경실련 기자회견

인천국제공항 부실․부조리 고발 양심선언 및 경실련 기자회견

  

  ■ 일시 : 2000년 7월 14일(금) 오전 9시 30분
  ■ 장소 : 경실련 강당

 

<기자회견문> 천국제공항 주요 공사 부실 및 부조리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

 

 

인천국제공항 건설 사업은 1992년 11월 착공(여객 터미널 공사는 1996 년 5월)하여 2001년초 개항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30일 준공행 사를 한 바 있는 인천국제공항 여객 터미널은 국내 최대 규모의 건축공사 로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사업에 참여한 주체들의 무능력 과 부조리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경실련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공사에 참여했던 정태원 감리의 고발 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토론의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이 안전의 측면 에서 볼 때 큰 문제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고, 공사측의 방만한 사업 관리로 엄청난 예산 낭비를 초래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특히 올 6월 30일 준공식 행사를 치르기 위해 부실공사를 뻔히 예측하 고도 공사를 강행한 점과 이로 인해 거액의 예산을 낭비한 점에 대해서 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경실련은 이 공사의 부실이 단순한 하자 차원 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벌인 희대의 사기극이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의 중추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정부의 계획 에 따라 만들어지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업이다.

따라서 이 시설 은 세계첨단의 건축기법을 동원하였으며, 건축비도 세계 최일류 건축물 에 버금가도록 책정되었다. 특히 이 시설의 이용자가 세계인이라는 점에 서 안전성과 편의성에서 국제규준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이 건물의 시공 또한 원리원칙에 충실해야 함이 분명하다.

우리는 정태원 감리가 제보한 부실시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단순 한 하자가 아니라 총체적 부실시공이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사실 인천 국제공항은 우리나라 건설 역사상 최초의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건설이며, 더욱이 해수면 매립지에 지은 건물이란 점에서 부득이하게 하자가 발 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 정도는 바로 잡으면 된다는 데 동의한다.

우리의 건설 경험과 기술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애써 외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사측이나 감리단, 시공사가 뻔히 부실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 고도 공사를 강행한 점과 충분히 시정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점에 있다.

이를 각 분야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방수분야를 살펴보자.

 

인천국제공항은 해안에 인접해 있다.

따라 서 防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海水의 漏水는 건물구조의 안전성에 중 대한 危害를 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수대책에 대한 여러 차례의 전문가 회의도 있었고, 이 회의에서 방수재로 벤토나이트 메트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방서를 작성한 설계자와 이를 승인한 발주자는 벤 토나이트 메트를 설계도와 시방서에 명기하여 건물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이 제품의 수입업자가 독점권을 갖고 있다 는 측면에서 많은 의혹을 갖게 된다.

 

防火및 耐火분야에서는 더 큰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사실 현대 공공 건물에서 가장 중시하는 분야는 방화 및 내화이다.

건물 구조의 결함은 징후가 나타나고, 예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할 시간이 있지만 화재는 예고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방화 및 내화에 특별히 많은 투자를 하는 추세 이다.

우리가 씨랜드 사건이나 인천 호프집 사건을 떠올려 보면 방화 및 내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 건설 공사에서는 방화 및 내화와 관련한 부실이 심각하다.

내화뿜칠은 규정 두께에 미달한 곳이 많고, 실라코팅 시공도 부실 투성이다.

내화페인트는 이미 기 사용한 곳에서 박리현상이 나타난 제품을 사용하였고, 이 제품을 사용하여 시공한 인천국제공항 건설 현장 에서는 기포까지 발생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또한 특정 제품을 사 용하도록 명기한 설계자와 이를 용인한 공사측의 예비된 부실공사이자 부 정부패이다.

통상 공사시방서에 특정제품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3-5개 정 도의 제품을 경쟁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이 시방서에는 특정제품(하이템)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수용성'(水溶性)을 명기하는 수단을 선택했다. 특히 일부 시공을 하면서 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책임은 설계자와 공사측이 져야 한다.

또 부적격 방화석고보드를 사용하는 대담함도 보이고 있다.

방화용 금 강석고보드는 한국건설시험연구소에서 방화인증이 취소되었음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는데도 이를 계속 사용하였다.

 

건물의 구조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먼저 여객터미널 루프 트러스의 불량용접으로 인한 균열이다.

