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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재경부는 국가계약제도 개악을 중단하라

27일 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운용방향”의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은 바로 전날 재경부 장관과 경실련과의 면담에서 밝힌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도록 검토하겠다는 말과는 다른 내용이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국정과제로 채택한 최저가 낙찰제의 확대를 통하여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반하는 내용인 것이다.

재경부장관과 시민단체가 만난지 하루만에 정부 개선정책은 뒤바뀌어 오히려 업체 보호정책으로 인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기술개발 의욕을 저하시키는 정책으로 국민의 혈세를 경쟁력 없는 건설업체에게 퍼주기식 제도로 도입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참여정부 경제관료들은 과거 군사독재 정권의 유산을 이어 여전히 건설업체를 정부 보호의 그늘 아래에 둠으로써 업체 스스로 자생할 힘과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하게 하고 부패한 건설업주들과의 결탁을 통하여 부실공사와 부패, 부조리를 양산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결국 국가의 경쟁력과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함께 무너지게 하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가 부실공사를 이유로 1000억원 이상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에 저가심의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근거가 없으며, 결국은 건설업자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나누어주는 결과를 낳는다.

이미 부풀려진 예정가격을 가만히 놓아둔 채 명확한 기준도 없이 정해진 예정가격 대비 임의의 낙찰율 이하에 대해 정부가 심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경쟁력 있는 업체보다는 경쟁력이 없는 업체에게 일감을 확보 해주고 일정 이익을 보장해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계약법의 취지에 맞지도 않고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입찰제도(최저가낙찰제)의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즉 일정자격과 능력을 검증 받은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통하여 얻은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가격경쟁우위로 정부공사를 수행하여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예산절감과 함께 능력 없는 업체들의 시장에서의 자동퇴출을 목표로 하는 정부공사 입찰제도의 취지는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렇게 업체간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행운에 의한 복권 당첨식 입찰제도와 더불어 일정 부당이득을 보장받게 된다면 어느 업체가 기술개발로 가격경쟁력을 높이려고 하겠는가? 지금이라도 당장 앞뒤가 맞지 않는 저가심의제 도입을 철회하고 순수한 최저가 낙찰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거나, 최소한 100억 이상공사로 그 대상을 확대 시행하여야 한다.

둘째,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항목에서 부실한 건설업체의 부실시공경험과 기술능력부문의 심사비중을 높이도록 하겠다는 것은 과거의 부실공사의 시공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능력 있는 신생업체들이 입찰에 참가조차 하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치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의 건설업체의 시공경험보다는 재정과 경영상태, 기술력과 시공경험을 보유한 건설기술인력의 심사비중을 높여서 기술력과 경영상태를 사전 검증하여 입증된 건설인들을 우대하는 제도를 도입운영 해야 할 것이다.

만일 무분별한 부실기업들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사전에 창업의 기회를 막고 진입장벽을 통하여 신생기업의 입찰참가를 배제하는 것보다 최저가낙찰제를 확대 시행하고 건설보증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건설보증시장을 개방하여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거나 경영상태가 부실한 건설업체들이 퇴출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신기술과 신공법이 요구되는 공사에 턴키·대안입찰을 활성화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턴키효과는 이미 개발되어 있는 기술을 통한 공사비용의 절감과 더불어 공기를 절감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신기술, 신공법을 무조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공법, 반복공사와 같은 유형의 공장이나 플랜트공사에 시행하는 것에 효과가 있다. 따라서 신기술, 신공법에 턴키·대안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건설공사를 턴키·대안입찰공사를 활성화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먼저, 정부는 지난 10년간 수백건의 턴키·대안공사를 통하여 얻어진 축적된 자료가 없고, 대형업체의 입찰담합만을 유도하는 턴키·대안입찰공사의 성과와 효과를 먼저 평가하여 국민들에게 알리고 턴키·대안을 하기 위한 제도적 여건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설계와 시공업역이 완전 분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업체의 요구대로 사업구간을 잘게 쪼개어 업체에게 골고루 물량을 배분하고, 각종 담합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상황에서 턴키·대안입찰의 장점을 구현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이다.

더욱이 건설 50년 역사에 50만명의 건설기술자들이 있지만 우리가 개발하여 보유한 세계적 건설기술이 거의 없고, 외국에서 개발한 공법과 기술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서 200년의 주택수명이 단 20년밖에 안되고, 한강의 교량은 수명500년이 되어야 함에도 15년만에 다시 건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기술·신공법”이라는 미명하에 턴키·대안 물량을 아무런 근거없이 확대하여 대형건설사들에게 혈세를 고루 나누어주려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건설정책 입안자들과 운영자들은 더 이상 국민을 속이려 하지말고 턴키·대안입찰의 활성화 이전에 대상공사의 명확한 선정기준을 만들어서 선설계평가 후가격경쟁 제도를 도입하거나 기존제도에서 가격심사비중을 70%로 확대하여 로비와 담합비리를 척결하고, 진정한 경쟁을 통해 기술개발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재경부는 공공공사 입찰에 대한 저가심의제 도입을 철회하고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를 즉각 확대하여 예산절감과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을 함께 이룰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턴키·대안입찰공사에 있어서는 명확한 대상공사의 선정기준과 함께 선설계평가, 후가격경쟁제도를 시행하여 부정과 비리소지를 없애고 턴키·대안의 장점을 발휘 할 수 있는 여건조성을 먼저 하기를 바란다.

경실련은 참여정부와 재경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바라고, 앞으로 재경부장관이 시민단체와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오명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