사실 루 프 트러스는 여객터미널의 주요 구조부이며, 응력을 많이 받는 곳이라 용 접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며, 부득이 용접을 할 경우 용접 가운데에 철심을 박고 특수용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공사측도 알고 있듯이 무자격자가 용접을 하고, 또 무자격자 가 검사를 한 부분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미 용접 부위에 균열이 간 곳 이 수도 없이 많다는 데서 문제점이 단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철골 기초변경 또한 엄청난 문제이다.

 

원 설계도와 시방서에 나온 철골 을 세우는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철골 기둥 1개에 해당하는 위치에 말뚝 8개 - 12개 정도를 박고, 그 위에 1,500㎜ 높이로 독립기초를 세운다. 그리고 그 위에 Base Plate를 설치하고, 그 위에 철골기둥을 세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콘크리트 양생 소요시간 등 공사기간이 오래 걸린 다는 이유로 서너개 정도의 말뚝 위에 H빔을 설치하여 철골을 올려놓고 콘크리트를 일괄 타설하는 방법으로 설계를 변경하여 시공하였다.

즉 8 개 내지 12개 정도의 말뚝을 박아 철골 기둥을 세우게 한 원 설계도가 말 뚝 2-3개 정도의 힘으로 지탱하도록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만일 원 설계 자의 구조계산이 맞다면 현 시공방식으로 건설한 공항 건물은 점차 침하 할 것이고, 설계변경한 구조계산이 맞다면 원 설계는 과설계이다.

1천개 이상의 기둥이 과설계된 것이라면 이는 수백억대의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의 난맥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은 콘크 리트를 타설하고 있는 바로 옆에서 항타를 한 점이다.

 

계획도 없고, 질서도 없고, 한 치 앞도 못보는 일이다.

아무리 오래된 건물도 옆에서 항타 를 하면 균열이 생긴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물며 아직 굳지도 않은 콘크 리트 옆에서 항타를 한다는 것은 콘크리트에는 치명적이다.

콘크리트 양 생의 기본은 충격과 진동을 주지 않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인천국제공항 공사측이 6월 30일 실시한 기본시설 준공식 은 희대의 사기극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준공이란 검사와 시운전이 끝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의 공정은 80% 안팍이다.

그런데 이 희대의 사기극을 위해 치른 대가는 너무나 엄청나다.

불연 재를 사용해야 할 곳에 합판이나 MDF판을 사용하도록 설계변경하여 시공 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게 되어 있다.

앞에서 지적 했듯이 인천국제공항은 국제규준에 부합해야만 한다.

따라서 합판이나 MDF판은 철거하고 재시공할 수밖에 없다.

만일 이를 재시공하지 않으면 외국 항공사가 입주나 취항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뻔히 재시공해 야 할 것을 예측하고도 준공행사를 위해 합판을 사용하여 시공한 공사측 의 대담함은 국민들의 넋을 빼고도 남을 일이다.

대형국책사업에 대한 공 사비의 증액과 공기 연장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을 모면하고자 벌인 인천 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사기극에 국민들은 또다시 혈세를 보태주어야 하는 처지이다.

이외에도 부실과 부조리 사례는 많다.

첨부한 자료를 참조해주길 바란 다.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에 관한 양심선언자의 소중한 제보를 검토하고, 오 늘 그 실상을 국민 여러분께 밝혀드리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보면서 다음 몇가지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감사원과 검찰은 다음 사항을 명백히 밝혀 관련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불량자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명기한 설계자와 이를 승인한 공 사 관계자의 부정부패가 없었는지를 명백히 조사해야 한다.

또 검측장비 를 지급하지 않아 감리들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한 감리단장 의 업무방해 여부와 장비 구입자금 횡령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또 각 공 정이 부실함에도 이를 묵인한 모든 관계자를 가려내야만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준공식에 맞추기 위해 부실 투성이로 만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강동석 사장을 즉각 해임하고, 공사 감독권자 인 건교부장관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을 정부 당국에 촉구한다. 또 정부는 사업관리 부실과 설계, 감리,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부 분을 가려내 공사측 관련자와 해당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하여 낭비된 예산 을 환수해야 한다.

경실련은 반복되는 대형 재난 및 예산 낭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 결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대형국책사업에 대한 감시활동을 지속적으 로 전개할 것이다.

이 감시활동에는 해당 분야에서 양심과 소신을 갖고 일하는 분들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건설업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될 지 모를 상황임에도 국가와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해 용기를 내준 정태원 감리에게 다시한번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2000년 7월 14일)

 

<인천국제공항 부실 및 부조리 실태를 고발한다>

– 최우수 감리원 정태원의 양심선언 나는 우리나라 초유의 대규모 건물(골조기준으로 여의도 63빌딩의 약 5.8배)인 인천국제공항 여객 터미널 신축현장에서 1997년 8월 1일부터 2000년 6월 30일까지 35개월 동안 감리생활을 하였다.

인천국제공항은 동 북아의 중추공항 기능을 목표로 현재 약 7조원이 투입되었으며, 여객터미 널은 토목 등을 제외한 건축 단가만도 평당 1천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공 사이기도 하다.

나는 그간 국민의 혈세로 지어지는 이 건물의 품질을 위 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감리의 한 명으로서 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실시공에 줄기차게 대항하여 왔고, 1999년에는 최우수 감리원으로 선정 되기까지 하였으나 2000년 5월에 발생한 내화페인트 부실시공에 대한 대 항사건으로 올 7월 1일 현장에서 교체되고 말았다.

이번 건설 공사 현장에서는 감리 몇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실시공 및 부조리가 횡행하였다.

나는 동북아의 중추공항으로 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인천국제공항이 외국인 항공사와 승객들이 외면하 는 상황에 놓이게 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되었다.

특히 지난 6월 30 일 <기본시설 준공식>을 갖는 모습을 보고는 더 큰 문제점을 느끼게 되었다.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대부분의 공사 관계자들이 알고 있음에도 준공 을 서두르는 것은 화재에 의한 대형참사나 심각한 구조 안전상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으며, 만일 이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 항공 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건설 공사가 부실과 부조리로 얼룩진 것은 공항 건설을 담당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무능력과 정치적 생색내기에 의한 무리한 사업 추진, 그리고 공사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된 감리단 고위직의 감리 업무 태만 및 유착 의혹과 하위직 감리원에 대한 입맛에 맞는 감리활동 강요, 시공사의 불철저한 시공에 그 원인이 있다.

먼저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이 부실공사를 조장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장 큰 문제점은 준비되지 않은 공사의 무리한 추진에 있다.

인천국 제공항은 앞에서 지적했듯이 거대한 규모이고, 시공품질 목표도 대단히 높게 설계된 공사이다. 그러나 공사측은 충분한 설계도면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감행했다.

이를테면 골조도면만 갖고 공사를 완료하고, 그 이후에 다시 마감공사 도면을 만들다 보니 건물 자체가 골조에 수많 은 구멍을 뚫는 등 아예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물론 골조공사가 완료되 고 각종 시설공사나 마감공사를 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골조 공사시에 없 던 개구부를 뚫을 때에는 엄격하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사가 진 행되어야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했다. 이는 또한 엄청난 예산의 낭비 를 불러왔다.

여객터미널 마감 관련 공사만을 놓고 보아도 설계변경 건수 가 2000년 5월말 현재 1,780여건에 이르고, 매건마다 첨부된 설계변경 도면은 수십장은 기본이고 백여장이 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공사측은 6월 30일 준공식에 맞추기 위하여 써서는 안될 자재 사용을 승인하는등 공항을 결정적으로 부실하게 만들었다. 예를들어 불연재 료를 내장재료로 사용하게 되어 있는 본 건물의 규정을 무시하고 많은 부 분을 불에 잘 타는 합판이나 MDF판으로 설계변경하고, 별도의 불연처리 없이 시공하였다. 사실 6월말 거행된 준공식은 허구이다.

현장의 실제 진행 상황, 검측문 서의 완결사항, 각종 시정지시서의 진행상태, 기성지급 상황(6월말 현재 80% 내외임), 펀치 리스트 작성 및 해소상태, 여러 단계의 시운전 완료상 태를 확인해보면 6월말 준공이 얼마나 허구인지는 분명히 드러난다. 이 허구의 행사를 위해 선행공정이 부적합 또는 부실 상태에서 급하게 후속공정이 치고 들어간 사례가 얼마이며, 재시공해야 할 양이 얼마나 많은가.
참으로 한심하다.

어떤 직원은 감리가 몇푼 받아 먹은 것이 비리 가 아니라 6월말 준공이 제일 큰 비리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외에도 각종 부적합 설계변경이 이루어졌다. 발주자인 공사 직원의 압력으로 실내벽에 설치하는 판석돌의 고정방법을 값비싼 외제의 FZP공법 으로 설계변경 되었으나, 시공 성과물의 질도 값싼 재래식 방법과 별 차 이가 없는 데다 시공방법만 까다로워서 시공사가 재래의 공법으로 설계변 경을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실제 시공되어진 모습은 FZP와 재래식의 혼용이 되고 말았다. 어찌 이권개입 의혹이 있는 부당한 설계변경이 이뿐이겠는가.
또 시방서의 기준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때로는 건교부 표준시방서보 다도 훨씬 약하게, 때로는 훨씬 강하게, 때로는 미국의 ASTM 규정보다도 훨씬 강하게 규정하는 등 시방규정이 들쭉날쭉하고, 부적합하여서 시공 및 검측에 혼란을 초래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또 공사측의 ‘간섭사항’에 대한 일정 관리 부실도 문제점이었다.

콘크 리트 타설 중 또는 직후에 인접 거리에서 고가도로 기초지지용 강관파일 말뚝 등을 항타하는 진동에 의해 본 건물 구조물 여러군데에 균열이 발생 하는 등 구조물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시방서 상에는 콘크리 트 타설 후 양생기간 동안 충격과 진동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다.
다음으로 공사의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30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맡 긴 감리단의 기능은 고위직의 업무 태만과 부조리로 상당 부분 마비되고 말았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에서의 감리단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감리 단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인천국제공항이 잘 지어지도록 할 책임을 부여받 은 것이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 감리업무 대행자인 CSC감리단(까치, 정림, 희림 컨소시엄 / 단장 : 김원길)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조차 없는 부실감리를 조장했다.
먼저 CSC감리단은 120여명의 감리들에게 줄자 등의 기본 검측 장비조차 지급하지 않다가 이 사실이 언론에 발표되자 그 다음날 직원들 에게 장비를 지급받은 것처럼 위조 서명케 했다. 나는 공구상가에 가서 개인에게 반드시 지급해야 할 장비를 전부 구입해보았다.

그런데 이 돈 은 불과 10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감리가 검측에 필요한 기본장비조 차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감리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줄자 및 용접두께 측정 게이지 등 기본측정 장비조차 지급받지 못했다.

교통경 찰에게 알콜측정기와 스피드건 지급 없이 음주운전자와 과속운전자를 단 속하란 말과 똑같다.

또한 안전벨트와 안전화 등의 기본 안전보호장비도 지급하지 않거나 부족지급하여 많은 감리들이 높은 위치에서 검측시 공포 에 떨면서 검측했다.

이러면 두번 올라갈 것을 한번으로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품질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더 놀라운 일은 시공사 직원이 감독자인 감리를 폭행하는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는 점이다.

시공자가 감독자인 감리를 폭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원칙적으로 폭행을 가한 자는 현장에서 바로 추방되고 구속 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 감리단장에게 보고해도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감리단 단 장은 폭행을 가한 시공사 직원을 보호하고 폭행 피해자인 감리원을 보직 변경을 시도했다가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치자 얼마 후 아예 퇴출시키는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감리단장과 공사측이 폭행을 가한 시공사 직원을 문제삼지 않는 것은 건물을 아무렇게나 지어도 된다는 것을 묵인하는 것 과 다를 바가 없다.
가공할 만한 사실은 골조 준공시 한 구역에서만 30개의 검측문서가 단 장의 지시에 의하여 위조되었으며, 시공사와 유착관계에 있는 감리가 시 공사에 대하여 ‘봐주기 검측’을 자행하기도 했다.

또한 무능한 감리 가 ‘관광성 검측’을 해준 덕에 보 2개가 누락된 사건이 있었다.
더 큰 문 제는 이런 사실이 밝혀졌으나 대학 후배 감리를 보호하기 위한 고위직 감리의 압력에 의해 공문 발행이 저지된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부패한 한 고위직 감리는 대낮부터 음주로 얼굴이 벌개진 채로, 하위직 감리가 검측 하면서 지적한 사항을 무시하고 후속공사를 진행하게 하는 부당한 압력 을 행사하여 부실시공을 유발하기도 했다.

또 어떤 고위직 감리는 아래 직원에게 현장부실 사례를 적발해오게 만들어 놓고는 밀실로 시공사 고 위직을 불러들여서 아래 직원의 지적 사항을 개인의 착복을 위한 협상수 단으로 이용하고서 시공사의 편의를 봐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감리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 감리한테 경험 많은 감리도 혼자 감당하 기에는 너무 광대한 면적과 가장 어렵고도 감리들이 기피하는 내화뿜칠 공종을 맡겨서 결국 관리 역부족으로 인한 내화뿜칠 두께 부족 등의 부실 시공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부패의 가능성이 높은, 감리 판 단 의존적 성격의 공종이기 때문에 그 아무 경험도 없는 초보 감리는 부 패의 덫에 걸릴 수밖에 없었고, 그만 현장 내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가 슴 아픈 일도 있었다. 그런데도 변사체 발견 소식을 접한 고위직 감리는 현장의 변사체 발견장소로 가는 대신에 사망자의 숙소로 뛰어가서 억지 로 잠겨 있는 문을 열고서 소지품을 낱낱이 뒤지는 파렴치하고도 의혹을 갖게 하는 행동을 보였다.

심지어 어떤 고위직 감리는 본 건물과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부 동산 구입 등의 부의 축적을 이루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내가 이런 사실을 굳이 거론하는 것은 이러한 업무태만과 부정부패가 결과적으로 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나는 이외에도 현장 에서 3년간 많은 부실현장을 목격하고 동료들에게 지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나 늘 덮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본인이 근무하는 동안 세번의 선거때마다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 권마저 제한했으며, 직장 내 성폭행으로 쫒겨났던 고위 감리가 다시 직장 에 복귀하는 등의 인권유린도 자행되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부실 사례들을 경실련에 제공하였다.

부실사례에 대해서는 경실련 관계자의 자세한 설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 으로 말하면 인천국제공항의 부실 및 부적합 시공된 것은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수정하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문제는 본 현장뿐만 아니라 일반 현장에 만연되어 있는 부실공사 및 부적합공사의 원인들을 분석하고 최소화하여야만 추후 발생될 수 있는 부실시공을 예 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는 몇가지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임감리에 대한 발주자측의 부당한 압력 및 개입을 방지 할 수 있 는 실효성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도면이나 시방서 없이도 지적할 수 있는 가장 초보적인 것들(철근 이음길이나 철근 피복두께 등 너무 뻔한 사항들)에 대해서만 시행되고 있 는 각종 실효성 없는 감사 대신에, 설계도면 및 시방서를 숙지하고 현장 감사를 나오는 외부의 전문인력을 계약하여 아웃소싱하는 감사제도의 보 완이 시급하다.

 

셋째, 감리에게 검측시 필요한 기본장비 및 안전보호장구의 지급을 의무 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넷째, 전기설비의 경우처럼 설계와 감리를 분리하여, 설계자가 감리를 못 하도록 하여 설계오류에 대한 책임을 현장에서 땜빵식으로 처리하지 못하 게 하여야 한다. 설계자는 자신이 설계한 것에 대하여 권한과 책임을 동 시에 져야만 한다.

 

다섯째, 시방서의 각 항목마다 허용오차 개념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여섯째, 감리의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현 제도를 수정하여 감리의 재 량권 등의 권한과 책임을 공평히 부담할 수 있도록 한다.

 

일곱째, 감리조직 운영의 실행예산에 대한 최소집행비율을 제도화해야 된 다.

 

여덟째, 대학을 막 졸업했거나 설계 및 시공경험이 짧은 사람에게 감리직 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일정 기간 이상 설계 혹은 시공경험 이 있는 사람으로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 히 감리에게는 부패방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홉째, 한국에서 공사하는 도면은 계약도면이나 시공도면이나 모두 한글 로 명시되어야 한다. 본 현장은 계약도면이나 시공도면 모두 영어로 되 어 있어 실제 작업자가 알아볼 수 없어 감으로 일을 하는 헤프닝이 벌어 지고 있다.

 

나는 이번 양심선언으로 건설업계에서 영원한 부랑아가 될지도 모른 다. 그만큼 건설업계의 부정부패와 부조리는 관행이 되어 버렸다. 그러 나 누군가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발전이 없을 것이다. 감히 바라건대 이 양심선언이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발전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 램이다.

2000년 7월 14일 위 양심선언자 정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